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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경청하러 왔다"...이준석 "환자는 서울에" 만남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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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경청하러 왔다"...이준석 "환자는 서울에" 만남 '불발'
  • 이채열 기자
  • 승인 2023.11.05 0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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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위원장, 부산 깜짝 방문, 이 전 대표 영어로 싸늘한 응대 '거리 둬'
-인, 콘서트 후 대화없이 '상경'..."생각정리해 서울에서 이야기 하겠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 4일 이준석 전 대표를 만나기 위해 부산을 방문했다. 경성대 중앙도서관에서 열린 '바보야 문제는 정치야'라는 토크콘서트에 깜짝 방문했지만, 직접 만남은 불발됐다.[연합뉴스 제공]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 4일 이준석 전 대표를 만나기 위해 부산을 방문했다. 경성대 중앙도서관에서 열린 '바보야 문제는 정치야'라는 토크콘서트에 깜짝 방문했지만, 직접 만남은 불발됐다.[연합뉴스 제공]

지난 4일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이준석 대표를 만나기 위해 부산행을 택했지만, 결국 만남이 성사되지 못한 채 빈손으로 상경했다.

국민의힘 혁신위는 인 위원장이 이날 오후 3시 부산 경성대 중앙도서관에서 이 전 대표와 이언주 전 의원이 진행하는 '바보야 문제는 정치야' 토크콘서트'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서면 공지를 통해 전했다. 이 일정은 당초에 없었던 것으로 인 위원장이 이 전 대표를 만나겠다는 의지에 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만남은 녹록치 않았다. 이준석 전 대표는 맨 앞 객석에 앉은 인 위원장을 향해 영어로 응대하며 거리를 뒀다. 이 전 대표는 인 위원장을 'Mr. Linton'으로 부르며 영어로 그를 향한 포문을 열었다.

이 전 대표는 영어로 "이제 당신은 우리의 일원이 됐다. 그리고 우리의 민주주의에 더욱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본다. 바로 당신이 젊은 날 지키고자 했던 그 민주주의"라고 했다.

이어 이 전 대표는 "언젠가 반드시 당신과 내가 공통된 의견에 도달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그러나 당신은 오늘 이 자리에 올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라고도 말했다.

또 그는 "특히 최근 강서 선거에서 무엇을 배웠나. 강서 지역민들과 대화하고자 노력해봤나"라며 "그들은 분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든 해답은 그들의 이야기에서 찾을 수 있다. 그들의 언어를 따르고, 갈등을 조장하려 하지 않는다면 기꺼이 대화할 의사가 있다"며 "하지만 현재로서는 자격이 없다"고 직격하며 영어로 이야기를 한 이유라고 했다.

그리고 "우리의 일원이 됐지만, 우리와 같아 보이지 않는다. 우리 편에 서 달라, 그리고 우리와 같은 언어로 말해 달라. 민주주의의 언어로 말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에 인 위원장은 "영어를 나보다 훨씬 잘하는 것 같다"며 큰소리로 웃었다.

그러자 다시 마이크를 잡은 이 전 대표는 "여기서 내가 환자인가. 오늘 이 자리에 의사로 왔나"라고 인 위원장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러면서 "진짜 환자는 서울에 있다. 가서 그와 이야기하라. 그는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인 위원장은 또다시 웃음을 터트리며 "경청하러 왔다"고 답했다.

이후 인 위원장은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토크콘서트를 지켜보다, 종료 직전 자리를 떠났다. 이후 이 전 대표와는 별다른 대화 없이 곧바로 상경했다.

인 위원장의 이번 부산 방문은 이 전 대표와 만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당 혁신위는 이날 "사전에 합의된 것은 아니지만, 혁신위원장의 평소 소신대로 국민의힘의 전 당대표인 이준석 대표의 의견을 듣기 위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인 위원장은 "나이는 동생이지만 정치로는 선배님"이라며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만남"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반면, 이 전 대표는 인 위원장의 부산 방문이 알려진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통미봉남, 화전양면책은 휴전선 이북의 친구들이 자주쓰는 기본 전술이지요"라며 당 혁신위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한 줄로 피력했다. 

북한 대남전략의 하나인 '통미봉남'(通美封南)은 소통은 미국과 하고 남한과 대화는 봉한다는 의미이며, 화전양면책은 겉으로는 평화를 이야기하며 속으로는 전쟁을 준비한다는 뜻이다. 

이 전 대표가 이날 인 위원장에게 지칭한 '환자'가 누구냐라는 것과 페이스북에서 밝힌 자신의 의견이 누구를 겨냥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해석이 분분, 논란이 일 전망이다.

한편, 인 위원장이 콘서트 장을 떠나며 "오늘은 들으러 왔다. 생각을 정리해 서울에서 이야기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향후 만남이 성사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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