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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 칼럼] 코로나19가 휩쓴 2020년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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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 칼럼] 코로나19가 휩쓴 2020년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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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2.18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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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희 경기 군포시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함께 시작한 2020년이 저물어 가고 있다. 2020년은 곧 과거형이 된다. 하지만 코로나19는 당분간 현재진행형이 유지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어디선가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을 거다.

이렇게 장기간 지구촌 거의 전역에 걸쳐 팬데믹(pandemic, 세계적인 감염병 유행)이 강타한 것은 르네상스기 근대의학이 태동한 이후 처음이 아닌가 한다. 100여년 전의 스페인 독감은 1차 세계대전이라는 특수한 시기에 발생했고, 범위도 코로나19만큼 넓지는 않았다. 21세기 들어 발생한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도 팬데믹으로 분류되지만, 그 충격이 코로나19보다는 작았다.

2020년이 던진 교훈은 무엇인가. 지자체를 이끄는 사람으로서 올해 느낀 점을 말해보고자 한다. 행정이란 평상시에는 있는 듯 없는 듯 하는 것이 정상이라는 말이 있다. 주민들이 행정기관의 존재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눈에 보이지 않게 물 흐르듯이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비상 상황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행정이 적극적이고 세심하게 움직여야 한다. 올해는 1년 내내 코로나19로 인한 사실상의 비상 상황이었다. 코로나19에 대처하면서도, 다소 조정은 있었지만 해야 할 시정은 열과 성을 다해 추진해왔다고 자평한다.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C노선이 정차하게 되는 금정역 복합환승센터 개발, 당정동 노후공업지역 활성화 사업, 도시재생 뉴딜사업 등 미래 군포를 향한 핵심과제들이다.

하지만 밑그림을 그리는 차원이어서인지, 아니면 시민들과의 소통이 미비해서인지, 시민들께서 체감하기에 부족한 면이 없지 않았던 것 같다. 코로나19 대응의 경우 시민들의 협조를 받아 시 공무원들이 불철주야 매달렸다. 시장으로서 시민들과 시 공무원들께 감사드린다. 하지만 시민들의 민원은 이어졌다.

전반적으로 올해 시정이 시민들에게 보다 적극적이고 세심하게 다가가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 자문해본다. 시민들의 삶을 파고드는 세심한 시정이 필요함을 실감했다. 이것이 올해 시정에서 필자가 얻은 교훈이다.

정조를 도와 18세기 암울했던 조선의 개혁을 시도한 다산 정약용(茶山 丁若鏞)은 인품의 그릇이 크면서도 섬세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다산은 목민심서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흉년이 들어 백성을 도와야할 때는, 시기에 맞춰야 하고 규모가 있어야 한다. 불에 타는 사람,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는 위급한 경우에 어찌 시기를 늦출 수 있으며, 여러 사람을 다스리고 물자를 나눌 때 어찌 규모가 없을 수 있겠는가” 비상 상황 대응 매뉴얼을 다산은 애민정신을 바탕으로 세심히 조언하고 있다. 이를 2020년에 적용하면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하고, 재정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지원해야 한다는 지침일 것이다.

코로나19는 앞으로도 문제다. 계속해서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언제까지 갈 지 예측하기 힘들 정도다. 그래도 백신이 개발돼 보급이 시작됐다는 소식이 희망을 갖게 한다. 우리 국민들도 조속히 접종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백신이 효과를 발휘해 코로나19를 잡을 때까지 방역에 주력하는 것 말고는 딱히 대책을 찾기 어렵다. 그때까지는 더욱 세밀하게 방역대응책을 강구해 나가야겠다.

또한 미래 군포사업이 기획단계에서 한발 나아가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보다 세밀하게 추진하겠다. 사무실 책상에서 말로만 하고 펜으로만 굴리는 시정이 아니라, 시의 입장이 아닌 시민의 입장에서 시민의 아프고 가려운 곳을 치유하고 긁어주는 방향으로 시정을 이끌어가겠다.

먼 훗날 우리 후손들이 2020년 사진을 보면 의문을 가질 것이다. “도대체 2020년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끼고 다녔을까?”라고 말이다. 사정을 알고 나면 “대응 수단이 마스크밖에 없었을까? 마스크를 착용하면 안전했을까?”라고 궁금해할 것이다. 코로나19가 조속히 종료돼서 인류 역사의 짧은 한 순간으로 남기를 바란다. 그래서 “2020년에 조상들께서 고생많이 하셨겠다. 그래도 오래 지속되지 않아서 다행이었겠다”라는 후손들의 말과 함께..

 

[전국매일신문 전문가 칼럼] 한대희 경기 군포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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