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기고] 잡초와 중소기업 
상태바
[기고] 잡초와 중소기업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2.04.15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은구 신이랜드 사장

봄부터 여름 내내 잡초와의 전쟁을 벌인 농부들은 허리가 구부러져 있다.

잡초는 재배하는 화초나 작물 보다 월등한 번식력을 갖고 있다. 하나의 작물을 잘 자라게 하기 위해 농부들은 10번 이상 잡초 제거에 나서는 일이 일과다. 그만큼 잡초의 자생력은 대단하다. 작물을 개량하여 잡초를 이길 수 있도록 한다면 그 사람이 노벨상을 탈 사람이다.

농업진흥청과 산림청 등 정부산하기관에서 지속적으로 종자개량 사업을 벌리고 있어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음은 모든 국민이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스스로 잡초를 제압하고 자라는 작물은 많지 않다. 농약을 살포하고 김매기를 하는 농부의 땀방울 덕분에 잘 자라서 열매룰 맺고 일생을 마치게 된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노력으로 잡초와 대등하거나 잡초를 능가하는 자생력을 갖춘 작물과 화초가 나오도록 하였으면 좋겠다. 필자는 당뇨에 좋다는 돼지감자 종자를 구입하여 밭에 심고 귀한 작물 대접을 하면서 가꿨다.

그러나 돼지감자의 성장력은 작물을 능가하고 잡초를 제압하는 자생력을 갖고 있어 지금은 돼지감자 제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실정이다. 잡초보다 강한 돼지감자를 필자는 작물취급하여 작물3호로 규정하기도 하였다.

작물 1호는 고사리다. 10여년 전 산에 주로 서식하는 고사리를 밭에 심을 때 농부들은 비웃었다. 산에 가면 얼마든지 채취할 수 있는 잡초를 왜 밭에 심느냐는 생각에서 였다. 그러나 지금은 입산금지정책 때문에 야산에 가서 고사리를 채취하는 것은 불법이다. 그러니 필자의 12여년 전 선택은 앞을 내다보는 판단이었고 잡초를 작물로 보는 역발상적 조치였음이 입증되었다.

잡초 2호는 달맞이꽃(야견화)이다. 뉴질랜드 여행갈 때 주변에서 달맞이 기름을 사오라는 말을 하였다. 달맞이기름은 혈액순환에 효과가 있고 면역력을 증강시키고 노화방지에 효과가 탁월한 기름으로 식물성 기름중 가장 고가로 거래되는 기름이다. 필자의 500여평의 밭에는 이미 달맞이꽃으로 가득차있다.

잡초를 작물로 재배하는 시도는 계속될 것이다. 잡초는 자생력이 강하여 흙이 있는 곳이면 어느 곳에서든 돌보지 않아도 잘 자란다. 최근엔 더 강한 잡초들이 등장하여 흙이 없는 곳에서도 자란다.

소기업도 잡초와 같은 자생력을 갖춘다면 세상 무서울 것이 없을 것이다. 

잡초 속에는 건강에 좋은 효능을 가진 식물이 대부분이다. 우리의 건강을 지켜주는 고마운 존재이다. 코로나 이후 소기업과 자영업이 몰락하고 있다. 이들도 잡초와 같은 존재이다.

중소기업을 살리려면 각종 규제는 혁파하는 일부터 시작하여야 한다. 규제 하나 만들면 시행령은 수십 개가 따라 붙는다. 시행령이 곧 중소기업과 자영업을 죽이는 독약이다. 공직자들은 밥그릇 챙기고 자기 자리 유지하기 위해 규제의 칼을 휘두르는데 그 칼끝에 죽어가는 자영업과 소기업을 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부모이거나 이웃이다.

규제만 풀어도 잡초와 같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이 살아 날 수 있다. 회생지원금을 수 십 만원씩 줘봐도 기업은 살아날 수 없다. 자생력을 키우도록 도와주면 빚내어 기업 살리려는 노력 하지 않아도 살아날 수 있다.

[전국매일신문 기고] 이은구 신이랜드 사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