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기고] 어공이 망친 경제 늘공이 살려야
상태바
[기고] 어공이 망친 경제 늘공이 살려야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2.05.31 13: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은구 신이랜드 사장

어공이란 ‘어쩌다 공무원이 된 사람들’을 줄여 쓴 신조어다. 정권마다 집권하면 선거에 공을 많이 세운 정치지망생을 비서진과 각료로 발탁한다. 이와 같은 논공행상(論功行賞)은 옛날부터 있었으니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20년-30년을 한 분야에서 일하면서 노하우를 축적한 전문인(늘공)들을 발탁하는 경우는 많지 않으니 말단직에서 수십 년 씩 일하고도 최고책임자가 되어 마지막 국가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지 못하고 퇴직하게 된다.

그래서 정권이 바뀔 때 마다 집권자의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기존정책을 폐기하여 수십 년 씩 운영하는 기업과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장기발전계획도 세울 수 없게 된다. 따라서 과거 제도에 맞게 사업체계를 갖추고 있던 회사가 갑자기 망하는 경우도 생기고 국가경제를 망치는 경우도 생긴다.

싱가폴이나 말레시아 같은 나라가 20년 이상 1인이 장기 집권하면서 국가의 틀을 확고하게 잡아놓은 경우나 박정희 대통령 집권 17년 동안 1차~5차 5개년 계획을 세워 실천한 결과 짧은 기간에 초고속성장을 이루어 세계 최빈국에서 오늘날 10대 강국이 되는 기초가 된 것은 한 부서에서 장기 근속한 늘공들의 역할이 컸다.

정권은 바뀌어도 국가의 장기 발전계획은 지속되어야 하는데 표만 의식한 잘못된 공약만 이행하려는 급조된 정책으로 지속되어야 할 정책이 중도에 폐기되거나 심한 경우는 공사 진행 중에 갑자기 중단되는 사례도 나타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원자력 정책이었다.

논공행상이 변질되어 선거에 공이 있는 이들에게 자리하나씩 주어 부도 축적하고 퇴직 후에는 연금도 탈 수 있는 파격적인 대우를 받게 된다. ‘어공’들이 누리는 특혜이자 폐단이다.

잘못된 행정 거꾸로 가는 경제정책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길은 어공이 물러나고 늘공이 그 자리에 앉는 것이다. 늘공들은 수십 년 동안 몸소 체득한 경험과 실무능력이 있어 잘못된 경제를 바로 잡을 수 있다. 늘공과 어공의 교체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면 국가경제가 안정적으로 발전하여 국민 모두에게 미래가 보장되는 행복한 나라가 될 것이다.

[전국매일신문 기고] 이은구 신이랜드 사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