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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가 甲질 의혹, 합당한 책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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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가 甲질 의혹, 합당한 책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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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4.16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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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대행사 직원에게 물이 든 컵을 던져 '갑(甲)질' 논란을 일으킨 조현민(35) 대한항공 광고담당 전무가 직원에게 고성을 지르는 것으로 보이는 음성파일이 공개됐다.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는 '조현민, 대한항공 직원에게 욕설 음성파일 공개'라는 제목의 기사에 해당 음성파일을 첨부해 공개했다. 대한항공 직원에게 제보받은 것이라고 밝힌 이 음성파일에는 조 전무로 추정되는 여성이 고성을 지르며 누군가를 질책하는 육성이 담겨 있다. 이 여성은 "에이 XX 찍어준 건 뭐야 그럼"이라며 욕설과 함께 고성을 질렀고, "누가 몰라? 여기 사람 없는 거?", "됐어, 가"라고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이후에도 이 여성은 흥분한 목소리로 "몇 번을 얘기해", "그만하라 그랬지!", "나도 미치겠어. 진짜", "어휴 열 받아 진짜" 등 소리를 지르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해당 기사는 이 음성파일을 녹음한 직원이 "대한항공 본사에 있는 집무실에서 조 전무가 간부급 직원에게 욕을 하고 화를 내던 상황"이라며 "매우 일상적인 일이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음성파일 주인공이 조 전무인지, 언제 어떤 상황이었는지 등에 대해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조 전무는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어리석고 경솔한 제 행동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해선 안 될 행동으로 더 할 말이 없다"고 자세를 낮췄다. 그 뒤 돌연 휴가를 내고 베트남으로 출국했다. 그러다 비난이 폭주하고 추가 갑질 의혹이 잇따라 터져 나오자 사흘 만인 15일 새벽 다낭발 대한항공편으로 급거 귀국했다. 당초 이번 주 초 서울로 돌아올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무는 귀국 후 공항에서 취재진에게 "제가 어리석었다. 죄송하다"고 사과하면서도 "얼굴에는 물을 뿌리지는 않았으며 밀치기만 했다"고 해명했다. 회사나 본인의 이전 해명에서 달라진 게 거의 없는 셈이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면피성 '찔끔 사과'란 비난이 폭주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조만간 조 전무가 직접 피해 당사자와 국민에게 사과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 시기와 방법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무가 국외에 나가 있는 동안 익명 앱 게시판과 광고업계 관계자들의 입에서는 그가 이전에 했던 부적절한 행동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조 전무가 소속 부서 팀장들에게 심한 욕설을 일삼았고, 나이 든 직원들에게 반말을 했으며, 최근 1년여간 3~4번 팀장을 갈아치우는 등 인사 전횡을 했다는 등이 주요 골자다. 광고업계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이런 행태는 광고업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알려진 일"이라며 "이런 갑질 때문에 대한항공 광고를 거절한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들었다"고 폭로했다.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조 전무의 부당한 횡포는 오래전부터 광범하게 저질러졌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해 보인다. 경찰은 조 전무의 행동이 폭행이나 업무방해에 해당하는지 내사에 착수했고, 민중당 관계자는 조 전무를 특수폭행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조만간 사법기관이 정식 수사에 나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도 '조 전무의 갑질 엄중 처벌', '대한항공의 사명 및 로고 변경' 등을 요구하는 청원이 빗발치는 상황이다. 조 전무의 오빠이자 조 사장의 남동생인 조원태 현 대한항공 사장 역시 2000년 교통단속 중이던 경찰관을 치고 달아나 물의를 빚었고, 2005년에는 70대 할머니에게 폭언·폭행을 했다가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다. 3남매 모두가 돌아가며 안하무인 격 사고를 친 것이다. 대한항공은 대외적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국적 항공사다. 오너 일가 자녀들이 이런 일탈은 대한항공은 물론 한국의 이미지에 먹칠하는 행위다. 조 전무와 대한항공은 이번 일의 정확한 진상을 밝히고 피해자와 국민에게 정중하게 사과하는 한편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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