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가 5% 중반대로 오르면서 상승세가 두 달째 누그러졌지만 농산물 가격과 외식 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3(2020=100)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5.6% 상승했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3.7%에서 ▲올해 1월 3.6% ▲2월 3.7% ▲3월 4.1% ▲4월 4.8% ▲5월 5.4% 등으로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다 ▲6월 6.0% ▲7월 6.3% 올랐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이후 ▲8월 5.7% ▲9월 5.6%로 작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두 달째 낮아졌다.
이는 국제유가가 한풀 꺾인 영향이 작용했다.
품목별로 보면 ▲석유류 16.6% ▲가공식품 8.7% ▲공업제품 6.7% 올랐다.
농산물 가격 역시 ▲채소류가 22.1% 오르면서 전반적으로 8.7% 상승했다.
특히 ▲배추 95.0% ▲무 91.0% ▲파 34.6% ▲풋고추 47.3% 등에서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외에도 ▲축산물 3.2% ▲수산물 4.5%였다.
개인 서비스는 6.4% 올라 전월(6.1%)보다 상승 폭을 확대했다. 상승률로는 1998년 4월(6.6%) 이후 가장 높다.
보험서비스료(14.9%), 공동주택 관리비(5.4%) 등 외식 외 서비스도 4.5% 올랐다.
전기·가스·수도는 14.6% 상승하며 역대 최대 상승률을 기록한 전월(15.7%)보다 오름폭이 둔화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6.5% 오르며 전월(6.8%)보다 상승 폭이 둔화했다.
물가 급등세는 일정 부분 잦아들었지만 5%대 후반의 고물가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물가가 7월에 정점을 찍었을 가능성에 대해 "정점을 지났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면서도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의 감산 결정, 10월 전기·도시가스 요금 인상, 환율 등 상방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10월에는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이 물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다만 국제유가의 방향성이 전반적인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의 하락세가 이어진다면 상당한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국매일신문] 홍상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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