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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신임대표 가장 중요한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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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신임대표 가장 중요한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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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8.10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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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새 대표에 호남 출신의 '친박(친박근혜)계 주류' 이정현 의원이 9일 선출됐다. 최고위원에는 역시 친박계인 조원진·이장우·최연혜(여성) 후보와 함께 청년몫의 유창수 후보가 당선됐으며, 비박(비박근혜)계 가운데서는 강석호 의원이 유일하게 선출됐다. 이로써 내년말 차기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후보선출 등의 과정을 관리하는 동시에 박근혜 정부의 마무리를 보조할 집권여당의 새 지도부는 사실상 친박계가 장악하게 됐다. 이 신임 대표는 이날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차기 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제4차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합산한 결과 총 4만4421표를 득표, 3만1946표에 그친 대구·경북(TK) 출신의 비박(비박근혜)계 주호영 의원을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중립 성향 범친박계인 이주영 의원은 2만1천614표, '원조 친박'으로 분류되는 한선교 의원은 1만758표를 얻어 각각 3,4위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은 지난 2012년 대표에 오른 황우여 전 대표에 이어 4년만에 친박 주류가 당권을 거머쥐면서 4·13 총선 참패로 물러난 김무성 전 대표의 비주류 지도부를 교체했다. 특히 전신인 한나라당, 신한국당, 민주자유당 등을 포함해 영남을 주요 기반으로 하는 보수정당사에서 호남 출신 대표가 선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역사적인 기록'을 남기게 됐다. 이번 전대를 앞두고 4·13 총선 참패에 따른 '친박계 책임론'이 부상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친박 가운데서도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데다 경선 캠프를 두지 않은 채 사실살 '개인기'에의존한 이 대표의 당선은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이 대표는 '노무현 탄핵' 역풍으로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이 휘청거리던 지난 17대 총선 당시 '험지' 광주에 출마하면서 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뒤 2007년 당내 대선 경선 때 공보특보를 맡은 데 이어 현 정부 들어서는 청와대 정무수석과 홍보수석을 지낸 최측근이다. 이 대표는 이날 수락 연설에서 "당 대표가 됐다는 기쁨보다는 엄청난 무게로 제 어깨를 누르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지금 이 순간부터 새누리당에는 친박, 비박, 그리고 어떤 계파도 존재할 수 없음을 선언한다. 패배주의도 지역주의도 없음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새누리당의 체질과 구조를 '섬기는 리더십'으로 바꿔 국민의 삶속으로 뛰어들겠다"며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되찾아 내년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전당대회는 경선과정에서 고질적인 계파 갈등이 또다시 드러났다. 각 계파의 실력자들이 출마를 포기한 상태에서 나선 당권 주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계파청산을 외쳤지만 실제로는 처음부터 계파 대결 양상으로 흘렀다. 친박 패권주의를 비판해온 비박계 진영은 두 차례 후보 단일화를 통해 주호영 후보를 내세웠고, 경선 막판에는 계파별로 '오더 투표' 의혹까지 제기되는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 누가 돼도 친박과 비박을 대표하는 '반쪽 대표'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결국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이 의원을 선택한 것이다. 친박계가 대선 경선 관리를 책임짐에 따라 여권의 대선 잠룡들의 희비도 엇갈렸다. 뚜렷한 대권 주자가 없는 친박계가 호남 출신 당 대표 선출을 계기로 충청-TK-호남을 잇는 삼각 연합을 통해 '반기문 대망론'을 조기에 띄울 것이 전망이 벌써 나온다. 충청과 TK 연합만으로 위력이 제한적일 수 있지만 이 대표가 호남 지역에서 세를 충분히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비박계 후보를 직접 지원했던 김무성 전 대표의 입지는 당분간 좁아지겠지만, 주류 친박계와 청와대를 상대로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워 국민의 지지를 받겠다는 전략으로 나올 공산이 커 보인다. 전당대회 이후에 당내 계파 갈등이 더욱 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일부에서는 분당 가능성까지 점치는 모양이다.
결국 이 대표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는 당의 통합과 쇄신일 것이다. 이번 전당대회가 화합의 계기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향후 당직 인선 등에서 강력한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새누리당이 전대 이후에도 계파 갈등을 수습하지 못하면 내년 대선에서 정권을 재창출하기 힘들 수도 있다. 이 대표는 '계파 대표'가 아닌 당 대표로서 당 쇄신과 화합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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