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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거부하고 도발을 택한 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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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거부하고 도발을 택한 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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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7.05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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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4일 실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 발사를 통해 미사일 탄두부의 대기권 재진입 및 단 분리 기술을 시험했다고 5일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화성-14' 시험발사를 현장에서 참관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통신은 "이번 시험발사는 새로 개발한 대형 중량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로켓의 전술·기술적 제원과 기술적 특성들을 확증하며, 특히 우리가 새로 개발한 탄소 복합재료로 만든 대륙간탄도로켓 전투부 첨두(탄두부)의 열견딤 특성과 구조 안정성을 비롯한 재돌입(재진입) 전투부의 모든 기술적 특성들을 최종 확증하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재돌입 시 전투부에 작용하는 수천도 고온과 가혹한 과부하 및 진동 조건에서도 전투부 첨두 내부 온도는 25∼45도의 범위에서 안정하게 유지되고 핵탄두 폭발 조종 장치는 정상 동작하였으며, 전투부는 그 어떤 구조적 파괴도 없이 비행하여 목표 수역을 정확히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또 "1계단 대출력 발동기(엔진)의 시동 및 차단 특성을 재확증하고 실제 비행조건에서 새로 개발된 비추진력이 훨씬 높은 2계단 발동기의 시동 및 차단 특성과 작업 특성들을 확증했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 설계한 계단 분리(단 분리) 체계의 동작 정확성과 믿음성을 검토하였으며, 전투부 분리 후 중간 구간에서 중량 전투부의 자세조종 특성을 재확증하고 최대의 가혹한 재돌입 환경 조건에서 말기 유도 특성과 구조 안정성을 확증했다"고 덧붙였다. 통신은 전날 발사한 '화성-14'와 관련해 "국방과학원 과학자·기술자들은 폭발적인 정신력과 기술 능력을 최대로 발휘함으로써 대형 중량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로켓을 짧은 기간에 우리 식으로 새롭게 설계하고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ICBM 시험발사를 앞두고 며칠간 미사일 조립 현장을 계속해서 찾아 과학자·기술자들을 격려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의 전략적 선택을 눈여겨보았을 미국놈들이 매우 불쾌해 했을 것"이라며 "독립절(미국 독립기념일)에 우리에게서 받은 '선물 보따리'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아 할 것 같은데 앞으로 심심치 않게 크고 작은 '선물 보따리'들을 자주 보내주자"고 말했다.


북한의 ICBM 기술은 거의 완성된 듯하다.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이 이미 ICBM을 보유한 것과 별반 차이가 없을 수 있다. 약간 미심쩍은 구석이 있더라도 분석과 추정을 믿고 '국민의 안위'를 도박하기는 어렵다. '만에 하나'의 가능성이라도 현실화되면 되돌릴 수 없는 것이 '안보'의 본질이기도 하다. 그래서 북한의 이번 미사일 도발은 미국의 대북 전략에 상당한 '수정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북한이 정말 ICBM 개발에 성공했다면 모든 것을 바꾸는 이른바 '게임 체인저'가 될 공산이 크다. 본토가 북한의 미사일 타격권에 들어간다는 것은 미정부 입장에서 근본적인 상황 변화이기에 그렇다. 미국의 대북 강경기류가 다시 강해져 선제타격론 같은 군사적 옵션이 급부상할 개연성이 크다.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려고 유화적 태도를 보여온 우리 정부에는 이래저래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지 사흘 뒤이고, 문 대통령이 독일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하기 하루 전이다. 마치 한미정상회담과 G20 정상회의 중간에 미사일을 쏜 모양새다. 북한의 이번 도발에는 다목적 포석이 깔린 것 같다. 한미 정상의 공고한 대북공조 합의를 거부하고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것일 수도 있고, 미국의 독립기념일을 겨냥한 위협 메시지일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이다.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 북한을 강한 톤으로 비판했지만 어렵게 미국의 동의를 받아낸 대북 대화 기조를 통째로 흔들 수는 없다. 그렇다고 북한의 ICBM급 미사일 도발을 보고도 원래 계획했던 속도와 수위를 그대로 가져가기는 어렵다. 문 대통령이 며칠 뒤 베를린 쾨르버 재단 초청연설에 담을 메시지 내용에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원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통일을 주제로 '독트린' 수준의 연설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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