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2전성기 맞은 트롯의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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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제2전성기 맞은 트롯의 배경은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0.10.0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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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젊은이 사회에서는 랩과 팝 장르를 선호하면서 우리고유의 전통가락인 트로트가 설자리를 잃어가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왔었다.

이렇게 뒷전으로 밀려났던 트롯이 올 들어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이 미스트롯을 시작으로 미스터트롯을 연이어 방영하면서 대중들의 큰 관심과 시선을 끌기 시작했다.

이 방송에서 트롯 붐을 일으키자, 이어 MBN이 바통을 받아 보이스 트롯이란 타이틀로 열풍을 이어가다, 이젠 SBS, MBC 등 지상파 방송까지 ‘흙속에 묻힌 옥’을 발굴하고 있다.

‘트롯을 기성가수보다 잘 부른다’고 자부하는 신인이나 무명가수들이 한 방송사에 지원한 숫자는 무려 5000~1만 여명이라니 그 열기가 대단하다.

우리나라 국민은 랩이나 팝 장르보다 내심 트롯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을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 한 번 입증해 주고 있다.

이 같은 배경은 우리국민 속에 내재한 ‘한’서림과 ‘흥’을 인간극장처럼 긴 시간을 방영했기 때문이다. 이를 정확하게 간파한 방송이 TV조선이고, 그 중심에 서혜진 예능국장이 자리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혜진 국장은 우리민족의 ‘한’과 ‘흥’을 젊은 세대에게 팝이나 랩 장르에 빼앗기지 않으려고, 트로트를 새로운 시각에서 기획, 방송하면서 무명 또는 신인가수를 대거 양성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봐야한다.

TV조선의 미스·미스터 트롯의 방점은 지난 1월 2일 시청률 12.5%로 시작한 미스트롯이 같은 달 13일 28.1%로 종합편성 최고 시청률을 갱신했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지난 1월 17일부터 시작된 대국민 응원투표가 종영될 때까지 총 2000만표를 넘기며 어마어마한 화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제 트롯걸과 트롯맨이 ‘아이돌’에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면서 중소기업과 대기업들이 신인가수로 탄생한 이들을 CF모델로 등용하는 성과까지 올리고 있다. 대체 무엇이 우리 사회를 최근 트로트라는 열풍 속으로 빠져들게 했을까?

최우정 서울대 음대 교수는 조선일보와 인터뷰를 통해 “트로트는 시대적, 인간관계성에 대한 슬픈 정서를 담고 있고, 일제 강점기부터 1960~70년대, 최근 우울한 분위기에 대중이 트로트에 손을 내미는 것 같다”면서 “트로트는 지극한 한의 정서를 풀어내면서 흥의 신명이 결합해 서럽고 억울한 기억에 공명하며 위안을 준다”고 말했다.

피폐하고 고단했던 시절에 트로트가 대중의 삶을 위로한 건은 70년대를 강타 한 나훈아, 남 진 신드롬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트로트는 부모에서 자녀로, 서민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삶과 가장 가까운 음악 장르가 되어왔고, 앞으로 이 장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960~80년대 당시 여성노동 운동을 다룬 연구기록서 김원의 ‘여공1970, 그녀들의 反역사’는 이들이 근대화로 촉발된 ‘이촌향도’ 때문에 농촌에서 도시로 몰려든 어린노동자들의 고향에 대한 절절한 애수를 품어 주는 트로트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그녀들은 트로트 속에서는 고향집 마을 어귀까지 나와서 작별 인사를 건네든 어머니가 몰래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고 언제 돌아올 줄 모르는 자식을 생각하는 애절함을 담은 그 시절 어머니를 되살리고 있다.

1세대 작가 반야월 선생의 말마따나 “‘흘러간 가요’가 아닌 ‘흘러온 가요’라고 표현한 것도 바로 이런 맥락에서 한 명언이다.

트로트가 친숙하지만 어쩐지 촌스럽게 여겨지면서 최근 노래방의 노래목차에서도 앞쪽이 아닌 뒤쪽으로 밀려 수록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든 트로트를 ‘인간극장’급 서사를 담아낸 방송을 기획해 큰 판을 열어놓는 바람에 비주류에서 당당하게 주류로 우뚝 올라서게 됐다.

노래방이 아닌 가장 영향력이 있는 TV에서 큰 판을 열어 우리가요 트로트를 집중 재조명해 최근에는 트롯을 외면해 오던 1020세대까지 트로트 열풍에 큰 반향을 불려 일으키고 있다.

젊은이들 사이에선 우리고유 문화예술보다는 외국의 문물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가고 있는 것을 우리는 피부로 느낄 정도다.

우리고유의 문화예술을 TV를 통해 재조명하고 승화시켜 줌으로서 우리고유의 가락인 트롯이 다시 붐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박수를 받을 만하다.

방송사 PD들이 다음 작품을 기획하면서 과연 이번 기획한 작품이 성공할 것인가를 두고 가장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한다.

PD가 기획한 작품이 방영되어 청취자나 시청자들의 호응을 계속 받지 못하면 방송사에서 신뢰를 잃게 되는 반면, 기회작품이 선을 보였을 때 크게 히트를 하면 연봉도 오르고 신뢰도 크게 오르게 된다.

서혜진 국장과 팀원들이 이 작품을 몇 년 동안 기획한 끝에 시청자 앞에 밥상으로 차렸는지는 모르지만 국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으니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계속 기획, 방송해 주길 바라마지 않는다.

 

[전국매일신문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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