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상경한 첫째 딸이 작별인사도 남기지 못하고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났다.
30일 이태원 압사 사고 뉴스를 본 부모는 전날 '친구 만나러 이태원에 간다'는 딸과의 통화가 떠올라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딸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은 부재중 통화만 수십 통 쌓여가자 불안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집 근처 파출소로 뛰어간 부모는 딸의 휴대전화 위치가 '이태원'으로 나오자 실종신고를 하고 곧바로 서울로 올라갔다.
열심히 수소문 했지만 결국 돌아온 건 딸의 사망 소식이었다.
당시 딸의 모습에는 심폐소생술(CPR) 흔적조차 없었다.
다음 주 광주에 오기로 했던 딸을 기다리던 부모는 이날 오후 세상을 떠난 자식과 함께 광주로 왔다.
어머니는 "아이가 너무 예뻐요. 꽃다운 나이잖아요. 아직 할 일도 많고 결혼도 해야 하고…"라며 "아직 아이 마지막 모습을 못 봤어요. 보면 아이를 떠나보내는 것 같아서 지금도 못 보겠어"라고 울먹였다.
그러면서 "인파가 그렇게 많은데 어떻게 통제하지 않을 수 있냐"며 "지금도 애타는 부모들이 많이 있을 거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함께 이태원을 갔던 A씨 친구의 빈소도 이날 자정께 같은 장례식장에 나란히 마련될 예정이다.
[전국매일신문] 박문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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