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이오장의 향기로운 詩] 달빛
상태바
[이오장의 향기로운 詩] 달빛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3.05.31 0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인 이오장
[이미지투데이 제공]
[이미지투데이 제공]

달빛
                - 배상호作

달빛이
때론 
위로가 되기도 하지만

달빛은
언제 보아도
외롭기 그지없다

처량한 마음이
달빛을 닮아서일까
보면 볼수록 서글퍼진다

달빛이 때론
친구처럼 다정할 때도 있으나
울컥한 심사를
흐드러지게 풀어놓는다

[이미지투데이 제공]
[이미지투데이 제공]

[시인 이오장 시평]
지구와 달의 거리는 38만 4,400km이다. 
지구를 공전하며 자전을 모르는 달은 뒷모습을 보여주지 않지만 태양의 반대편에 있는 지구의 한쪽에 햇빛을 받아 비춰준다. 
그 빛으로 밤을 지내는 사람들은 햇빛을 잊고 달빛의 고마움을 떠올린다. 

옛날부터 달은 낮을 잊은 사람들의 친구였고 멀리 떠나는 나그네의 동반자였다. 
자전하는 지구 한쪽이 태양의 반대편으로 밀려가면 밤이 되고 달은 밤의 지배자다. 

사람의 심리는 종잡을 수 없이 난무한다. 
희로애락의 변화 속에서도 또 다른 생각을 하게 되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주위 사람의 만류에도 엉뚱한 방향으로 달아난다. 

그런 속에서 밤에 떠오르는 달은 사람의 심리에 따라 변화무쌍하고 표현도 달리한다. 
이태백은 유독 달을 좋아하여 많은 작품을 남겼고 임금을 떠난 선비나 헤어진 님을 그리워하는 연인의 사연은 달빛에 의해 좌우됐다.

배상호 시인은 인생의 허무를 노래한 것이 아니다. 
배우자의 병환으로 많은 시간을 간병에 보냈으나 그때마다 믿음의 삶을 노래하였다. 

그러나 황혼의 허무를 완전히 잊은 것은 아니다. 
때론 달에서 위로받지만 외로움에 젖어 인생무상의 회한에 젖기도 한다. 

어둠을 밝히는 달빛이 살갗에 닿아 삶의 아픔을 돋게 한다. 
누구에게나 하소연할 대상이 필요한데 황혼에 들어서면 그 대상이 적어지고 외로움에 빠진다. 

그때 달에 말을 걸게 되고 큰 위로를 받는다. 
청춘에는 달빛이 사랑의 꽃이지만 늙음에는 달빛이 위로의 보약이라는 시인의 말은 누구에게나 통용되는 말꽃이다. 

[전국매일신문 詩] 시인 이오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