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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다함께 고통분담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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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다함께 고통분담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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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9.25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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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노조가 성과연봉제 도입 반대와 관치금융 철폐를 요구하며 예고대로 23일 하루 동안 총파업을 했다. 2014년 9월 관치금융 철폐를 내걸고 파업을 한 지 2년 만이다. 하지만 시중은행 영업점에서 큰 혼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파업 참가율이 15%(정부 발표)로 높지 않았고 신한, KB국민, KEB하나, 우리 등 '빅4' 시중은행 파업 참가율은 2.8%로 낮은 편이었다.
이날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파업집회에는 금융노조 추산 5만여명, 정부 추산 2만여명이 참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참가자 수로만 보면 "8만명이 들어갈 수 있는 상암 월드컵경기장은 충분히 채울 수 있을 것"이라던 금융노조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 셈이다. 전국 은행 영업점에서는 총파업을 알리는 리본을 착용한 직원들이 눈에 띈 것 이외에는 파업 분위기를 느낄 수 없었고 비상시에 대비해 마련한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한 은행도 없었다고 한다.
큰 혼란과 불편이 없었다고는 하지만 금융노조의 총파업을 바라보는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금융노조가 파업에 나선 주된 이유는 정부가 독려하는 성과연봉제의 도입에 반대하기 위해서다. 김문호 금융노조위원장은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면 단기 실적주의가 만연해 금융 공공성이 무너지고 이는 소비자에게 그대로 전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은행권 밖에서는 처우와 고용 안정성 면에서 국내 최고 수준인 이들이 성과연봉제에 반대하는 것은 '기득권 지키기'가 목적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은행들뿐만 아니라 철도·지하철을 포함한 공공운수노조와 보건의료노조, 공공연맹의 총파업도 줄줄이 예정돼 있다. 이들이 내세우는 파업의 명분 역시 성과연봉제와 구조조정의 저지다.
파업을 단행했거나 할 예정인 양대 노총 소속 5개 연맹은 하나같이 중소기업이라면 엄두도 내지 못할 만큼 근무조건이 좋은 직장의 근로자들을 구성원으로 하고 있다. 사상 최다 수준에 이른 청년실업자들, 경기 부진의 칼바람에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스러져가는 영세기업들과 그 근로자들, 무한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몸부림을 쳐도 하루하루 연명이 힘겨운 자영업자들이 이 파업을 어떻게 바라볼지 생각해 봤는가. 더는 미룰 수 없는 우리 경제의 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고통이 수반한다. 지금은 이 고통을 어떻게 분담할지를 함께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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