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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의 데스크席] 풍산개 ‘파양’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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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의 데스크席] 풍산개 ‘파양’ 논란
  • 최재혁 지방부국장
  • 승인 2022.11.17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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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 지방부국장

최근 들어 뜻밖에 두세 마리 하얀 풍산개가 화제가 되었다. 여기서의 풍산개는 지난 2018년 남북 정상회담 때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권력자 김정은에게서 받아온 선물이다. 그걸 손수 키우겠다며 5월 양산 사저로 데리고 간 문 전대통령이었다. 그런데 얼마 전 ‘못 키우겠다’며 나라에 반납했다는 얘기가 사람들 입질에 왁자하게 오르내린 거다.

한쪽에선 월 250만원의 양육비를 주기로 한 정부가 안 주고 있으니 반납하는 게 맞다고 한다. 다른 한쪽은 좋아서 데려가놓고 사료값마저 나랏돈 달라느냐는 투다. 이에 어떤 이가 평하길 “좀스럽고 민망하다”고 했다. 언젠가 들어본 적 있는 조롱이다. 또 다른 이는 “야비한 언론플레이로 전직 대통령을 욕뵈느냐”고 분개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 측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선물 받아 키우던 풍산개 ‘곰이’와 ‘송강’을 정부에 반환하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9월 평양에서 열린 3차 남북정상회담 뒤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곰이와 송강을 선물 받았다. 퇴임 후에 이 두 마리에 곰이가 낳은 새끼 7마리 가운데 ‘다운이’까지 양산으로 데려와 키우다가 이번에 정부에 반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와 기업 국민 모두가 이자, 달러, 물가 등 3 고 현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데 이런 때에 문재인 전 대통령은 풍산개 두 마리를 키우는 관리비용을 국가 예산으로 주지 않는다고 대통령실과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문 대통령 측은 “대통령 기록관으로부터 위탁받아 관리하고 있는 풍산개 두 마리 관리비용을 국가 예산으로 지원하겠다던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사실 과다르다”라고 반박했다.“해당 시행령은 대통령기록관 소관으로 행정안전부, 법제처 등 관련 부처 간 협의 중인데 입안 과정을 기다리지 않고 반환하는 건 전적으로 문대통령 측판단”이라고 반박하고 나서 전. 현직 대통령 간 ‘풍산개’ 공방전이 벌어졌다.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9월 남 북 정상회담 때 북한 김정은으로부터 풍산개 한쌍을 선물로 받았다.

새끼를 7마리를 낳아 6마리를 분양하고 ‘곰이’와‘송강’ 등 3마리를 기르고 있었다. 그러다가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인 3월 28일 청와대를 방문했을 때 문대통령이 개에 대해 물었다. 문전 대통령이 윤석열 당선자에게 물을 때는 자기가 퇴임 후 사저로 데려가 키우고 싶은 생각이 있어 의중을 떠 본 것이다.이에윤석열 당선인은 배려 차원에서 “반려견은 키우던 사람이 정도 들고 계속 키우는 것이 좋을 것 같다”라고 화답했다.

문대통령은 “나도 데려가 키우면 좋을 것 같다”라고 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문 전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인 지난 5월 9일 대통령기록관과 맺은 협약의 후속 조치인 시행령 개정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통령기록관은 동식물을 관리·사육할 시설을 갖추지 않은 데다 동물복지까지 고려해 당시 문 전 대통령에게 풍산개를 맡기는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는 ‘사육 및 관리에 필요한 물품 및 비용을 예산의 범위 내에서 지급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으나, 시행령이 개정되지 않으면서 돈이 지급되지 않아왔다. 이와 관련해 여권은 문 전 대통령의 처신을 꼬집고 있고, 야권은 정부 책임으로 돌리고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사료값이 아까웠나”, 김기현 의원은 “대북 평화 쇼를 위해 써먹다가 용도가 폐기되자 파양한 것”, 홍준표 대구시장은 “전직 대통령은 키우는 개도 나라가 관리해주나”고 비꼬았다.

반면 민주당 정청래·윤건영 의원,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현 정부가 시행령을 개정해 주지 않아 빚어진, 순전히 정부의 잘못 때문이라고 방어막을 쳤다. 문 전 대통령 측의 주장대로 애초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정부의 잘못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국민들의 눈에는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고액의 연금을 받는 문 전 대통령이 돈 때문에 풍산개를 반환한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7가구 중 1가구꼴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나라에서 돈 때문에 파양하는 것으로 비쳐져 불편함과 동시에 유감스럽다. 풍산개들은 동물병원에서 새로 맡겨질 기관이나 개인을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책임 소재를 떠나 풍산개들이 정서적인 충격과 상실감에 시달리는 건 아닌지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왜 우리는 여기에 있어야만 하나요. 무슨 잘못을 했다고….”

풍산개들은 자신들을 돌려보낸 문 전 대통령과 지원에 소극적인 정부를 향해 이렇게 하소연하고 있을지 모른다. 곰이가 낳은 새끼 ‘다운’은 당분간 양산에서 지낸다고 한다. 어미가 얼마나 그리울까. 매월 들어가는 개 2마리 사육비 250만 원을 국가 예산으로 지원해주지 않으니 정부에 반환하겠다는 것.

정부나 국민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 시기에 정부가 개 사육비 안 준다고... 사람이 미우면 개까지 싫어지는지 개싸움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사사건건 싸움질인 정치판에서 개라고 예외는 아닌 모양이다. 사실상의 파양으로 반려견을 키우는 많은 국민을 더 착잡하게 하지 않길 바란다.

[전국매일신문] 최재혁 지방부국장
jhchoi@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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