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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로켓발사 얻을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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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로켓발사 얻을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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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9.16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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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을 26일가량 앞둔 14일 장거리 로켓 시험 발사를 시사하면서 북한의 속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이 당 창건일을 즈음해 장거리 로켓 시험 발사 등 무력시위를 벌일 수 있다는 예측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그러나 국제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운 상황에서 북한이 '인공위성 발사'를 명분으로 장거리 로켓 시험 발사를 계획하고 있음을 공식적으로 시사하면서 이 예측이 실현될 가능성에는 더욱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북한은 지난 2009년 4월5일 '광명성 2호'와 2012년 4월13일 '광명성 3호' 위성을 장거리 로켓에 실어 보냈을 때는 이번처럼 발사 계획이 있음을 시사하는 정도에서 그치지 않고 계획을 구체적으로 발표했다.
광명성 2호 때는 발사 전날인 4월4일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통보'를 통해 위성 발사 준비가 완료됐으며 곧 위성이 발사될 것이라고 밝혔다. 광명성 3호 때는 한 달 전인 3월16일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남쪽 방향으로 4월12일부터 16일 사이에 발사된다"며 더욱 구체적으로 발표했다. 또 당시에는 북한 주민들이 접하는 조선중앙TV, 조선중앙방송(라디오) 등 대내용 매체를 통해 발사 계획을 크게 선전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국가우주개발국 국장이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라는 형식으로 "선군조선의 위성들이 우리 당 중앙이 결심한 시간과 장소에서 대지를 박차고 창공 높이 계속 날아오를 것"이라며 모호하게 발사 계획을 시사했다. 국가우주개발국장이 "새로운 지구관측위성 개발을 마감단계에서 다그치고 있다"고 말해 발사 준비가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드러낸 것도 눈에 띈다. 더군다나 조선중앙통신이 우주개발국장의 대답을 보도한 지 만 하루가 다 돼 가는 15일 오후 8시 현재 북한 대내용 매체들은 이를 일절 전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과거와 달리 북한이 추상적인 발사 계획을 조선중앙통신에만 전한 것으로 볼 때, 발사를 정식으로 예고했다기보다는 국제사회의 여론을 떠보기 위한 것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뢰 도발로 대한민국 청년 두 명의 발목이 잘려 나간 뒤 남북은 무박 4일간의 협상 끝에 8·25 합의를 도출해 냈다. 당국 회담을 하기로 했고 내달 20일부터 26일까지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갖기로 합의했다. 그런 상황에서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다면 이 모든 합의는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로켓 발사가 남북관계와 무관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그 주장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국제사회의 대응적 제재에 한국이 호응하지 않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은 강경책으로 돌아서게 될 것이며, 한반도의 긴장은 크게 고조될 것이다. 북한의 최고 존엄이 가장 싫어하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남한 내에서 힘을 얻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다.
과거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한 유엔 제재에 동참했던 중국 역시 같은 입장일 것이다. 물론 북한은 이런 위협 발언을 통해 미국과 중국에 대해 동북아 정세의 악화를 바라지 않는다면 로켓 발사나 핵실험 포기의 대가를 내놓으라는 무언의 압박을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미중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북한의 이런 협박에 너무 익숙해 있다. 북한이 이를 통해 얻을 이익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방미와 내달 박 대통령의 방미 때 북한은 자신들의 이 위협에 대해 국제사회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분명히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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