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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엘리트들의 망명 어떻게 봐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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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엘리트들의 망명 어떻게 봐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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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8.18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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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국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던 태영호(55. 가명 태용호)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가족과 함께 최근 한국에 들어왔다고 통일부가 밝혔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태영호 공사가 부인, 자녀와 함께 대한민국에 입국했다"며 "이들은 현재 정부의 보호 하에 있으며 유관기관은 통상적 절차에 따라서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태 공사는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현학봉 대사에 서열 2위에 해당한다"며 "지금까지 탈북한 북한 외교관 중에서 최고위급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의 선전 담당인 태 공사는 부인과 자녀들과 함께 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입국시기는 이번달 상순께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북한대사관 내 서열 2위에 해당하는 고위급 외교관의 탈북은 매우 이례적으로, 북한 엘리트층의 탈북 도미노가 본격화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 대변인도 태 공사의 한국 망명 의미에 대해서 "북한의 핵심계층 사이에서 김정은 체제에 대해서 더 이상 희망이 없다, 그리고 또 북한 체제가 이미 한계에 이르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지배계층의 내부결속이 약화되고 있지 않느냐 하는 그런 판단을 해본다"고 북한 엘리트층 탈북이 이어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태 공사의 탈북 동기에 대해서는 "김정은 체제에 대한 염증, 그리고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동경, 그리고 자녀와 장래 문제 등이라고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관계기관 조사를 마친 후에 유관기관 협의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태 공사는 경기도 시흥에 있는 탈북민 보호센터에서 탈북 경위 등에 대한 유관기관 합동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변인은 태 공사의 입국 경로에 대해서는 "상세한 탈북 및 입국 경로에 대해서는 관련 해당국과의 외교문제가 있다"며 "상세히 밝히지 못함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세계 각국에 주재하는 북한 외교관들은 김정은 정권의 핵ㆍ미사일 도발에 따른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가 지난 3월 초 채택된 이후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경제ㆍ외교적 압박이 계속되면서 활동에 심각한 제약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화벌이 등과 관련한 본국의 각종 요구가 가중되자 동요가 커지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체제의 이상 징후는 올해 들어 줄을 잇는 엘리트층의 탈북에서 감지되고 있다. 지난달 16일에는 홍콩에서 열린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참가했던 북한의 18세 남학생이 현지 주재 한국총영사관에 망명을 신청했고, 지난 4월에는 중국 닝보의 북한 식당에 근무하던 북한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북해 서울에 들어왔다. 지난달 말 한 탈북자단체는 김정은의 자금을 관리하던 장성급 인사와 외교관의 탈북설을 제기했고, 작년에는 대남 공작 업무를 총괄하는 북한 정찰총국의 대좌(대령)가 한국으로 탈출한 바 있다.
이는 유엔 안보리의 제재 결정 이후 북한은 무역과 대외 자금 거래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외교적 고립도 심화했다. 북한은 지난 4월 닝보의 식당 종업원 탈출 이후 주민과 해외 근로자들에 대한 사상 교육을 대폭 강화하는 등 체제 단속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스마트폰과 장마당의 확산 등으로 주민에 대한 정보 통제가 한계에 다다른 만큼 강권 통치를 하면 할수록 내부 균열은 깊어지고 더 나은 삶을 찾아 북한에서 벗어나려는 원심력은 커질 것이다. 올해 들어 7월 말까지 한국에 들어온 탈북민은 815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5.6% 증가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정부는 북한 내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새로운 삶을 꿈꾸는 북한 주민들이 안전하게 국내외에 정착할 수 있도록 모든 외교적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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