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데스크칼럼-6.4 지방선거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 본다
상태바
데스크칼럼-6.4 지방선거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 본다
  • 최재혁/지방부 부국장, 정선.태백담당
  • 승인 2014.05.29 02: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객선 세월호의 침몰 참사로 온 나라가 슬픔에 잠겨 있는, 그 한복판에서 선거를 치르게 되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충격, 슬픔, 분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화가 났을 때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7가지'란 시중에서 지금 유행되는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특수한 상황에서 치러지는 선거임이 틀림없다. 그리고 우리는 이번 선거에서 후보를 검증하는 데 필요한 절차와 시간들을 대부분 놓쳐 버렸다. 재론할 필요도 없이 지역을 대표하고, 수많은 국가 예산을 집행하며 인사권까지 거머쥔 선출직 장으로 어떤 사람을 선출할 것인가는 정말 중요한 일이다. 사실 후보를 검증하는 작업은 선거에서 중요한 핵심 절차 중 하나다. 세월호 참사의 충격이라는 특수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늦었지만 어떻게든 이루어졌으면 하는 이유다.사실 후보의 검증은 물리적으로 생업에 바쁜 일반 유권자들이 직접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언론기관이나 시민단체 같은 전문기관이 일정역할을 해 주어야 한다. 그런데 종편을 비롯한 우리나라의 많은 언론과 단체들은 생태적으로 중앙정부의 대권이나, 자기들이 지지하는 정당의 이익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그리고 사실 서민들이 직접 살고 있는 지방현장에 대한 사정들을 잘 모른다.우리는 세월호 참사가 있기 이전에도, 우리에게 주어졌던 금쪽같은 시간들을 놓쳤었다. 불과 달포 전 일이다. 기억하다시피 기초선거 출마자들의 정당공천 여부를 두고, 여야가 심히 다투면서 다 소진해 버린 것이다. 정말 아까운 시간들이었다. 결국 아무 수확 없이 원점으로 되돌아오고 말 일이었다. 정치는 늘 우리에게 이렇게 스트레스를 주어 왔던 것 같다.6·4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선거운동도 본격화됐다. 이번 선거는 4년간 내가 사는 지역의 삶의 질을 좌우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공직자를 뽑는 중요한 선거다. 이들은 광역·기초자치단체의 행정을 총괄, 감독하거나 교육 관련 사무를 집행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선거는 민주주의 꽃’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우리나라의 선거 투표율은 저조한 수준이다. 유권자마다 이유야 다르겠지만 매번 나오는 이유 중 하나가 ‘어느 한쪽도 마음에 들지 않아서’라고 말한다. 최근 우리나라 선거에서의 투표율을 보면 2012년 총선 투표율은 54.2%, 2010년 지방선거의 투표율은 54.5%에 머물러 우리나라 유권자의 절반만이 선거권을 행사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가장 최근에 실시된 전국선거인 2012년의 대선 투표율은 75.8%로 비교적 높은 편이었다. 그러나 이는 대통령선거이고 이념 간의 대립이 높던 시기에 시행된 선거라는 점에서 높은 투표율이라고 일반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현대사회에서 저조한 투표율의 가장 큰 원인은 국민들의 정치 불신과 무관심이다. 그러나 정당과 후보자에 대한 정보, 선거 자체에 대한 정보부족 또한 낮은 투표율의 한 원인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정치를 하는 분들이 국민들과 만나야만 하는 유일한 시기가 바로 선거철이다. 이때만큼은 제 아무리 부자 후보라도 시장에 들러 길거리 음식을 먹고, 제 아무리 콧대 높은 사람이라도 유권자들 앞에 고개를 숙인다. 그리고 자신의 이익에 눈먼 후보라도 이때만큼은 국민들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고민거리를 해결하기 위해 정책과 공략을 세워 발표하기도 한다.그들이 국민과 함께하는 이유는 국민의 손에 의해 뽑히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가 선거에 참여하지 않아 더 이상 그들의 당선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면 그들도 유권자들에게 신경을 쓰지 않을 것이다. 높은 투표율이 특정 정당의 유·불리를 떠나 우리가 주어진 의무를 다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하지만 참여만이 최선은 아니다. 여태까지 정당, 지역주의, 학연 등을 보고 투표했다면 이번부터는 배경이 아닌 후보자에 초점을 맞춰 살펴보고, 후보자의 비전과 공략에 중점을 두고 선택을 하자. 정당을 떠나 가장 적합한 후보를 뽑는 것이 진정한 심판이다. 정당들은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분석하며 진정한 국민의 뜻을 깨달을 것이다.진정으로 누가 지역의 발전을 앞당기고 누가 국민들에게 진정으로 봉사할 사람인지를 잘 선택해서 투표에 참여해 심판하는 것이 진정한 ‘민주주의의 꽃’을 실현하는 길이 아닌가 싶다.그렇지 않아도, 4년 만에 한 번 갖는 지방선거는 아직 많이 낯설다. 그 내용도 복잡하다. 개개인이 한 투표소에서 무려 7장의 투표지에 기표해야 하는 선거이다. 시도지사와 교육감을 포함한 광역단체장, 구·시·군의 기초단체장, 정당비례대표를 포함하는 광역시도의원, 구·시·군의 기초의원, 제주도의 경우는 교육의원까지 해서 총 3952명을 일시에 선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유권자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정보가 필요하고 제공되어야 한다. 그러나 사정은 그렇지 못하다.4년은 결코 짧지 않은 기간이다. 여러모로 특수한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는 그 어느 때보다 지혜로워야 할 것 같다. 분위기보다는 냉철한 판단을, 감성보다는 이성(理性)으로 투표하기를 기대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