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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문 입막음' 트럼프, 역대 美 대통령 중 첫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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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문 입막음' 트럼프, 역대 美 대통령 중 첫 기소
  • 이현정기자
  • 승인 2023.03.31 0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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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대배심, 기소 가결…트럼프 "정치적 박해" 반발
2016년 대선 때 성인배우에 입막음 돈지급 의혹
성인배우는 "누구도 법 위에 못 선다" 일침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웨이코에서 열린 2024년 대통령선거 첫 유세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의 성관계 입막음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스탈린식'이라고 비난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웨이코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웨이코에서 열린 2024년 대통령선거 첫 유세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의 성관계 입막음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스탈린식'이라고 비난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웨이코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역대 전·현직 미국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형사 기소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2024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공화당의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든 상태여서 이번 기소는 차기 대권레이스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타임스(NYT)는 30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대배심이 이날 성인 배우에게 성추문 입막음을 위한 돈을 지급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혐의는 며칠 안에 공소장이 공개될 때 함께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맨해튼 대배심이 23명으로 구성됐다는 점에서 최소 12명 이상이 기소에 찬성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변호하는 조 타코피나 변호사도 기소 사실을 통보받았다.

NYT에 따르면 이날 대배심 소집 시간인 오후 2시 직전 뉴욕시 맨해튼의 법원 청사에 트럼프 사건 수사를 주도하는 검사 3명이 형법 책을 들고 입장하는 장면이 포착돼 대배심 표결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표결 결과는 3시간 만에 나왔다.

성추행 입막음 의혹으로 기소 위기에 처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26일(현지시간) 뉴욕 트럼프 타워 앞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펼침막을 들고 서 있다. [뉴욕 로이터=연합뉴스]
성추행 입막음 의혹으로 기소 위기에 처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26일(현지시간) 뉴욕 트럼프 타워 앞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펼침막을 들고 서 있다. [뉴욕 로이터=연합뉴스]

성추문 입막음 의혹은 '스토미 대니얼스'라는 이름의 전직 포르노 배우가 지난 2016년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지난 2006년 혼외정사를 언론에 폭로할 가능성을 우려해 침묵을 지키는 대가로 그에게 13만 달러를 지급했다는 내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은 트럼프의 지시를 받고 대선 직전 대니얼스와 접촉해 이 돈을 전달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족기업인 트럼프그룹이 나중에 코언에게 13만 달러에 추가 비용 등을 더해 총 42만 달러를 갚아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럼프그룹 내부 문건에 코언에게 지급한 돈을 '법률 자문 비용'이라고 기재해 기업 문서 조작을 금지한 뉴욕주 법률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기업 문서 조작은 경범죄에 불과하지만, 선거법 위반과 같은 또 다른 범죄를 감추기 위해 회사 기록을 조작했다면 중범죄로 기소할 수 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트럼프그룹이 지급한 돈은 당시 대선후보였던 트럼프를 위해 사용됐다는 점에서 불법 선거자금 수수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성추행 입막음' 의혹을 받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20일(현지시간) 뉴욕 법원 앞에서 '트럼프는 끝났다', '법 위에 있는 사람은 없다'라고 쓴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욕 AP=연합뉴스]
'성추행 입막음' 의혹을 받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20일(현지시간) 뉴욕 법원 앞에서 '트럼프는 끝났다', '법 위에 있는 사람은 없다'라고 쓴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욕 AP=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소 결정 전부터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지자들을 향해 "항의하라"는 글을 올리며 검찰 수사를 정치적으로 활용해왔다.

그는 기소 결정 직후에도 성명을 내고 "이것은 정치적 박해이자, 역사상 가장 높은 수위에서 자행된 선거 개입"이라며 "난 완전히 무고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법원에서 무죄가 선고되거나, 일부 혐의만 인정될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녀사냥' 주장에 더 힘이 실릴 가능성도 있다.

기소 결정과 관련해 성추문 상대인 대니얼스는 변호인을 통해 "누구도 법 위에 설 수 없다. 진실과 정의가 승리하게 해야 할 때"라고 밝혔으나, 브래그 검사장 측은 언론의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브래그 검사장은 전임자 때부터 거의 5년 가까이 묵혀 '좀비 사건'으로 불리던 성추문 입막음 의혹도 충분히 기소할 수 있다고 판단해 올해 초 대배심을 구성하는 등 적극적으로 기소를 추진한 바 있다.

[전국매일신문] 이현정기자
hj_lee@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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