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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수 갈등' 중일, 유엔 총회서는 '자제 모드'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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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수 갈등' 중일, 유엔 총회서는 '자제 모드' 눈길
  • 김나현기자
  • 승인 2023.09.23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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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총회에서 연설하는 한정 중국 국가부주석 [신화사 캡처]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는 한정 중국 국가부주석 [신화사 캡처]

지난달 24일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 개시 무렵부터 외교무대에서 충돌을 거듭해온 일본과 중국이 제78차 유엔총회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언급 자체를 피했다고 아사히신문이 2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한 얘기를 전혀 꺼내지 않았다.

한정 중국 국가 부주석도 21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국 주도의 국제 질서에 맞서겠다는 뜻을 보이긴 했지만, 오염수 해양 방류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오염수 방류 개시 이후 양국이 이 문제를 두고 외교무대에서 충돌을 거듭해온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기시다 총리는 지난 6일(현지시간)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때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이유로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한 중국을 향해 "돌출 행동을 했다"고 먼저 비판한 바 있다.

당시 같은 회의에 참석한 리창 중국 총리도 일본이 '처리수'로 부르는 물을 '핵오염수'로 지칭하면서 "일본은 국제적 의무를 충실하게 이행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신문은 중국과 대화를 모색하는 일본과 국제무대에서 고립된 인상을 주지 않으려는 중국의 속셈이 맞아떨어지면서 이번 유엔총회 기간 양국이 갈등을 피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일본 외무성의 한 간부는 "일본을 지지하는 나라가 늘어나는 가운데 굳이 유엔 무대에서 (오염수를) 얘기할 필요는 없었다"며 얘기를 먼저 꺼내지 않음으로써 "중국측 반론을 초래하는 일을 피했다"고 언급, 전략적인 판단도 있었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유엔 총회 양상과는 달리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한 지 한달가량 흘렀지만, 양국 갈등은 좀처럼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5월 부산감천항수산물시장 수산물창고에 놓인 일본산 활가리비. [연합뉴스]
5월 부산감천항수산물시장 수산물창고에 놓인 일본산 활가리비. [연합뉴스]

중국은 지난달 24일 일본이 오염수 해양 방류를 강행하자 곧바로 일본산 수산물을 전면 수입 금지했고 일본 수산업에는 이미 상당한 충격파가 전해지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세관)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액은 1억4천902만위안(약 271억원)으로 작년 동월보다 무려 67.6%나 감소했다.

중국은 일본 수산물의 최대 수출시장이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일본의 지난해 수산물 수출액은 3천873억엔(약 3조5천억원)으로 이 가운데 중국이 871억엔(22.5%)을 차지했고 여기에 홍콩(755억엔) 수출분까지 합치면 비중이 40%도 넘는다.

이런 타격 때문에 일본 정부는 현재 수산물 소비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며 수산업 지원 기금을 이미 적립한 800억엔서 1천7억엔으로 늘렸다.

하지만 중국의 수입 금지가 길어지면서 벌써 일본 수산업계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수산물 수출 품목인 가리비 주산지인 홋카이도의 남부 지역 하코다테 시의회는 최근 오염수 해양 방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일본 정부에 요구하는 의견서를 채택하기도 했다.

[전국매일신문] 김나현기자
Nahyeon@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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