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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총파업 닷새째...시멘트·주류·건설업계 피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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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총파업 닷새째...시멘트·주류·건설업계 피해 우려
  • 한송이 기자
  • 승인 2022.06.11 1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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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 외치는 화물연대 노조원들(사진.연합뉴스)
구호 외치는 화물연대 노조원들(사진.연합뉴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화물연대)의 총파업이 주말인 11일에도 이어져 닷새째를 맞았다.

물류 운송 차질로 인한 피해가 확산하는 가운데 파업이 계속될 경우 다음 주쯤에는 건설·철강 등의 업종에서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날 화물연대 포항본부 조합원 500여 명은 포스코 3문과 운송업체 앞 등 포항과 경주 10여 곳에서 집회를 이어갔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육송 출하 전면 중단 사태도 지속돼 이날만 육송 물량 2만t을 출하하지 못했다. 파업 이후 매일 이만큼의 물량이 출하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대전에서는 한국타이어와 한온시스템 등 2곳에서 조합원 60여 명이 파업의 당위성을 알리는 선전전을 벌였다.

한국타이어의 경우 대전공장에서 하루 평균 70여 대 컨테이너가 타이어를 싣고 나갔지만, 지금은 전날 기준 20여 대만 운송되는 상황이다.

충남에서는 서산 대산공단에서 450여 명, 아산 현대차 앞에서 80여 명, 당진 부곡공단 인근에서 100여 명 등 모두 10여 곳에서 750여 명이 모인 가운데 파업 집회가 열렸다.

화물연대 충북지부는 한일시멘트 단양공장, 성신양회 단양공장, 한일현대시멘트 단양공장 앞에서 천막을 치고 교대로 집회를 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시멘트회사는 벌크트레일러(BCT)를 이용한 시멘트 육로수송을 중단했다.

영월 한일시멘트, 동해 쌍용씨앤이, 강릉 한라시멘트 등 강원지역 시멘트회사들도 파업 여파로 BCT 차량 행렬이 사라져 회사 앞에는 적막감만 감돌고 있다.

인천항 컨테이너터미널과 물류창고, 제주항 등에서도 노조원들의 파업 선전 활동이 닷새째 이어졌다.

이로 인한 피해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시멘트→레미콘→건설업계로 이어지는 연쇄적인 셧다운으로 인한 피해가 우려된다.

시멘트 수송 중단으로 인해 생산한 시멘트를 일시 저장하는 사일로가 시멘트 회사들마다 가득 차 파업이 계속될 경우 공장 가동 중단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한일시멘트 단양공장 관계자는 "하루 약 2만t을 생산해 육로운송 60%, 철도운송 40% 비율로 출하해 왔는데 (총파업으로) 오늘이나 내일 중 사일로가 만실이 될 것"이라며 "이 경우 공장 가동을 멈춰야 하며 다른 시멘트 사도 상황이 같을 것"이라고 전했다.

레미콘업체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업체는 시멘트 재고가 바닥나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관급 공사 현장에 레미콘을 공급하는 충북레미콘공업협동조합 측은 "63개 회원사 중 일부는 공장 운영의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며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철강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포항제철소는 생산한 제품을 출하하지 못해 창고에 저장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점차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어 제품창고 공간 확보와 함께 긴급재 운송을 위해 힘쓰고 있다.

비상 체제 운영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사태가 지속될 경우 고객사와 철강산업 전반에 큰 피해가 우려된다.

생산했지만 운송하지 못한 타이어를 빈 컨테이너에 쌓아두고 있는 한국타이어 측도 이번 주말이면 컨테이너가 모두 찬 상황이어서 파업이 다음 주에도 계속될 경우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항만 등 주요 물류 거점에서는 신선식품 등 일부 품목을 비상 수송하며 피해를 줄이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평택·당진항의 지난 10일 반출입물량은 226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로 평소의 7.5% 수준이지만 파업 이후 조금씩 늘고 있다.

평택·당진항 관계자는 "신선식품이나 냉장식품 등은 비상 수송 화물 표시를 붙여서 출하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왕 내륙 컨테이너 기지(ICD)의 경우 올해 금요일 하루 평균 반출입물량은 4천422TEU인데 지난 10일 반출입물량은 441TEU로 집계됐다. 이는 평시의 10.0% 수준이다.

화물연대 전북지역본부는 하루 이틀 묶어두면 폐기해야 하는 생물 컨테이너와 곡물 사료 등의 물량을 출하하고 있다.

전북지역본부는 도내 축사로 들어갈 사료 공급이 중단될 경우 농가와 마찰을 우려해 곡물 일부 출하를 결정했다.

한편 주말을 맞아 일부 지역 조합원의 집회는 파업 이후 처음으로 소강상태를 보인다.

평소 300명 이상이 모이던 의왕ICD의 경우 이날 250여 명이 모였다.

평택·당진항과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에도 각각 200여 명과 80여 명이 모여 평소보다 수십 명 적게 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물동량이 적은 주말이어서 모인 조합원 수도 평일보다 적고 모인 조합원들도 집회나 선전전을 하지 않고 대기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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