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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의 데스크席] 사랑의 연탄 나눔에 동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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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의 데스크席] 사랑의 연탄 나눔에 동참해 보자
  • 최재혁 지방부국장
  • 승인 2022.11.24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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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 지방부국장

추위가 본격화되면서 연탄으로 겨울을 나야하는 에너지 취약계층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고 한다. 필자의 유년 시절 추운 겨울날 연탄불을 갈던 기억이 난다. 연탄불을 꺼트리지 않으려고 조심조심 다 탄 연탄을 버리고, 새 연탄을 옮기던 때가 있었다. 다들 가난해서 연탄 쓰는 게 당연했고, 그 연탄불이 집 안의 온기를 지켜주는 큰 역할을 하던 시기였다. 그랬던 연탄이 기름, 가스, 전기 보일러에 자리를 내어주고 변방으로 물러났다. 그래도 여전히 연탄은 추운 겨울이면 생각나는 대상이다.

겨울철에는 각종 기업과 단체들의 연탄 기부가 끊이지 않는다. TV를 보면 장갑 끼고 좁다란 골목에 있는 낡은 집에 사는 노인들에게 연탄을 배달해주는 모습이 종종 나온다. 요즘에도 연탄을 쓰는 집이 있구나 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데, 여전히 저소득층의 집에는 연탄이 요긴하게 쓰인다고 한다. 연탄은 한쪽은 돈 없는 가난한 집으로 가고, 다른 한 쪽으로는 고기 구워 먹는데 쓰이는 곳으로 간다.

최근 ‘등유·연탄값 치솟아 후원 줄어, 쪽방촌 겨울철 난방 비상’기사가 눈길을 끈다. 가격 치솟은 난방재에 복지지원도 뜸해 소외층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들 소외층에게 다가올 겨울은 두려움 그 자체이다. 아직 초겨울인데 벌써부터 견디기 어려울 만큼 추워지면서 그들의 고민 또한 깊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그 어느 때보다 매서운 겨울 추위가 눈앞에 있지만, 온정의 손길이 줄어들면서 생활이 어려운 이웃들이 더욱 추운 겨울을 보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기상청은 올 겨울 날씨가 평년과 비슷하거나 더 추울 것으로 전망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이상기온 탓에 극단적인 한파나 대설도 예상하지 않을 수 없다.

날씨가 추워지면 취약계층이 걱정이다. 특히 이들에게 추운 겨울은 생존과 직결될 만큼 고난한 계절이다. 때문에 항상 이맘때면 이들을 위한 겨울나기 준비가 곳곳에서 이뤄진다. 개인과 기업들의 후원을 통해 빈곤층 지원 물품을 모으는 것이다.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한겨울이 다가오고 있지만, 경기침체에 물가상승까지 겹친 여파로 소외계층을 향한 온정이 식고 있다.연탄은행은 겨울철, 연탄 사용 가구 지원을 위한 기부 모금 활동과 연탄 배달, 연탄 사용 수요 조사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지난 2002년 처음 설립된 연탄은행은 올해 기준 서울·부산·인천·대구·대전·속초·강릉·전주·충북 등 전국 31개 지역과 국외 2개 지역에 지사를 두고 있다. 연탄 나눔 봉사를 하고 있는 연탄은행전국연합회에 따르면 연탄 후원이 급감했다. 현재까지 이 단체 산하 지역별 연탄은행에 후원된 연탄은 예년 물량의 60%가 되지 않는다. 아직 12월까지 집중 후원 기간이 남아 있긴 하지만 예년 수준인 700만장 확보를 달성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이렇듯 후원이 줄어든 것은 경제난과 고물가 탓이다. 경제가 어려워지다 보니 기부금액을 줄이는 개인과 기업체가 많아졌다. 내년부터는 아예 사회공헌사업에 참여하지 못하겠다는 기업들도 있는 모양이다.연탄값이 크게 오른 것도 물량이 줄어드는 요인 중 하나다. 1장에 700원하던 연탄값은 850원 안팎으로 올랐다. 고지대 배달할 경우 1200원까지 띈다고 하니 경제적 부담이 이만저만 아니다.

기부받은 연탄을 전달하는 것도 어려워졌다. 한 해 1000만명 이상이 활동하는 연탄 나눔 봉사자가 올해는 6000명 수준에 그치고 있다. 코로나19 영향도 있겠으나 연탄 사용 계층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시들해진 것은 아닌지 자문해볼 일이다.연탄 사용 가구는 대부분 경제활동이 어려운 저소득층이다. 홀몸노인이나 장애인, 기초수급자, 차상위 가구가 많다. 한 해 겨울을 나기 위해선 최소 1000장 정도의 연탄이 필요하다고 한다. 빈곤층에게는 만만치 않은 난방비다.

경제 비상시기에 나눔의 기부가치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기부와 후원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된 우리주변의 불우이웃들에게는 더없는 값진 선물이 아닐 수 없다. 그 의미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이들 쪽방촌 불우이웃들에게 전달될 이 사랑의 연탄은 그 어느 고가의 금 보석보다도 더욱 값지다. 하루하루가 힘겹기만 이들은 소중한 연탄선물을 받고 더불어 사는 나눔의 소중함을 간직하게 될 것이다. 저마다 느끼는 감회와 자부심은 다를지언정 순수한 기부 그 자체는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선물이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작은 기부와 사회의 역할을 다시한번 떠올린다. 기부와 후원은 어딘가 마음이 무거워지고 부담이 들기 마련이다. 주어진 어려운 상황에서 주변의 불우이웃을 위해 정성스런 마음으로 나누어주고 도와주는 것이 참된 기부이지 후원이다. 그래서 기부와 후원은 헌신이요 희생이다. 그 기준은 내 쪽이 아니라 남에게 있음을 유념해야한다.소외이웃에 대한 기부 실천은 우리 사회의 주요 핵심 과제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급 기관은 물론이고 크고 작은 사회단체에서도 늘 사회 소외층에 대한 관심과 배려 속에 이들의 안녕과 자립실천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아직도 우리 주변에 산재한 소외이웃들의 복지문제는 정부와 사회복지 차원에서 해결해야한 주요 과제이다. 정부와 일선 지자체는 충분한 이해가 부족해 동정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현실에서 자립 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법적근거와 효율적인 정책 방안을 모색하는데 역점을 둬야 할 것이다.지금은 말 그대로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고로 이어지는 경제 비상 시기이다 이 난감한 시기에 사랑의 연탄 나눔 기부 실천은 소외된 우리주변의 불우이웃들에게는 더없는 활력소가 될 것이다.

커피 한 잔 값이면 연탄 4∼5장을 기부할 수 있다. 하루를 따뜻하게 땔 수 있는 양이다.경제 비상 시국이긴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어려울수록 나눔을 실천해 온 국민적 저력이 있다. ‘십시일반’의 마음으로 난국을 헤쳐나온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최약계층이 안정적으로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기관·단체와 기업, 개인들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그들의 겨울나기가 더 힘들어 지지 않도록 우리들이 관심을 갖고 돌보아야 될 것이다. 월 소득 100만원 미만의 가구가 연탄 소비의 주 계층이라고 한다. 노인들도 있을 것이고 1인 가구도 있을 것이다. 그들의 삶이 덜 힘들어지는 겨울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전국매일신문] 최재혁 지방부국장
jhchoi@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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