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대선후보 검증 턱없이 부족하다
상태바
대선후보 검증 턱없이 부족하다
  • .
  • 승인 2017.03.28 14: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미 대선 후보들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바른정당은 28일, 자유한국당은 31일 당 대선후보를 최종 결정한다. 더불어민주당은 다음 달 3일, 국민의당은 4일을 후보 확정일자로 잡고 있으나 이번 주 중 후보가 가시권 내에 들어오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다음 주에는 정의당 후보까지 5파전 구도의 대선전이 일단 개막할 것 같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대표는 지난 27일 광주광역시 광주여대 시립유니버시아드 체육관에서 열린 광주·전남·전북 지역 경선에서 유효투표 23만6358표 중 14만2343표(60.2%)를 얻어, 4만7215표(20.0%)를 득표하는 데 그친 안희정 충남지사를 큰 표 차이로 제쳤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4만5846표(19.4%)를 얻어 3위를 차지했고, 최성 고양시장은 954표(0.4%)로 4위에 그쳤다. 문 전 대표가 민주당 경선의 최대 승부처인 호남경선에서 압도적인 차이로 승리함에 따라 초반 기선제압은 물론 향후 이어질 경선에서 '대세론'이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결선투표 없이 본선에 직행할 가능성을 크게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안 지사는 2위를 기록했지만 문 전 대표에 무려 40.2% 포인트 차이로 뒤지면서 이틀 앞으로 다가온 자신의 텃밭인 충청경선에서 최대한 큰 표 차이로 승리해 반전의 모멘텀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안 지사와 불과 0.6%포인트 차이로 3위로 밀려난 이 시장은 자신의 근거지가 있는 수도권에서의 선전으로 역전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안 지사와 이 시장이 첫 경선에서 큰 차이로 문 전 대표에게 패배함으로써 반전의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을 지 미지수다.


대선 때까지는 숱한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대세론과 중도-보수 연대론, 보수 결집론, 민심의 가변성, 예측할 수 없는 검증 향배 등이 어우러져 선거전이 복잡한 양상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대부분의 후보에 대해 호감보다 비호감 여론이 높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비호감 분위기에 강한 추동력이 더해질 경우 어느 후보도 대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될 수 있다. 대선 본선전이 개시되면 후보들에 대한 검증도 한층 더 치열해질 것이다. 국정운영능력과 비전, 자질, 도덕성 등이 본격적으로 도마 위에 오르면 치명상을 입는 후보가 나올 수 있다.

 

역대 대선에서 충분히 경험했던 바다. 나라 안팎에서 닥쳐올 거친 파고를 고려하면 차기 대통령의 리더십은 국가 명운과 직결된다고 할 만큼 중대하다. 당장 안보, 경제만 해도 긴박한 현안들이 적지 않다. 자칫 잘못하면 회복 불능의 내상을 당하기에 십상인 상황이다. 아무리 대선이 중요하다 해도 후보들이 당장의 유불리만 따져 뒷감당할 수 없는 언행을 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적어도 한 나라를 떠맡겠다고 나선 후보라면 당락을 떠나 대선 이후까지 헤아려 처신하는 것은 기본 자질에 속한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세론에 맞서 비문(비문재인) 텐트를 모색하는 후보들도 연대의 본질을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 연대의 조건이 정치공학에만 국한된다면 부실·날림 공사일 뿐이라고 본다. 이보다는 안보와 경제 등 각종 공약·정책의 합일이 우선돼야 한다. 사전 조정·조율을 통해 이념과 색깔에 걸맞은 옷을 갖춰 입을 정도의 합의가 도출되어야 후보 간 연대도 모색해볼 만한 명분이 생길 것이다.


각 당 경선에서 드러났듯 교과서 외우기식 토론만으로는 제대로 된 후보 검증에 턱없이 부족하다. 허술한 검증이 화를 초래한다는 것은 최순실 사태와 대통령 탄핵에서도 여과 없이 드러났다. 이번에는 어느 후보도 쉽게 숨거나 피해갈 수 없도록 엄중한 검증 과정을 거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후보 간 무제한 상호토론 등을 도입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아울러 각 후보의 공약과 정책을 꼼꼼히 따져볼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선거 때마다 기승을 부리는 '아니면 말고'식 허위사실 유포와 페이크뉴스(가짜뉴스)도 강력히 차단해야 할 것이다. 혹여 있을지 모를 각종 탈·불법선거에 대한 감시망도 촘촘히 다시 짜야 한다. 본격적인 대선전이 임박했다. 이제부터라도 유권자들이 눈을 더 크게 뜨고 대선 주자들의 말과 행동을 빈틈없이 지켜봐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