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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생산적 국회 이대로 괜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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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생산적 국회 이대로 괜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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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2.10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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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19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합의 후 처리'하기로 약속했던 경제 관련 법안과 테러방지법·북한인권법의 회기 내 통과가 결국 무산됐다. 국회는 9일 본회의를 열었지만, 이들 법안은 상정조차 하지 못한 채 117건의 무쟁점 법안과 결의안 등만 처리하고 폐회했다. 앞서 여야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기업활력제고특별법(일명 원샷법), 사회적경제기본법, 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법, 테러방지법과 북한인권법을 정기국회 회기 내에 합의 후 처리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본회의를 주재하다 잠시 정회를 선언하고 여야 원내대표와 회동, 이들 법안 가운데 북한인권법을 제외한 5건을 오는 15일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자는 내용의 중재안을 제시했으나 야당은 이를 즉각 거부했다. 정 의장은 여야의 합의를 얻어 이들 법안의 심사기일을 오는 15일까지로 지정하고자 여야 원내대표를 부른 것으로 전해졌다. 개정 국회법(일명 국회선진화법)은 천재지변이나 국가비상사태가 아닌 경우 여야가 합의해야만 법안의 심사기일을 지정, 본회의에 직권상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 의장의 중재안에는 북한인권법과 여야가 제출한 노동개혁 관련 법안을 12월 임시국회 회기 내에 합의 후 처리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정 의장은 중재안 수용이 무산되자 곧바로 본회의를 속개, "쟁점 법안이 합의되지 않는 원인을 살펴보면 결국 근저에 불신이 자리 잡고 있다.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윽박지르고 반발하고 서로 비난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결국 정기국회를 넘기게 됐다"면서 "대화와 타협을 통해 국회를 원만히 운영하려 했던 나로서도 민망하기 짝이 없다"고 자성했다.
19대 국회 전체 성적도 부끄럽기 짝이 없다. 역대 가장 많은 1만7222건(9일 현재)의 법안이 발의됐지만,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은 5449건으로 가결률이 역대 최악인 31.6%에 그쳤다. 국회에 현재 계류 중인 법안도 1만1400건이 넘는다. 내년 5월 말 19대 국회 임기만료 때까지 처리되지 못하면 이들 법안은 자동폐기된다. 여당의 요구로 12월 임시국회가 10일부터 열리지만, 일부 법안 처리에 한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1만건이 넘는 법안이 19대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폐기될 운명이다. 정기국회 내 합의 처리를 약속한 법안을 처리하지 않은 것은 무책임한 국회의 자화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여야는 지난 2일 각 당의 쟁점법안 4개(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기업활력제고특별법, 사회적경제기본법, 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법)와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을 정기국회 안에 '합의후 처리'키로 했지만 상임위 심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여야 간 큰 입장 차와 야당 내 분란까지 겹쳐 12월 임시국회 처리도 장담하지 못할 상황이다. 더욱 비생산적이 된 국회를 그대로 두고 볼 수 없을 지경이다. 국회선진화법은 국회의원 5분의 3 이상의 동의가 없을 경우 쟁점법안 처리가 사실상 불가능하도록 만들고 있다. 이런 식이라면 국회선진화법 개정 목소리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육탄전을 연출하던 '동물국회' 회귀야 안 될 말이지만,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식물국회'를 더 방치해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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