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기획특집] 서울 중구 '재배치·복합화·효율화' 전략 미래 지도 바꾼다
상태바
[기획특집] 서울 중구 '재배치·복합화·효율화' 전략 미래 지도 바꾼다
  • 서정익기자
  • 승인 2021.12.09 16: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메이커스파크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전국 최초 지자체·학교 협력 모델 구축
영유아 보육부터 입시까지 서비스 제공
12개 '우동소' 주택가 안전 등 해결 앞장
서양호 중구청장 · 서울메이커스 파크 조감도. [서울 중구 제공]
서양호 중구청장 · 서울메이커스 파크 조감도. [서울 중구 제공]

민선 7기 서양호 서울 중구청장은 도시의 외면적 성장보다 12만 5000 ‘중구민을 위한 도시’를 만들겠다고 당차게 선언했다. 그리고 지난 4년간 열정적으로 지역 구석구석을 변화시키기 시작했다.  

구는 세 전략으로 미래 지도를 바꾼다. ‘재배치’는 엇갈린 행정의 수요와 공급을 바로잡는 데서 시작한다. 중구를 서·중·동으로 나누면 구민 70%는 동측에 산다. 반면 구청은 상주인구가 거의 없는 중심부에 있다. 

구는 2025년까지 구청을 동측으로 옮기고 현 구청 자리엔 인쇄 등 도심산업 지원 공간인 ‘서울메이커스파크’를 만든다. 구청사엔 도서관·스포츠센터·어린이집을 복합화하고 서울메이커스파크에는 공공주택 400가구를 함께 만든다. 지난 9월 이 사업은 공공 사업의 7부능선으로 불리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복합화’는 부지 활용성이 떨어지는 기존 공공시설에 각종 생활인프라를 합해 새로 짓는 전략이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2월 선보인 신당누리센터다. 동주민센터에 영유아 실내놀이터, 도서관, 청소년 진로체험센터, 다목적 강연·모임공간 등을 복합화했다. 덕분에 주민들은 멀리 갈 필요 없이 한 곳에서 다채로운 서비스를 누린다.

‘효율화’는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한 개 공간이 시간과 이용 대상에 따라 다른 기능을 한다. 동주민센터 앞마당을 주말 가족 캠핑공간으로 바꾸고 회의실을 팝업 전시관으로 활용한 게 그 예다. 중구에 있지만 정작 주민이 쓰기 어렵던 민간 시설도 적극 활용한다. 구가 민간 시설을 직접 위탁받아 저렴한 가격으로 개방하는 식이다. 이렇게 남산 자유총연맹 주차장 70면이 주민에게 개방됐다.

흥인초 돌봄교실 프로그램 참여. [서울 중구 제공]
흥인초 돌봄교실 프로그램 참여. [서울 중구 제공]

● 아이 좋아 든든한 초등 돌봄
중구의 초등 돌봄은 격이 다르다. 아침 7시 30분부터 저녁 8시까지 구청이 책임지고 아이들을 돌본다. 오후 5시면 끝나버리던 기존 학교 돌봄과는 전혀 다르다. 

구는 전국 최초로 ‘학교는 공간 제공, 구청은 돌봄 운영을 맡는’ 지자체·학교 협력 모델을 만들었다. 

우선 1교실 2교사제로 돌봄 사각지대 걱정이 사라졌다. 기존 돌봄교실의 맹점으로 꼽혔던 학원 등 외부활동 후 재입실도 가능하다. 돌봄 인력이 충분하니 재입실은 물론 학원차량이 오는 교문까지 교사가 동행한다. 로봇코딩, 성장요가, 우쿨렐레 등 다채로운 활동도 주 6회 이상 진행된다. 영양 급식과 간식도 제공된다. 모든 비용은 무료다. 

학부모 만족도 99%에, 입소문을 타고 2년 6개월 만에 지역내 모든 국공립 초등학교로 확장됐다. 대외적으로도 큰 주목을 받았다. 대통령상, 교육부장관상 수상에 정부혁신 100대 과제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금까지 60여 곳이 넘는 지자체와 정부기관에서 벤치마킹을 했다.

청구초 방과후학교. [서울 중구 제공]
청구초 방과후학교. [서울 중구 제공]

● ‘맹모’ 마음 훔친 교육 특구 중구
영유아 보육부터 돌봄, 진로, 대학 입시까지 모든 서비스를 구청이 직접 제공한다. 4+1을 관통하는 핵심은 두 가지. ‘학부모 비용 부담 0(제로)’와 ‘서비스 개선’이다. 벌써 2년 연속 초등학교 신입생이 증가하는 등 정책효과도 점차 나타나고 있다.

영유아 보육정책은 3가지 키워드로 압축된다. ‘완전 무상보육’, ‘어린이집 공공직영화’, ‘서울 최고 수준의 친환경 급간식’이다. 이중 ‘완전 무상보육’은 연 최대 200만원에 달했던 학부모 비용부담을 구청이 전액 지원해 학부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초등학생은 두 단계로 나눠 지원한다. 저학년을 위한 ‘중구형 초등돌봄’과 고학년을 위한 ‘중구형 방과후 학교’다. 강의 수준이 대폭 업그레이드 됐다. 강남권의 유명 어학원 원어민 강사가 아이들을 가르친다. 

드론항공과학·프라모델·수학교실 등 40여개 강좌는 강사 모집부터 교육·관리까지 구청에서 책임진다. 정원을 15명으로 제한해 수업 질도 최상으로 유지한다. 학부모 의견도 꼼꼼히 반영한다. 

중구형 방과후학교는 올해 하반기 봉래, 청구초에서 첫 출발했다. 2022년부터는 중구 모든 국공립 초등학교로 점차 확대된다.

원스톱 진로체험버스는 실전 진로체험 프로그램이다. 중구 소재 대기업·금융·행정기관 등을 진로체험처로 섭외해 아이들을 전용버스로 실어 나른다. 

중구 진학상담센터는 대입·특목고 입시의 핵심 지원기지다. 전문 입시컨설턴트가 상주하며 1:1로 학생부 로드맵 설계, 자소서 작성, 모의 면접, 대입지원 전략, 공부법 관리까지 제공한다. 덕분에 2020년 중구 일반고 대학진학률이 18위에서 4위로 수직 상승했다.

[서울 중구 제공]
필동 우동소 근무 주민과 함께 개소식에 참여한 서양호 중구청장 [서울 중구 제공]

● ‘동(洞)정부’로 모든 권한은 주민에게
동정부를 관통하는 대원칙은 ‘구청은 작게, 동은 크게’다. 주민은 동주민센터가 가깝지 구청에 갈 일은 거의 없다. 공급자 입장에선 편리해도 수요자 입장에선 서비스 속도와 만족감이 떨어졌다. 그래서 공원 관리처럼 동에서 맡아 처리할 때 주민 만족도가 높아지는 업무 77개를 동으로 이관했다 동별 인력도 2-3명씩 보충했다. 

그리고 주민이 직접 동의 한 해 살림을 짜게 했다. 구는 한 해 138억원을 주민이 직접 제안한 사업으로 편성한다. 매년 참여율이 85%이상 증가할 정도로 호응이 뜨겁다. 주민참여예산제로 불법주정차가 즐비했던 골목에 장미정원이 생기고, 쪽방촌엔 이불 빨래방이 생겼다. 지난 3년간 최소 300건이 넘는 변화가 주민 손으로 만들어졌다.

● 주택가 안전·환경·복지 해결사 ‘우리동네 관리사무소’
올해 중구엔 12곳의 ‘우리동네 관리사무소(우동소)’가 생겼다. 우동소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처럼 노후 주택가를 돌보는 곳이다. 쓰레기 배출, 보행 안전, 택배 보관, 공구대여 등 생활밀착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세대·다가구주택 거주비율이 60%에 달하는 중구 맞춤 정책이다. 근무자 전원은 주민이다. 20대부터 60대까지 200여명의 주민들이 우동소를 움직인다. 시너지 효과가 나는 지점도 여기다. 우동소는 주민 사랑방 역할을 한다. 근무자 전원이 주민이다 보니 이웃끼리 자연스럽게 대화하며, 동네 문제를 논의하고 해법도 찾는다. 이렇게 ‘주민 골목분양제’, ‘집수리 실버특공대’ 같은 새 서비스가 만들어졌다. 

[전국매일신문] 서정익기자 
seo@jeonmae.co.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