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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일자목의 관리와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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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일자목의 관리와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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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0.3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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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환 글로벌튼튼병원 병원장
양승환 글로벌튼튼병원 병원장

‘모가지가 길어 슬픈 짐승이여 언제나 점잖은 편 말이 없구나’ 이 문구는 노천명 시인의 유명한 시의 한 구절이다. 이 시를 끝까지 읽지 않고 범할 수 있는 오류가 시의 제목을 기린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린처럼 목이 긴 짐승도 드물고 머리가 높은 곳에 있다 보니 점잖을 뿐 시끄럽다고 생각하기는 어려울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를 더 읽어보면 제목에 적합한 짐승이 좀 달라진다. 

‘관이 향기로운 너는 무척 높은 족속이었나 보다’ 이쯤 되어서 제목을 생각할 수 있는 짐승은 다름 아닌 사슴이다. 목이 길고 향기로운 관을 가진 이 고고한 짐승이 물 속에 비친 그림자를 보고 생각이 난 잃었던 전설에 슬픈 목을 하고 먼 산을 쳐다보는 모습으로 짧지만 강렬하게 시는 마무리된다. 시의 묘미를 너무나 잘 살린 사슴이라는 시는 시인의 대표작이자 격동의 세월에 친일의 행적이 있는 작가의 슬픈 자화상이 비추어지는 것 같아 아련함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평상시 목의 자세에 따라 그 사람에 대한 인상은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목과 어깨가 구부정하게 있으면 웬지 그 사람이 자신감이 없고 축 늘어져 보이고 목을 꼿꼿하게 세우고 턱을 약간 당기고 있으면 자신감이 있고 당당하게 비추어질 수 있다. 물론 턱을 너무 내밀면 ‘얼마면 돼’를 외치던 마음이 약하고 외롭지만 겉으로는 건방진 부잣집 도련님이 될 수도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 

선천적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목을 포함한 척추의 올바른 정렬은 건강관리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목이 엄청나게 긴 기린도 목뼈는 사람과 같이 7개이니까 어차피 주어진 여건은 비슷하기 때문에 스스로 평소 바른 자세를 갖기 위한 노력과 적절한 운동이 중요하다. 

요즘 사람들은 오랜 시간 컴퓨터를 사용하고 스마트폰이 일상화되면서 구부정하게 모니터를 보는 시간이 많아져 나도 모르는 사이 목 관절은 혹사를 당하게 된다. 또한 고침단명이라는 한자어처럼 높은 베게는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데 특히 목 건강을 위협하게 된다. 

최근엔 일자목이나 거북목 증후군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치료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분들도 있지만 목이 일자라고해서 반드시 치료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목과 주변 관절과 근육의 이상으로 목과 어깨가 결리고 무겁고 좀 더 심해지면 두통이나 팔, 등의 통증까지 진행되면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목이 일자로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다음은 몇 가지 지켜야할  기본적인 생활 습관을 소개하고자 한다.

▲ 공부를 할 때 책이나 모니터는 항상 눈높이나 조금 더 높게 해서 위치하게 한다. 

▲ 책이나 모니터, 휴대폰을 사용할 때 목을 앞으로 빼고 오래 시간 작업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한다.

▲ 장시간 공부를 하는 경우 평상시 목과 어깨 스트레칭을 자주 시행하고 50분 간격으로 10분간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 베게는 높지 않게 사용하고 높이는 수건을 돌돌 말아서 목 뒤에 댔을 때 편안함을 느끼는 위치가 좋은 베게 높이가 된다.

▲ 추돌사고나 과격한 운동 후 발생한 목의 통증의 경우 반드시 본인의 상태를 점검받고 이에 따른 경과 관찰 및 치료를 시행한다.

이렇게 생활 습관의 교정과 함께 평상시 목 건강을 위한 스트레칭은 무엇이 있을까? 다음은 대표적인 목 스트레칭 운동방법이다.

▲ 손으로 턱을 받치고 고개를 천천히 들어 목 앞쪽의 근육이 신장됨을 느낀다. 반대로 뒷머리에 깍지를 끼고 서서히 목을 굴곡시켜 목 뒤쪽 근육을 신장시킨다.

▲ 한쪽 손을 들어 반대편 귀 뒤편 머리를 잡고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어지게 하여 목 옆쪽 근육이 늘어남을 느낀다. 반대편도 똑같이 시행한다. 

위의 동작들은 수건이나 밴드를 이용하여 시행할 수도 있고 어깨 근육도 함께 풀어주면 좀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다음은 일자목이 있을 때 발생하는 증상을 완화하고 목 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 몇 가지이다.

▲ 턱을 당기고 머리는 고정시켜 자세를 유지하고 양손을 깍지를 끼고 이마에 댄다. 깍지 낀 양손을 뒤로 살짝 밀고 머리가 뒤로 밀리지 않도록 힘을 줘서 유지한다.

▲ 양손을 깍지를 끼고 뒷머리에 댄 후 깍지 낀 양손을 앞으로 살짝 밀고 머리는 앞으로 밀리지 않도록 힘을 줘서 유지한다.

▲ 한손을 같은 편 귀 옆에 대고 반대편으로 살짝 밀고 머리는 반대로 밀리지 않도록 버틴다. 반대편 손으로도 동일하게 시행한다. 위의 동작은 순서대로 10초간 5회 반복 시행한다.

실제로 척추의 정렬이 흐트러졌을 때 이를 정상적인 모양으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맞추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앞뒤로 보았을 때 측만증이 있다든지 옆에서 보았을 때 일자목이 있다든지 하는 경우 실제로 약을 먹는 등의 치료로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 각자의 척추의 상황에 맞게 주변 관절과 근육의 균형을 잡아주고 실제로 척추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중심근육(코어근육)을 강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이 심하거나 오래 지속되는 경우는 개인적인 운동으로 해결하기 쉽지 않고 자신에 맞게 특수한 운동이나 자세로 가능한 경우가 많아 척추의 정렬이 많이 흐트러졌을 때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여 자신에 맞게 운동치료를 하고 평소에도 항상 본인의 자세 등을 점검하여야 한다.

얼마 전 한 신문에 일자목에 대한 칼럼을 쓰고자 할 때 가장 먼저 생각난 것이 모딜리아니의 파란 눈을 가진 목이 긴 여인의 그림이었다. 왜냐하면 모딜리아니라는 화가가 심한 난시를 앓고 있기 때문에 당시 사랑하던 여인을 표현할 때 목을 길게 그렸다는 글을 보았었기 때문이다. 불같은 사랑을 하고 젊은 시절에 결핵으로 세상을 떠난 이 가난한 화가는 본인의 눈에 보이는 세상의 아름다운 모습을 그려나갔고 그것은 화가의 눈에 보인 일반인들의 그것과 다른 세상은 어쩌면 우리의 눈으로는 볼 수 없었던 아름다움이었을지 모른다. 

이렇듯 목의 자세에 있어서 가장 이상적인 C자 형태를 유지하는 것은 겉에 보이는 자세 자체의 아름다움보다 주변에 보이지 않게 목을 지탱해주고 있는 근육과 관절들의 균형을 맞추어주어 내 척추 건강에 이상적인 형태를 만들어 주었다는 아름다움이 더 클 수 있을 것이다.     

목의 정상적인 C자형 곡선을 잃게 되면 디스크의 충격완화 기능이 떨어지게 되고 퇴행성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증상이 발생한다면 분명 이에 대한 치료적 노력이 필요하다. 일자목의 치료는 생활 습관과 자세의 교정으로 시작하여 균형이 흐트러진 척추 주변 근육을 운동치료로 균형을 맞추어 준다면 증상의 호전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VDT증후군(컴퓨터 단말기 사용자들이 목, 어깨, 팔의 장애와 시력저하 등의 증상을 일으킬 때 사용한다)이라는 용어처럼 증상이 유발되는 경우 일자로 변한 목에 의해 척추 관절이나 주변 근육들의 균형을 잡아주고 강화시켜 주는 것은 필요하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양승환 글로벌튼튼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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