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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동두천시청은 지금… ‘직장 내 괴롭힘’으로 ‘내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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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동두천시청은 지금… ‘직장 내 괴롭힘’으로 ‘내홍’
  • 동두천/ 진양현기자
  • 승인 2023.01.29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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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한 신고 시스템+개선 의지 미약… 피해 누적 지속
지난 20일 경기 동두천시청 공무원노조 게시판에 올라온 ‘직장 내 괴롭힘’ 폭로 글이 공직사회 내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은 동두천시청사 전경. [동두천시 제공]
지난 20일 경기 동두천시청 공무원노조 게시판에 올라온 ‘직장 내 괴롭힘’ 폭로 글이 공직사회 내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은 동두천시청사 전경. [동두천시 제공]

설 명절을 앞둔 지난 20일 경기 동두천시청 공무원노조 게시판에 올라온 ‘직장 내 괴롭힘’ 폭로 글이 공직사회 내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게시글은 모 팀장의 인신공격, 과도한 업무지시 등 직장 내 괴롭힘(갑질)이 도를 넘었음을 호소했다. 이로 인해 부하 직원이 울음을 터뜨렸다고, 그만 멈춰달라고 덧붙였다.

이어진 다수의 댓글에서는 팀장급 이상 직원 10여 명이 거론됐다. 댓글 작성자들은 이들 역시 인격 모독, 폭언, 업무 전가, 사적 지시 등 지위의 우위를 이용해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유발한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하면서 다소 과격한 표현(악마·썩은 사과 등)으로 표현했다.

전국매일신문 취재 결과 지난해 시청 내 괴롭힘 신고 접수 부서에 접수된 신고는 ‘단 한 건’도 없었으며, 게시글에서 지목된 특정인의 경우 이전부터 인사부서 차원의 주의가 반복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이번 사안을 바라보는 공무원들에게서는 각기 다른 온도 차가 감지됐고, 대응이 부실할 수밖에 없었던 시스템의 한계 역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먼저 제보자는 “게시글은 많은 직원이 직접 겪고, 보고, 들은 팩트”라며 “일부 피해자들은 녹취, 진단서, 메신저 기록 등을 오래전부터 수집해온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어 “인사부서, 조사부서, 노조 등 조직 내 자정 시스템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 지 오래고, 익명성 보장이나 엄정한 조치에 대한 기대 역시 없다”며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확실한 변화의 바람이 불기를 바라면서 제보를 결정했다”고 얘기했다.

공무원노조 관계자는 “동료들의 성토는 안타깝지만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현재 노조 구성원은 동등한 직원 신분으로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된 고충을 접수할 수도, 피해 동료의 입장을 나서서 대변할 수도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또 “오는 2월 중 열릴 노조 회의에서 이번 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며 “피해 직원들을 어떻게 대변할지, 직원들에게 어떤 울타리가 돼야 하는지 그 권한과 책임에 대해 고민하고 건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인사부서 관계자는 “조직 내에는 괴롭힘 신고, 고충 처리 및 상담시스템이 이미 잘 갖춰져 있는 만큼 이를 적극 활용해주길 바란다”며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조직 화합을 위한 교육, 포럼 등 관련 부서에서 할 수 있는 조치들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해자로 지목된 직원은 “사실관계 확인도 없었고, 명확한 증거 없는 일방적 주장이라 억울할 따름”이라며 “대화로 원만히 해결할 수 있는 조직 내 단순 갈등을 마녀사냥으로 몰아가는 것 같아 자괴감이 든다”고 토로했다.

시 관계자는 “게시글 내용은 가감 없이 인사권자에게 보고됐고, 가해자로 반복 언급된 일부 직원은 인사이동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관계 조사를 위해선 가해자와 피해자가 특정돼야 하는데 게시글 내용만으로 조사에 착수하기엔 제한이 많다”며 “피해자 지원, 괴롭힘 신고율 향상 방안 마련 등 시 차원의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라고 덧붙였다.

[전국매일신문] 동두천/ 진양현기자
jyh@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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