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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고성 산불 발생 3년…국가차원 지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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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고성 산불 발생 3년…국가차원 지원 절실
  • 속초/ 윤택훈기자
  • 승인 2022.04.10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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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주민들 아직도 트라우마 고통 
장창덕씨 사연 최근 산불에 재조명
산불발생 3년이 지나도록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장창덕씨 [장창덕씨 제공]
산불발생 3년이 지나도록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장창덕씨 [장창덕씨 제공]

“지난 2019년 4월 4일 강원 고성과 속초지역에서 발생한 대형산불을 생각하니 요즘 작은 불씨만 봐도 가슴이 철렁 내려않고 아직도 악몽을 꾸는 등 그날의 상처는 내 기억속에 그대로 남아 있지만 국가는 제대로 신경 안씁니다”

산불발생 3년이 지나도록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장창덕씨(49·고성군 토성면·사진)의 하소연이다.

특히 최근 울진과 동해, 삼척, 강릉 등에서 발생한 산불로 경제적 피해만큼이나 주민들의 마음에 큰 상처를 남겼는데 트라우마도 만만치 않지만 이들의 치유는 일시적에 그치고 있어 장씨의 사연이 재조명되고 있다.

장씨처럼 일시적인 치유에 그치면서 수 년간 트라우마로 피해를 보고 있는 산불피해 지역주민들 상당수가 후유증을 호소하고 있어 일시적인 치유보다 중장기적인 국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산불 발생 당시 장씨는 7번 국도 고성군 (구)용촌검문소 자리에서 앞을 볼 수 없는 화마속에서 우왕좌왕하는 차량들이 뒤엉키자 지원요청을 하고 지원이 올 때까지 1시간 넘게 혼자 교통정리에 나섰었다.

이날 장씨가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화마가 도로를 덮쳐 뒤엉킨 관광객들과 주민들의 차량을 그대로 방치했을 경우 인명 피해는 물론 차량들을 화마가 휩쓸어 버리는 건 한 순간이었다.

상황이 다급함을 인식한 장씨는 집쪽에 불이 나 빨리 오라는 아내의 전화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차량으로 도로를 막고 15년간 활동해 오던 경찰 자원봉사 때 익힌 실력을 발휘했다.

즉시 차량에 있던 신호봉을 꺼내 강한 바람을 대동한 화마가 뿜어내는 연기를 마시면서도 침착한 교통정리 끝에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를 막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장씨는 이런 과정에서 화마가 휩쓸고 간 그날의 기억을 지우기 위해 12회가 넘도록 국가트라우마 센터와 지역보소 등을 통해 치료를 받아도 치유되지 않고 있다.

생업을 접으면서 3년이 넘게 병원을 다니면서 자비로 치료를 받아오고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고성군 토성면 교암리에서 아내와 함께 중국집을 운영하고 있던 그는 그날 심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와 공황장애를 겪으면서 극심한 후유증에 시달리는 악몽에 나날을 보내고 있다.

요즘은 당시 산불 재난문자가 기억나 코로나 재난문자에도 깜짝 놀라 두근거림과 가슴 답답함, 가슴 통증으로 어떤 날은 응급실 앞에 차를 세워두고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신경안정제 등을 투입할 수 있도록 대기하기도 한다고 사연을 들려줬다.

다행히 장씨는 산불발생 당시 공익적 활동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군에서 의사상자로 인정해 줘야 한다며 강원도와 보건복지부에 신청서를 제출해 심의를 앞두고 있어 그나마 위안을 삼고 있다.

장씨는 “무엇보다 고성, 속초산불 발생 때 자발적인 봉사활동을 펼쳤지만 아무도 알아주는 이는 없고 본인만 트라우마에 시달리면서 자비로 병원을 다니고 있다”며 “국가 차원에서 산불 피해 주민들에게 장기적인 트라우마 치유를 위해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전국매일신문] 속초/ 윤택훈기자 
younth@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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