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을 보선은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이 새정치연합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며 4월 재·보선이 치러지는 전국 4개 선거구 중 최대 관심지역으로 부상했다. 새누리당은 현재 후보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새정치연합 등 야권에서는 이미 4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지며 서구을 보선 선거구도는 일단 ‘1여 대 다야’로 짜여졌다. 새정치연합 조영택 후보와 무소속 천정배 후보가 ‘2강’을 구성할 것이란 전망이 높은 가운데 야권 후보가 난립할 경우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를 챙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2002년 19대 총선 당시 광주 서을은 현 이정현 최고위원(전남 순천·곡성)이 출마해 39%의 득표율을 기록한 바 있다. ‘제2의 이정현의 기적’을 기대하고 있는 새누리당은 지난 13일부터 사흘간 후보자 추가 공모에 착수했지만 정승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사실상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현 최고위원이 영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정 전 처장은 1958년 전남 완도 출생으로, 광주 동신고와 전남대를 졸업했다. 대학 재학 중 행정고시에 합격, 농림부에서 시작해 농식품부 제2차관까지 지내는 등 30여년간 공직자 생활을 거친 정통 관료 출신이다. 지난해 말부터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선거를 준비해왔던 조준성 전 이정현 의원 보좌관은 “무늬만 호남사람의 전략공천을 결사 반대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야권의 상황은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텃밭 회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새정치연합은 14일 국민참여경선을 통해 조영택 후보를 당 후보로 선출했다. 하지만 당을 탈당한 뒤 무소속 배수진을 친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을 비롯해 정의당, 옛 통합진보당 등 야권내 후보가 다수 출마하면서 야권내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의당은 강은미 전 광주시의원을 후보로 공천했다. 강 전 의원은 이 지역에서 기초의원과 광역의원을 역임해 지역내 입지가 탄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이미 ‘진보진영 재편’을 염두에 두고 있는 정의당과 국민모임, 노동당 등은 이번 재보선에서 ‘공동대응’키로 뜻을 모은 터라 이들 세력과 천 전 장관과의 연대 가능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정의당은 현재 천 전 장관과의 연대에 다소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천호선 정의당 대표는 지난 12일 광주시의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비(非) 새정치연합’ 연대 가능성에 대해 “천 전 장관의 야권혁신에 대한 비전이 분명하고 함께 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 연대를 검토하겠다”고 대립각을 세운 상태다. 헌법재판소의 정당해산 결정으로 광주 서구을 지역구를 빼앗긴 옛 통합진보당에선 조남일 전 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장이 최근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천 전 장관 등이 ‘비새정치연합’ 연대를 통해 단일 후보를 내세울 경우 새정치연합에겐 어려운 승부가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천 전 장관이 ‘비새정치’ 연대 후보로 나서 여야와 맞대결할 경우 승부를 예측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새누리당 후보의 득표율, ‘비새정치’ 연대 성사 여부가 광주 서을 보선 결과에 최대 변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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