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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가난하지만 행복한 나라 라오스를 다녀와서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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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가난하지만 행복한 나라 라오스를 다녀와서 ②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3.12.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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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 국제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 루앙프라방의 탁발(托鉢)행렬. 나눔과 베품의 불교의식이다. 라오스의 새해 최대 명절은 4월 15일이다. 이때는 새해의 복을 빌어 준다며 서로에게 물을 뿌려준다,>

라오스 탐방 3일차. 이른 새벽 5시. 어둠을 뚫고 루앙프라방의 탁발(托鉢)행렬을 보러 갔다. 새벽부터 동자승의 탁발행렬이 주홍빛으로 거리를 수놓는다. 동남아시아에서 두루 행해지는 탁발이지만 루앙프라방의 탁발이 특별한 이유는 650년간 이어온 전통으로 신성한 아침의 기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라오스 전역에서 1년 365일 하루도 쉼 없이 매일 새벽 5~7시에 이루어지는 나눔과 베품의 종교의식이다. 탁발은 끼니를 굶는 사람을 구제하는 라오스의 독특한 문화이다. 탁발은 ‘바리때(절에서 쓰는 승려의 공양 그릇)를 받쳐 들다’라는 뜻으로 출가 수행자는 발우(鉢盂:승려들이 공양할 때 사용하는 식기)를 들고 마을로 나가서 음식을 얻는 행위를 말한다. 단순한 구걸이 아니라 하나의 수행 방식이다.

탁발을 통해 아집(我執)과 아만(我慢)을 없애고 무욕(無慾)과 무소유(無所有)를 실천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들은 이렇게 공덕을 쌓아 내세(來世)에 그가 원하는 사람으로 다시 환생(還生)한다고 굳게 믿고 있다. 탁발은 현지 주민과 여행객들이 참여한다. 여행객들이 3달러를 주면 탁발 자리와 음식을 제공해 주어 탁발을 체험하게 한다. 이색적인 탁발을 체험하기 위해 라오스 루앙프라방에 온 여행객들이 현지 주민보다 훨씬 많다. 특히 이웃 나라 태국 여행객들이 많이 있다. 탁발행렬은 관광 상품으로 자리를 잡은 듯하다. 탁발 음식은 찹쌀로 만든 밥, 물, 과일, 과자 등 다양하다. 이외에도 꽃, 돈 등도 드린다.

탁발행렬은 황색 장삼(長衫)을 두른 노스님부터 동자승의 차례로 줄을 선다. 초등학교 수준의 어린이도 영원한 해탈(解脫)과 영생(永生)을 얻고자 삭발하고 수도를 한다. 어린이들은 대부분 가난한 형편 때문에 부모와 헤어져 사찰에서 생활한다. 탁발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기도하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서 스님에게 음식을 바친다. 스님은 자기가 원하는 것, 즉 하루에 필요한 만큼의 식량만 받고 나머지는 나누어 준다.

탁발행렬을 보고 바로 뒤에 있는 왓마이(Wat Mai) 사원을 둘러보았다. 왓 마이는 ‘새로운 절’이라는 뜻을 간직한 사원이다.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초반까지 완성하는 데만 70년이 걸린 사원이다. 만탓투랏왕(King Manthatourath)이 재임하던 1821년에 건립됐다. 한때는 라오스의 큰 스님인 프라쌍카라즈(Phra Sangkharaj)의 거주지로 사용됐다고 한다. 다섯 겹으로 쌓여 진 지붕이 있는 목조 건물로 전통적인 루앙프라방 양식이다. 본당의 입구를 받치고 있는 기둥은 아름다운 금장식이다. 수려한 툇마루에는 부처의 화신이라는 베르산트라(Versantra)의 일생을 설명해 놓았다. 문틀은 금으로 양각(陽刻)되어 있어 호화스럽다. 황금부조(黃金浮彫)로 라마야나 이야기와 현지 마을의 생활상도 새겨져 있다.

이 사원에서는 ‘분 삐마이’ 축제기간(4월 14일~16일 / 3일간)동안 파방불상을 옮겨와 화려한 장식을 하고 불공을 드린다고 한다. 분 삐마이 축제는 라오스의 새해 최대 명절 축제이다. ‘분’은 라오스어로 ‘축제’를 의미하고, ‘삐마이’는 ‘새해’라는 뜻이다. 지난해의 액운을 떨쳐내고 새해의 복을 기원한다는 의미로 서로에게 물을 뿌리며 상대에게 복을 빌어 주는 축제이다. 라오스는 4월 15일이 설날이고 14일부터 16일까지가 연휴이다. 이 시기에 여행하는 외국인에게도 예외 없이 물을 뿌린다고 한다. 4월 14일은 ‘낡은 쏭칸(새해)이 떠나는 날’로 집 안을 깨끗이 청소하고, 사원에서는 불상을 닦아준다. 15일 둘째 날은 ‘휴식의 날’로 온 가족이 함께 보낸다고 한다. 16일 마지막 셋째 날은‘새로운 쏭칸(새해)이 오는 날’로서 아홉 개의 사원을 순례하며, 불상에 물을 뿌리는 의식을 한다고 한다.

탁발행렬과 왓마이 사원을 보고 나니 여명(黎明)이 밝아오면서 메콩강에 물안개가 피어오른다. 사원 옆에 있는 포시시장(Talat Phosy)으로 발길을 옮겼다. 일명 아침시장(Morning Food Market)이라 일컫고, 좁은 골몰에서 열린다. 이곳은 매일 아침 좌판을 펼치고 식료품을 판매하는 상인들이 자리를 잡는데 아침이 더 활기차다. 돼지고기, 닭고기, 분홍색 달걀, 생선과 벌집, 각종 과일 등 다양한 먹거리와 예쁜 수공예품, 옷 등 생활용품도 즐비하다.

전통 코코넛 빵 카오놈꼭(Khao Nom Kok)과 풀빵, 밥을 곁들여 먹는 것도 비슷한 라오스식 고추장 째오벙(Jaewbong), 전통 막걸리, 자리에서 직접 즙을 낸 라임 주스까지 이색적이지만 입맛을 사로잡는다. 시장이 끝나는 지점에는 메콩강이 맞닿고 있다. 이 지역은 과거 라오스 왕이었던 시사방봉의 이름을 인용해 시사방봉거리(Thanon Sisavang Vong)라 부른다. 건물들은 프랑스 점령 시절 지어진 이국적인 거리 모양을 자아내며 라오스의 어떤 도시와도 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아름다운 주변 경치에 취하다 보니 배가 고파오기 시작했다. 아침이 예약되어있는 호텔 레스토랑으로 돌아왔다. ​야외에도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고 수영장과 연결된 좋은 레스토랑이다. 라오스식에 유럽식을 더한 고급스럽고 푸짐한 아침 뷔페로 꾸며놓았다. 깔끔하며 퀄리티(Quality)가 매우 높았다. 다양한 과일, 샐러드가 준비되어 있고, 볶음요리, 쌀 요리, 죽 등 기본적인 메뉴가 알차게 있었다. 즉석조리 코너에는 오믈렛, 스크램블 에그를 주문하면 바로 요리해 준다. 오믈렛은 볶음밥이랑 같이 비벼서 먹으면 맛을 더한다. 베이커리 코너에는 미니 토스트기가 있어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한국인 입맛에 잘 맞았다.

루앙프라방역에 도착했다. 방비엥으로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 앞서 비엔티안역에서와 같이 보안검색대를 통과하고 기차에 올랐다. 루앙프라방에서 방비엥까지는 직선거리로 100km가 조금 넘는다. 기차요금은 13만5천킵(약 1만원)이다. 수려한 산과 푸른 들판을 달려 1시간 만인 12시에 방비엥역에 도착했다.

방비엥은 라오스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있는 자연이 매우 아름다운 소도시이다. 수상레저 도시로 여행 인프라가 발달 된 역동적인 지역이다. 걸어서 20분 정도면 번화가를 전부 볼 수 있다. 어디벤처(Adventure) 투어의 천국으로 청춘의 메카다. 산수가 수려해서 산과 물을 이용한 액티비티(Activity)의 중심지이며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중국의 계림(桂林)에 비견(比肩)될 정도로 자연경관이 아름답다.

대표적인 관광지로는 탐쌍동굴과 블루라군 등이 있다. 카르스트 지형(Karst topography:석회암 등의 물에 녹기 쉬운 암석으로 구성된 대지가 빗물 등에 의해서 용식(溶蝕)되어 생성된 지형)으로 둘러싸인 멋진 계곡과 괴암(怪岩)은 에너지를 솟구치게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강원도 영월, 평창, 삼척과 충청북도 제천, 단양 일대에도 카르스트 지형을 볼 수 있다. 한편 방비엥 지역은 해발 1,500m가 넘는 산들이 많아 험준한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고산마을의 아이들을 반갑게 만난다. 유유자적(悠悠自適)하게 어울리며 만족할 수 있는 자연 여행지이다.

점심도 먹을 겸 탐쌍동굴(코끼리동굴)과 탐논동굴(Tham None)이 있는 곳으로 식당을 찾아갔다. 식당으로 가는 길은 비포장도로로 울퉁불퉁해 승용차나 버스는 다니기가 불편했다. 방비엔의 특수 차인 썽태우를 타고 30분 정도를 달려 도착했다. 썽태우는 한국의 작은 트럭을 짐 싣는 대신 세로로 긴 나무 의자를 설치해 사람이 앉아 가도록 개조한 차이다. 엉덩이가 들썩들썩 아팠지만 그래도 한국 트럭을 개조한 것이라 내심 좋았다. 방비엥에서 운행되는 백여 대의 썽태우는 모두 한국 트럭이다. 시장기가 극에 달했다. 방비엥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음식이지만 꼭 먹어야 할 음식으로 바게트 샌드위치를 꼽는다. 바게트 빵은 한쪽 면을 기름에 살짝 튀기고 먹기 좋게 반으로 갈라져 있다. 그 안에 소고기, 베이컨, 치킨, 소세지, 양상추, 양파, 토마토 등 다양하게 넣어 먹는다.

냉큼 한 개 먹어 치우고 한국에서 먹었던 삼겹살이 너무 그리워 신닷(Sin Dat)을 먹었다. 신닷은 방비엥뿐만 아니라 라오스 어느 지역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으로 채소는 데쳐서, 고기는 구워서 함께 먹는 음식이다. 가장자리가 파여 있는 특수 그릴에 가운데에는 고기를 올리고 가장자리에는 육수를 부어 채소를 샤브샤브처럼 데쳐 먹는 요리로 일품이다. 신닷은 베트남전쟁 때 한국 사람이 요리법을 전수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한국식 변형 요리로 라오스 사람들에게도 사랑받는 외식 메뉴로 자리 잡았다. 야채는 듬뿍 주며 무한 리필이다. 후식으로 망고는 단골 메뉴처럼 나왔다.

점심을 먹고 인근에 있는 탐 쌍(Tham Xang)동굴을 갔다. 탐 쌍 동굴은 작은 동굴로 숲속에 있어 한적한 자연을 즐기기에 편안한 곳이다. ‘탐’은 ‘동굴’, ‘쌍’은 ‘코끼리’를 뜻한다. 그래서 그런지 코키리 동굴로도 불린다. 신기하게도 진짜 코끼리 같은 다양한 종류석(鍾乳石:동굴의 천장에 고드름처럼 매달린 원추형의 광물질)이 동굴 내 천장을 장식하고 있다. 현지 사람들은 천사 모양의 종유석도 있다고 하여 엔젤동굴이라 부르기도 한다. 동굴 안에 작은 불상도 있고 여느 동굴 못지않게 아기자기하다. 그렇게 크지 않은 동굴이라 30분 정도면 족히 돌아 나올 수 있다.

탐쌍동굴 구경을 마치고 바로 옆에 있는 탐논(Tham None)동굴로 향했다. 산밑 숲에 가려져 있는 그늘진 수중동굴이다. 동굴 천장에 흩어진 환상적 형광석과 작은 개체의 석순(石筍)은 우리에게 신비로운 이야기를 전해준다. 탐논동굴은 외부에서 보면 바위틈에서 물이 흘러나오는 것처럼 보이는데 튜브를 타고 들어가 보면 천장이 정말 높은 동굴이다. 튜브를 타고 물길을 따라 들어가는 기상천외한 탐험을 할 수 있는 동굴이다. 동굴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구명조끼를 입고, 어두운 동굴을 볼 수 있게끔 안전모 앞에 헤드랜턴을 착용한 뒤 튜브를 타고 밧줄을 당겨가며 100m 정도의 동굴을 돌아 나오는 도전적 수중 체험 코스이다.

어두운 동굴 속에서 검은 튜브에 눕다 보니 물에 등어리가 완전히 젖어 추웠다. 동굴 내부에 조명은 없지만 수많은 헤드램프에 비춰진 천장의 동굴은 손으로 빚은 듯 매끄럽다. 박쥐나 다른 생물은 보이지 않는다. 물은 비교적 깨끗해 보인다. 튜브를 타고, 줄을 잡고, 머리를 동굴에 부딪히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천천히 이동해야 한다. 굽이치는 물줄기에 밧줄을 당기면서 가려니 팔이 여간 힘이 드는 것이 아니다. 유격 훈련 수준이다. 처음에는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라 쉽지 않았지만, 반대로 동굴을 나올 때는 물살 덕택에 쉽게 나왔다. 어두운 동굴 속 모습은 색다른 대자연의 화려함과 지하 세계의 신비로움을 보여준다.

옷이 흠뻑 젖은 상태로 썽태우를 타고 30분 달려 블루라군(Blue Lagoon)에 도착했다. 블루라군이라는 이름처럼 매력적인 에메랄드 빛깔의 물빛이 황홀하게 맞는다. 다이빙과 수영을 할 수 있는 수심 약 5m가량의 천연 풀장이다. 바로 옆에 우람하게 자란 나무가 천연 다이빙대 역할을 한다. 다이빙대 높이는 10m 정도로 무서움과 두려움을 최고도로 느끼게 한다. 대다수 서양의 젊은 남녀들은 주저 없이 물속으로 뛰어내리는 데 아시아인들은 뛰어내리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한국 여행객도 많았지만 유일하게 70대의 우리 일행 3명만이 용감하게 뛰어내렸다. 뛰어내릴 때는 코를 잡고 뛰어내려야 하는데, 멋진 모습을 보이려고 양팔을 벌리고 뛰었다. 물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코에 물이 들어가 당황한 기색이 보였다. 그럼에도 왕년에 군대 유격 훈련의 시련을 생각하며 아무렇지 않은 내색을 보인다. 오히려 “내 나이가 어때서” 청춘을 불러온다. 이를 보던 많은 관광객이 환호(歡呼)와 박수를 보낸다. 내가 보기엔 헤엄치랴 코에 물이 들어가 기침하랴 시원한 순간이 얼얼하기만 했을 것 같이 보였다. ‘꽃보다 청춘’이라는 국내 TV 프로그램에서 홍보가 많이 된 탓인지 한국인 관광객이 많았다. 영화 속 풍경 같은 줄타기 그네와 다이빙대가 낭만적으로 느껴지며 청춘들의 웃음이 메아리친다.

블루라군에서 여정을 즐긴 후 썽태우를 타고 30분을 달려 메콩강의 지류인 쏭강(Nam Song)으로 향했다. 방비엥의 쏭강은 강폭이 좁고 물의 깊이가 허리쯤 오는 시냇물 같다. 물살이 고요해 카야킹(Kayaking)을 즐기기에 최적의 명소이다. 카약킹은 방비엥에서 즐길 수 있는 투어의 하이라이트이다. 2인 1조를 이루어 작은 카약(kayak)에 승선하여 쏭강 상류에서 하류까지 3km를 노 저어 내려가는 것이다. 카약은 전통적으로 인력 보트로 양날 노를 저어서 추진 동력을 얻어 수면을 달린다.

작은 카약이라 원칙은 2인 1조인데 안전 문제도 있고, 힘이 든다며 현지인 1명이 더 승선해 조정하면서 노를 저어 준다.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며 바다와 강, 호수를 따라 노를 젓는 것만큼 편안한 것이 어디 있을까.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1km쯤 노를 저으니 팔, 어깨, 등, 허벅지, 종아리, 복부까지 모든 근육이 아팠다. 비슷하게 6척의 카약이 출발했는데 우리 부부가 탄 카약이 그중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었다. 일행 가운데 가장 젊은 부부가 온 힘을 다해 노를 저었는데 이렇게 떨어지다니 부끄럽기까지 했다.

나중에 일행들이 한바탕 웃는다. 앞에서 보니 우리 카약에 탄 현지인은 노를 젓지 않고, 먼 산만 보면서 회심(會心)의 모습을 보이고 있었단다. 다른 팀의 현지인은 경쟁이나 하듯이 신나게 노를 저었다고 이구동성 이야기한다. 우리 부부는 뒤에서 현지인이 열심히 노를 젓는 줄만 알았다. 뒤를 돌아볼 겨를도 없고 뒤쪽을 보면 카약이 중심을 잃고 비틀거려 뒤집힐 것만 같았다. 그렇지만 아름다운 천혜의 절경과 흐르는 강물에 자연을 만끽하다 보니 아픔도 사라졌다.

해가 저물며 쏭강에 저녁노을이 짙게 깔려온다. 강과 어우러진 이 멋진 경치를 놓치기가 아쉬워 롱테일보트(스피드 보트) 타기에 도전했다. 롱테일보트는 큰 보트가 아니고 카약 버전에 전동 모터를 단 작은 보트다. 쏭강을 따라 보트를 타고 40분 동안 물살을 가르며 올라가는 스릴이 마음을 졸여 준다. 여기에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강가의 풍경과 저녁노을이 어우러져 절로 시가 읊어진다. 보트 1대에 2명이 탈 수 있다. 보트를 조정해주는 현지인의 능수능란(能手能爛)한 기술로 낮은 곳과 물속에 살짝 잠겨 있는 암초(暗礁)도 잘 비켜 가며 속도를 낸다. 카약킹과 수중동굴 튜브 타기는 힘들었는데 롱테일 보트는 참 시원하고 재미있었다. 쏭강은 수상 레포츠의 파라다이스이다. 열기구를 타고 하늘 위에서 방비엥의 전경을 둘러보며 짜릿한 전율을 느낄 수도 있다.

수려한 산세에 둘러싸인 방비엥에서의 여정은 메콩강의 붉은 석양과 함께 아쉬움을 남겼다. 10분 정도 썽태우를 타고 방비엥의 시내 식당으로 옮겨 비프스테이크로 저녁을 먹었다. 소고기는 등심이 나왔다. 두께는 1.5㎝, 고기덩어리는 130g 남짓으로 알맞았다. 연하고, 풍미가 좋았다. 당근·콩·마카로니 등 샐러드를 곁들여 먹으며 방비엥의 진한 맛을 느꼈다. 저녁을 먹고 인근 마사지샵에서 피로를 풀고 호텔로 들어갔다. 호텔은 방비엥시내에서 10분 거리에 있으며 깨끗하고 조용하다. 호텔 정원에는 작은 수영장이 있고, 강 주변이라 풍광도 좋았다. 멀리 보이는 산들은 병풍처럼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내일 만나게 될 고대와 현재의 비엔티엔을 상상하며 하루를 정리한다.

[전국매일신문 칼] 문제열 국제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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