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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몽골 사막에 수원시민의 희망을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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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몽골 사막에 수원시민의 희망을 심었다
  • 수원/ 박선식기자
  • 승인 2022.09.13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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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사막화·환경문제 인식 2011년 '수원시민의 숲' 조성
10ha씩 10년간 총 100ha 식재...현재 절반 이상 생존
고용·소득 창출 효과...조성사업 성공 모델·국제 교류까지 돈독해져
2022년 8월 몽골 투브 아이막 에르덴 솜 지역에 조성된 ‘수원시민의 숲’이 초목으로 푸르게 뒤덮여 있다. [수원시 제공]
2022년 8월 몽골 투브 아이막 에르덴 솜 지역에 조성된 ‘수원시민의 숲’이 초목으로 푸르게 뒤덮여 있다. [수원시 제공]

경기 수원시는 사막화 방지와 국제적 환경 대응에 발맞추고자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트로에서 동쪽으로 4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곳에 ‘수원시민의 숲’을 조성해 10년간  총 10만4000여주의 나무를 심었다.

몽골 수원시민의 숲의 태동은 지난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는 몽골의 심각한 사막화가 곧 수원의 문제라고 인식하고 민간협력 사업을 구상해 몽골 수원시민의 숲 조성의 밑그림을 그리기 위해 현지 답사를 통한 환경 조사도 진행했다. 10ha씩 10년간 총 100ha의 면적에 나무를 심겠다는 목표다.

2011년 3월 ‘휴먼몽골사업단’이 3월 창립됐으며, ‘수원시민 한 그루 나무심기 운동’으로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동시에 몽골 현지에서는 국제NGO 푸른아시아와 함께 건조해진 모래땅에 나무를 심기 위해 튼튼한 기반시설을 구축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염소와 말 등 가축으로부터 피해를 막기 위한 울타리 작업도 병행했다.

사진4) 지난 2011년 5월 몽골 수원시민의 숲 조성을 위한 첫 식목행사가 진행돼 자원봉사자가 나무를 심기 위한 구덩이를 파고 있다. [수원시 제공]
사진4) 지난 2011년 5월 몽골 수원시민의 숲 조성을 위한 첫 식목행사가 진행돼 자원봉사자가 나무를 심기 위한 구덩이를 파고 있다. [수원시 제공]

첫 식목행사는 2011년 5월 26일 현지에서 사업단과 수원지역 대학생 봉사자 등 총 42명이 구덩이를 파고 방풍림으로 쓰일 비술나무와 포플러, 버드나무 등을 심었다. 

2012년에도 1만여주의 나무를 심으며 관개시설과 전기설비 등 기반시설을 다졌으며 2013~2016년 4년간 매년 5월 대대적인 식목행사를 통해 2만여주 이상의 나무를 심어 2016년 10만주 조림 목표를 조기 달성했다. 

2017년도부터는 ‘수원시민의 숲’이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나무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자동관수 시설을 도입하고, 묘목장과 퇴비장도 설치해 조림지를 유지·관리하기 위한 방안과 수원시민의 숲이 지역 주민의 삶에 도움이 되도록 활용하는 방법도 모색했다.

지난달 25일부터 29일까지 수원시민으로 구성된 봉사단과 수원시 공직자 등 총 17명이 4박5일 일정으로 몽골 투브 아이막(都) 에르덴 솜(郡) 지역을 방문했다. 방문단에는 한국나무병원협회와 수원시도시숲연합회, 수원시생태조경협회 등에 소속된 나무와 숲 및 생태 전문가들이 참여해 ‘수원시민의 숲’의 상태를 확인하는 조사활동을 펼쳤다.

지난 2017년 5월 10만 그루 식목 목표를 달성한 뒤 수원시와 민간 자원봉사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수원시 제공]
지난 2017년 5월 10만 그루 식목 목표를 달성한 뒤 수원시와 민간 자원봉사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수원시 제공]

조사 결과, 수원시민의 숲에 심은 나무는 현재 5만4천여주가 생존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조림구역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음을 의미한다. 특히 비타민나무는 자연분주를 통해 식재 당시보다 최대 20% 가량 수량이 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적은 수이기는 하지만 포플러의 경우 자연발아된 유목이 발견되기도 했다.

토양조사 결과도 양호했다. 사업지 내 토양이 외곽 토양에 비해 습도가 높고 산도(pH) 역시 외부에 비해 평균치가 낮았다. 조림 사업 덕분에 오랜 기간 가축의 출입이 차단되고 수목 및 초본류가 활발하게 생장하면서 토양 상태가 개선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나무병원협회측은 “대상지 내 토양상태는 조성 초기에 비해 상당히 개선됐으며, 유기물층의 발달이 시작돼 토양미생물 활력 증강으로 토양화학성과 물리성이 점차 개선된 것으로 사료된다”고 조사 결과를 분석했다.

현지 주민들의 소득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나무(차차르간) 열매. [수원시 제공]
현지 주민들의 소득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나무(차차르간) 열매. [수원시 제공]

100ha 규모의 수원시민의 숲은 500만㎡규모의 직접적인 사막화 방지 효과 외에 몽골 내 다른 조림지 사업의 활성화와 성공률을 높이는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방자치단체인 수원시가 장기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면서 다년간의 경험이 누적된 덕분에 기술력은 높이고 시행착오는 낮추며 몽골 사막화 방지 사업이 자리잡는데 도움이 됐다는 의미다. 몽골 정부 주도 하에 2030년까지 10억그루 나무심기 정책이 추진되는 가운데 수원시민의 숲 사례는 우수사례로 꼽히기도 한다.

주민들의 삶에도 변화가 생겼다. 비타민나무로 알려진 차차르간과 우흐린누드 등 열매로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나무들이 7만7000여주에 달해 주민들이 이를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수원시민의 숲을 관리하는 현지 인력 고용과 양묘장 운영을 통해 묘목을 판매하는 등 수입원이 다각화됐다. 

지난 6일 오후 몽골에서 강투무르 툽덴도르찌 환경부 차관이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을 예방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수원시 제공]
지난 6일 오후 몽골에서 강투무르 툽덴도르찌 환경부 차관이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을 예방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수원시 제공]

수원시민들에게도 환경과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한 고민과 노력에 대해 고민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시와 몽골의 협력 관계도 이끌어 냈다. 지난 5~7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2년 청정대기 국제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강투무르 툽덴도르찌 몽골 환경부 차관은 지난 6일 오후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을 예방해 수원시민의 숲에 대한 감사를 전하며, 수원시의 노하우 전수 등 지속적인 교류협력을 요청했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몽골의 사막화를 막은 수원시민의 숲이 안착할 수 있도록 몽골 환경부의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한다”며 “앞으로도 환경은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할 사항이 있으면 잘 도와드리겠다”고 말했다.

[전국매일신문] 수원/ 박선식기자 
sspark@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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