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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세금 투입만이 해법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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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세금 투입만이 해법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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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5.03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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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정상화에 총 70억5000만달러(약 7조6000억원)의 자금이 투입된다. 신규자금 투입과 함께 막판 3대 쟁점이던 한국GM '10년 이상 유지'와 산업은행의 '비토권'도 합의됐다. 한국GM에 대한 총 투입 자금 70억5000만달러 중 GM이 63억달러(6조8000억원), 산업은행이 7억5000만달러(8100억원)다. GM은 한국GM에서 받아야 할 대출금 27억달러를 자본금으로 전환해 투자(출자전환)한다. 여기에 GM이 신규자금으로 36억달러를 투입하고, 산업은행이 지분율에 따라 7억5000만달러를 보탠다.


애초 GM이 제시했던 금액은 출자전환이 27억달러, 신규투자가 GM과 산업은행을 합쳐 28억달러였다. 양측의 투입 자금이 15억5000만달러 늘어난 것이다. GM이 협상 막판 창원 공장 업그레이드와 희망퇴직 비용 등의 이유를 들어 13억달러를 더 넣겠다면서 산업은행에 자금 증액을 요구하자 정부가 이를 수용했다. 한국GM에 대한 산업은행의 신규 투자액은 4억6000만달러(5000억원)에서 7억5000만달러(8100억원)로 증가했다. 출자전환 등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은 GM이 지되, 신규 투자에 대해선 GM과 산업은행이 지분율만큼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GM은 신차 배정 등으로 한국GM의 생산시설을 10년 이상 유지하기로 약속했다. 산업은행이 GM의 한국시장 철수를 막을 비토권도 주주 간 계약서에 넣기로 했다.


이렇게 자금을 쏟아부어도 한국GM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게 문제다. 한국GM은 군산공장 폐쇄 파동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었다. 지난달 한국GM의 내수시장 판매는 5000대 안팎에 그쳤다. 석 달 연속 반 토막이다. 한국을 떠날 수도 있는 GM 차량을 외면하는 국내 소비자들 반응은 당연한 일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GM은 외국 소비자들에게 매달릴 수밖에 없다. 그런데 2019년과 2022년부터 생산하기 시작한다는 신종 차량마저도 잘 팔린다고 장담할 수 없다. 부평공장에 스포츠유틸리티(SUV)를, 창원공장에는 크로스오버유틸리티(CUV·다목적차량)를 배정한다는 계획인데, 이들 차량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충분하다는 근거가 분명치 않다. GM 본사는 한국 외에도 인도, 중국, 브라질 등 세계 곳곳에 경쟁력을 갖춘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고비용 저효율 구조의 한국GM에 자동차의 생산을 지속해서 맡길지 불확실하다.


이런 걱정 때문에 산업은행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신기술 분야의 차종을 한국에서 만들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신기술 차종은 GM이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분야여서 수용된다면 장기간 생산체제가 가능하다. 그러나 GM 본사는 들어주지 않았다. 한국 공장의 경쟁력과 시장성을 의심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한국GM이 4∼5년을 버티기 힘들다는 전망도 나온다. GM은 적어도 10년간 한국에서 생산체제를 유지한다고 약속했다고는 하나 공장에서 만들어낸 상품이 안 팔린다면 어떻게 그것이 가능하겠는가. 신규자금 지원 방식도 상식적이지 않다. GM은 신규 투입자금 36억 달러 전액을 출자가 아닌 대출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반면에 산은은 신규 투입금 전액을 출자로 넣는다고 한다. 주식지분이 83%에 달하는 최대주주는 이자를 받아갈 수 있는 대출로 공급하고, 지분 17%의 산업은행은 이자가 없는 출자 방식으로 자금을 수혈한다는데 국민이 어떻게 납득하겠는가. 출자는 대출과 달리 회사가 청산될 경우 한 푼도 못 건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산은에 불리한 방식이다. GM은 신규 투입자금 가운데 8억 달러는 출자전환 조건부 대출이라고 하지만 GM의 주식지분을 고려하면 궁색한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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