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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 정신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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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 정신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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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1.25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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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탄생 100주년을 기리는 사진전과 학술심포지엄이 23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렸다. '아산 정주영 탄신 100주년 기념 사진전'은 23일과 24일 그랜드 하얏트 호텔 리젠시룸에서 이틀간 진행됐다. 사진전에서는 1915년 강원도 통천군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산업화의 주요 고비마다 큰 발자취를 남긴 정주영 명예회장의 생애와 인간적 면모를 담은 90여 점의 사진이 전시됐다. 1946년 현대자동차공업사 창립을 시작으로 1950년 현대건설[000720]을 출범시켜 경부고속도로 건설,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산업항 건설 등 산업화를 촉진하고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을 키운 역사적 순간들을 사진으로 감상할 수 있다. 88 서울올림픽 유치 노력과 1998년 소떼를 몰고 판문점을 통과하는 역사적 장면, 아산사회복지재단 설립 등도 사진으로 만나볼 수 있다. '아산 정주영 탄신 100주년 기념 학술 심포지엄'에서는 정주영 명예회장의 업적과 성과를 깊이 있게 연구해 4권으로 구성한 '아산 연구총서'가 발표됐다. 경영 인문학 분야 20명의 교수진은 아산의 리더십과 철학을 계승하기 위해 '아산, 그 새로운 울림 : 미래를 위한 성찰'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진행했다. 심포지엄에서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인사말과 이홍구 전 국무총리의 축사에 이어 '얼과 꿈', '사랑과 삶', '살림과 일', '나라와 훗날' 등을 주제로 정주영 명예회장의 창업 정신과 가치관에 대해 토론했다. 24일에는 그랜드 하얏트 호텔 그랜드 볼룸에서 '아산 정주영 탄신 10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그의 도전정신과 성공을 향한 불굴의 의지를 말해주는 일화들은 너무나 많다. 나룻배 만들 정도의 경험과 기술이 고작이었던 나라의 모래벌판에 현대적인 조선소를 짓겠다면서 지폐에 그려진 거북선 그림을 보여주며 영국 은행가를 설득해 선박건조 자금을 받아낸 일이 대표적이다. 이런 담대함과 신념이 있었기에 평범한 사람들은 도저히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이른바 '정주영 공법'과 같은 창의적인 발상이 가능했던 것은 아닐까.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비롯해 그의 굵직한 사업계획이 세상에 알려질 때마다 전문가 집단이나 관료, 학계는 물론 부하직원들조차 '무모한 짓'이라면서 반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정 전 명예회장은 길이 없다면 만들어서라도 가야 한다는 집념의 소유자였다. 그가 없었다면 자동차공업이나 조선공업과 같이 기술발전이나 산업연관 효과가 큰 기간 산업분야에서 한국은 선진공업국의 아시아 제조기지 정도로 전락했을지도 모른다.
칠순이 넘도록 신입사원 수련회에 참석해 청년 사원들과 씨름을 즐겼고, 대재벌임에도 불구하고 10년 이상 된 낡은 허리띠나 구두를 착용한다는 목격담도 많았다. 그는 생전에 자신이 '재벌'로 불리는 걸 싫어했다고 한다. 스스로는 '부유한 노동자'임을 자처했다. 이런 인간미가 있었기에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정주영 전 명예회장도 한 사람의 인간이었던 만큼 공과가 따로 있다. 그 시절 한국경제의 어두운 단면이기도 했던 정경유착이나 노조와의 갈등, 말년에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면서 기업을 선거판에 끌어들인 일은 비판을 받아 마땅할 것이다. 사업에서도 늘 성공 가도만을 달렸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어려움에 굴하지 않는 배짱과 할 수 있다는 신념, 기어이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만은 시대를 초월해 칭송돼야 할 덕목이다. 더욱이 성장의 한계에 직면해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하는 지금의 한국 경제에는 정 전 명예회장과 같은 기업가 정신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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