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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운행 시스템 개선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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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운행 시스템 개선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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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0.1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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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밤 울산 울주군 경부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관광버스 화재사고 때 승객들이 대피할 기회를 놓치는 바람에 희생자가 많았다. 차문이 콘크리트 보호벽에 막혀 열리지 않고 버스 오른쪽에는 불길이 치솟아 유일한 탈출 방법은 왼쪽 유리를 깨고 뛰어내리는 것이었다. 버스 앞과 뒤 승객이 잘 보이는 곳에 각각 2개를 둬야 하는 비상망치가 아예 없었거나 승객들이 비상망치가 있는 위치를 몰랐다는 얘기다. 운전기사 이모 씨(48)가 운전석 뒷자리 유리를 깰 때 사용한 것도 비상망치가 아니라 안전핀이 뽑히지 않아 무용지물이 된 소화기였다.
결국 버스 탑승자 22명 중 10명이 화마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였다. 대구공항에서 울산으로 가던 길이었다. 울산 울주군 언양읍 경부고속도로 언양분기점 경주IC 방향 1㎞ 지점을 달리던 버스가 갑자기 차선을 바꾸면서 중심을 잃고 콘크리트 방호벽과 충돌하며 화염이 치솟았다. 버스는 방호벽을 100m가량 긁고 지난 뒤 멈췄는데 방호벽에 막혀 조수석 출입문은 열리지 않았고 거센 불길과 자욱한 연기 속에서 아비규환이 빚어졌다. 화재 발생 시 유일한 탈출 도구라고 할 수 있는 비상용 망치를 쓸 수 없었고 비상구도 따로 없었다. 소화기 1대로 창문을 깨고 일부 승객들은 탈출했지만, 안전핀이 뽑히지 않아 화재에는 무용지물이었다. 사고 지점은 도로 확장 공사가 진행중인 곳으로 운전 때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었다. 숱한 사고를 겪었으면서도 또 안전불감증 논란이 불거졌다.
운전 부주의 또는 차량 결함 등에 의한 사고일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정확한 원인과 경위를 놓고 증언이 엇갈린다. 운전기사는 "오른쪽 앞바퀴가 터져 콘크리트 방호벽을 들이받고 불이 났다"며 '타이어 펑크'를 언급했으나 승객들의 얘기는 다르다. 버스가 갑자기 차선을 바꾸면서 충돌했고 운전 미숙 등이 의심된다는 것이다. 경찰은 버스가 추월하려고 차선을 무리하게 변경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났고, 해당 운전기사가 과거 무면허 등 교통사고 경력이 있다는 데 주목한다. 도로교통공단 자료를 보면 2010년부터 6년간 전세버스 교통사고는 매년 1천100~1천200건에 달한다. 2013년 이후는 해마다 사고가 증가하고 있어 걱정이다. 한해 사망자만 40명정도로 사고 10건 가운데 8건이 운전 부주의가 원인으로 나타났다. 안전운전 불이행, 안전거리 미확보, 신호위반 등 다양하다. 사고 상황에 대한 면밀한 추적과 정밀 감식, 블랙박스 복원과 관련자 진술 등을 통해 경위가 철저하게 규명돼야 한다.
석달 전인 지난 7월 영동고속도로 상행선 봉평터널 입구에서는 관광버스 운전기사의 부주의로 5중 추돌사고가 발생, 20대 여성을 포함한 4명이 숨지고 37명이 부상한 바 있다. 대형 버스나 화물차는 잇단 사고로 인명 피해가 커지면서 '달리는 흉기'로 불린다. 안전 기준을 강화하는 쪽으로 대책을 재정비하고 즉각 시행에 나서야 한다. 현행 규정에는 버스내 별도 비상구를 두는 대신 강화유리 창문을 설치, 비상구를 대체할 수 있도록 돼 있는데 승객 안전을 위해 과연 적절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비상구 설치를 당장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버스 등에는 비상탈출용 야광 망치를 비치해 급박한 순간에도 누구나 쉽게 찾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화재 등 긴급 상황시 대피 요령을 운전기사나 승객 모두가 숙지할 수 있도록 제도적 방안을 강구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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