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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적 구매에서 과감하게 탈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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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적 구매에서 과감하게 탈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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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2.19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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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앞으로 진행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이 전면이 아닌 부분 개정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미국이 농축산물과 자동차를 포함해 상품과 서비스 등 여러 분야에서 개정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이익균형의 원칙에 따라 미국 측의 요구에 상응하는 우리 요구를 관철하고 농축산물 등 민감한 시장은 보호할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한미 FTA 개정협상 추진계획을 보고했다. 이날 국회 보고는 정부가 FTA 협상을 시작하기 전 거쳐야 하는 마지막 국내 절차로 이후 정부는 미국과 협상 일정을 협의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1차 협상을 시작으로 3~4주 간격의 후속 협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아직 자국 무역촉진권한법(TPA)에 따른 절차를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에 협상이 부분 개정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은 무역협정을 전면 개정할 경우 TPA에 따라 협상 개시 90일 전 의회에 협상 개시의향을 통보해야 하지만 아직 통보하지 않았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국회 보고에서 "NAFTA 재협상처럼 모든 것을 다 검토하는 것보다 우리가 필요한 부분만 족집게로 집어서 하는 게 유리하고 미국도 마찬가지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상품, 서비스·투자, 원산지, 무역규범과 비관세조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상 쟁점을 예상했다. 미국이 무역적자를 기록한 상품 분야에서는 시장개방 요구가 자동차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부는 "미국 측이 한미 간 무역 불균형 해소 차원에서 우리측 잔여 관세 철폐 가속화와 주요 품목에 대한 관세 조정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자동차 분야의 비관세장벽 해소 등 시장접근 개선에 관심이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부는 미국 측이 자동차와 철강 등 품목의 원산지 기준 강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미국은 NAFTA 재협상에서 자동차의 역내부가가치 기준을 기존 62.5%에서 85%로 상향하고 미국산 부품 50% 의무사용을 요구하고 있으며 자동차 부품의 원산지 검증을 위한 '트레이싱 리스트(tracing list)' 확대 등을 제시했다.


또 한국이 중국산 철강을 미국에 우회 수출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산업부는 서비스·투자 분야에서는 금융, 전자상거래 등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에서 논의된 이슈를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예로 미국은 NAFTA 재협상에서 협정국이 은행이나 보험사 등 금융회사에 고객 정보를 로컬(현지) 서버에 저장하라고 요구하는 것을 자제하고 전자상거래 기업의 소스코드나 알고리즘 공개 요구를 금지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산업부는 미국이 한국 정부를 압박하는 차원에서 농산물 시장 추가 개방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산업부는 한미 FTA를 개선하는 방안으로 잔여 관세 철폐, 비관세장벽 해소 등을 협의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자동차의 경우 수입 관세는 이미 철폐됐으니 비관세장벽 완화에 초점이 맞춰질 것 같다.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한미 FTA 발표 직전인 2011년 86억3천만 달러에서 지난해 154억9천만 달러로 80%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미국산 자동차의 수입은 3억5천만 달러에서 16억8천만 달러로 3백80% 증가했다. 하지만 양국 간 무역수지만 따지면 미국은 지난해 자동차 분야에서 138억1천만 달러의 적자를 봤다. 정부가 비관세장벽을 낮춰 미국에 국내 시장을 추가 개방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도 이런 현실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자동차 업계로서는 원화가치 상승으로 미국 내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수 있다.
국내 자동차 산업은 올해 전례를 찾기 어려운 위기를 겪었다.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와 자체 경쟁력 저하로 수출과 내수 모두 뒷걸음질했고, 연중행사가 된 노사갈등과 파업도 여전했다. 올해 1∼9월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량은 70만2천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96만6천대)보다 41.6% 줄었다. 이 기간 미국 판매도 96만9천대로 작년 동기(107만9천대)보다 10.2% 감소했다. 이런데도 현대차 노조는 올해 18차례의 파업으로 6만2천여 대의 생산 차질을 가져왔다. 한미 FTA 개정협상을 계기로 국내 자동차 업계도 냉정히 현실을 돌아봐야 한다. 정부의 보호 울타리 안에서 정책적 배려에 의존해 성장을 도모하던 시대는 끝났다. 꼭 미국산이 아니더라도 값싸고 품질 좋은 수입차가 쏟아져 들어오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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