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화물연대 총파업 나흘째…정부 "이르면 다음주 업무개시명령 발동"
상태바
화물연대 총파업 나흘째…정부 "이르면 다음주 업무개시명령 발동"
  • 홍상수기자
  • 승인 2022.11.27 10: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항만 물류 80% 급감…국토부 "건설현장 등 피해 가시화"
국토부-화물연대, 28일 파업 이후 첫 교섭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적용 차종·품목 확대 등을 요구하며 화물연대가 파업에 돌입한 지난 24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 화물차들이 멈춰 서있다. [연합뉴스]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적용 차종·품목 확대 등을 요구하며 화물연대가 파업에 돌입한 지난 24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 화물차들이 멈춰 서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의 총파업이 사흘째에 접어들면서 산업 현장 곳곳에서 피해가 가시화하고 있다.

또한 국토교통부와 화물연대는 28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첫 교섭을 갖는다.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및 품목 확대는 안 된다는 정부 입장과, 이를 요구하는 화물연대 입장이 확고해 교섭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노정이) 만난다고 해서 화물연대가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것에 대해 국토부가 새롭게 얘기할 것은 없다"며 "안전운임제 3년 연장안은 국회에서 입법하면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 25일 화물연대 총파업에 따른 시멘트 출하 중단으로 타설 작업이 중단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 25일 화물연대 총파업에 따른 시멘트 출하 중단으로 타설 작업이 중단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의 모습. [연합뉴스]

27일 국토부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전국 12개 항만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6천929TEU로, 평상시(3만6천655TEU)의 19%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로, 항만이 평소의 20% 정도만 기능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항만의 컨테이너 보관 능력 대비 실제 보관된 컨테이너의 비율을 뜻하는 장치율은 63.7%로 평시(64.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부산신항에서는 오전 7시께 정상 운행 중인 화물차량에 쇠 구슬이 날아들어 앞 유리가 파손되는 사고가 있었다. 다행히 운전자가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화물연대 파업 사흘차인 지난 26일 오전 부산신항 인근에서 운행하던 트레일러에 쇠구술로 추정되는 물체가 날아와 차량 유리창이 깨졌다. 운전자 A씨는 유리창 파편이 튀어 목 부분에 상처를 입었다. [연합뉴스]
화물연대 파업 사흘차인 지난 26일 오전 부산신항 인근에서 운행하던 트레일러에 쇠구술로 추정되는 물체가 날아와 차량 유리창이 깨졌다. 운전자 A씨는 유리창 파편이 튀어 목 부분에 상처를 입었다. [연합뉴스]

국토부는 이날 오전만 해도 파업에 대비한 사전 수송이 이뤄져 주말 동안 산업 현장의 피해가 미미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오후 들어 판단이 바뀌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3일째 (총파업) 사태가 지속되면서 건설 현장 등에서 피해가 가시화하고 있고 다음 주 초부터 철강 등 타 산업까지 피해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특히 시멘트·레미콘·건설 현장의 피해가 크다.

한국시멘트협회는 전날 출하가 예정된 20만t 가운데 2만t만 출하할 수 있었다. 수도권 주요 출하 기지에선 출하가 전면 중단됐다.

시멘트 운송 차질로 레미콘 업계는 오는 29일부터 전국적으로 생산 현장이 멈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굳지 않은 상태로 배송되는 콘크리트인 레미콘의 경우 최종 수요처의 적재 능력이 통상 이틀 정도라 건설 현장도 연쇄적으로 멈춰 설 수 있다.

주말이 지나고 다음 주 월요일(28일)부터는 콘크리트 타설을 하지 못해 '셧다운' 되는 건설 현장이 속출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한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건설 현장에 시멘트가 없으면 무조건 셧다운"이라며 "그렇게 되면 일당 15만∼18만원인 건설 노동자들의 수익도 날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총파업에 들어간 지난 24일 오후 제주시 제주항 5부두 앞 도로에서 화물연대 제주지부가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총파업에 들어간 지난 24일 오후 제주시 제주항 5부두 앞 도로에서 화물연대 제주지부가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철강업체 출하도 상황은 같다.

현대제철에선 하루 평균 5만t의 출하 차질이 일어나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 등 자동차 생산 공장에선 완성차를 출고 센터로 옮기는 기사 대다수가 파업에 참여하면서, 로드 탁송(판매용 차량을 운전해서 운송)에 들어갔다.

4대 정유사(SK·GS·S-OIL·현대오일뱅크) 차량 운전자 중 70∼80%가 화물연대 조합원이기에 파업이 장기화하면 주유소 휘발유·등유 공급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한 지난 24일 오후 광주 서구 기아 오토랜드 광주2공장 완성차주차장에서 카캐리어 가동률이 떨어지며 완성차가 쌓여가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한 지난 24일 오후 광주 서구 기아 오토랜드 광주2공장 완성차주차장에서 카캐리어 가동률이 떨어지며 완성차가 쌓여가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정부는 파업이 이어질 경우 시멘트·레미콘 등 피해가 큰 업종에 대해 선별적으로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오는 29일 국무회의에서 업무개시명령이 심의·의결된다면 2004년 도입 이후 첫 발동 사례가 된다.

원 장관은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려면 누가 업무를 거부했는지에 대한 정확한 확정이 필요하다"며 "법적인 요건을 엄격히 따져서 지킬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빠르면 다음 주 중으로는 업무개시명령이 발동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당장이라도 할 수 있도록 실무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6일 오후 경북 포항 소재 철강 산업단지의 포스코와 철강재 운송업체를 방문해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 거부로 인한 철강업계의 피해 상황 등을 청취했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제공]
국토교통부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6일 오후 경북 포항 소재 철강 산업단지의 포스코와 철강재 운송업체를 방문해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 거부로 인한 철강업계의 피해 상황 등을 청취했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제공]

이에 대해 화물연대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응주 화물연대 교육선전국장은 "대화와 교섭으로 풀어나가야 하는데,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겁박과 압박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안전운임제는 화물차 기사가 과로·과속·과적 운행을 할 필요가 없게끔 최소한의 운송료를 보장하고 이를 어기는 화주에게 과태료를 매기는 제도다. 2020년 시멘트와 컨테이너 화물에 한시 도입돼 올해 말 종료를 앞두고 있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를 영구화 ▲적용 차종과 품목을 철강재, 자동차, 위험물, 사료·곡물, 택배 지·간선 5개 품목으로 확대 ▲정부·여당의 안전운임제 개악안을 폐기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전국매일신문] 홍상수기자
HongSS@jeonmae.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