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법인, 의혹 당사자 전 교무부장 비롯해 관련자 징계절차 돌입
서울 숙명여자고등학교 시험문제 유출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5일 이 학교를 압수수색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숙명여고 교장·교무실 등에서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정기고사 문제 및 정답 유출 의혹 사건에 관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압수수색"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서울시교육청 감사 자료를 넘겨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숙명여고는 전 교무부장 A씨가 이 학교에 다니는 자신의 쌍둥이 딸에게 시험문제와 정답을 유출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문제유출 의혹 관련 특별감사를 벌였으나 문제유출 개연성만 확인하고 유출 여부는 명확히 가려내지 못했다. 이에 교육청은 A씨와 전 교장·교감, 정기고사 담당교사 등을 경찰에 수사의뢰했다.
압수수색이 이뤄진 이날은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지 6일째이자 전국 고교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대비 9월 모의평가가 치러지는 날이다. 9월 모의평가는 수능을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마지막 공식 모의평가다.
경찰 관계자는 모의평가 날 압수수색을 실시한 데 대해 "최대한 신속하게 수사하려는 것으로 모의평가 일정까지 고려하지는 못했다"면서 "압수수색 대상은 교장실과 교무실만으로 교실 쪽으로는 경찰이 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숙명여고는 학교법인이 A씨 등 4명에 대한 징계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앞서 교육청은 문제유출 사안과 별도로 자녀가 속한 학년 시험문제·정답 결재선에서 A씨를 배제하지 않은 책임을 물어 A씨와 전 교장·교감은 정직, 정기고사 담당교사 견책 등 징계를 학교법인에 요구했다.
학교 측은 "수사결과가 나오면 이를 반영해 징계처분을 내릴 것"이라면서 "신속한 수사를 통해 사안이 조속히 마무리돼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