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최재혁의 데스크席] 노후 대비 수단은 국민연금
상태바
[최재혁의 데스크席] 노후 대비 수단은 국민연금
  • 최재혁 지방부국장
  • 승인 2022.12.08 13: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재혁 지방부국장

국민연금 재정이 고갈될 것이라는 우려는 오래됐지만 그동안 제대로 된 개혁은 되지 않았다. 한국경제연구원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통계와 통계청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국민연금 재정수지는 2039년 적자로 전환되며, 2055년에 고갈될 전망이라 발표했다. 현 상황이 이어진다면 90년생부터는 국민연금 수령이 불가능하다는 의미이다. 이 때문에 경제활동인구의 대부분이 국민연금 납부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

최근 빠른 고령화, 늦어지는 결혼과 출산율 감소, 이혼율 증가 등으로 1인 가구가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 이런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1인 가구는 오롯이 본인의 노력으로 노후를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자산관리를 더욱 철저하게 해야 한다. 통계청에서 전망한 ‘장래가구추계’에 따르면 2050년 1인 가구의 비중은 40%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인, 2인 가구를 합치면 전체 가구의 대부분인 75.8%에 해당한다.

반면 4인 이상 가구 비중은 7%대 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특히 기대수명이 증가함에 따라서 1인 가구의 절반은 65세 이상 고령 가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1인 가구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1인 가구의 취업 비중은 전체 가구(73.5%)에 훨씬 못 미치는 56%에 그쳐 전반적으로 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았다. 1인 가구 미취업가사, 학생 등 포함 비중(44%)이 2인 이상 가구(20%)보다 2배 이상 많았는데, 은퇴한 고령층의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미취업 비중이 함께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취업한 1인 가구도 경제상황이 좋지는 않았는데, 상용근로자는 다인 가구의 절반 수준(23%)으로 적었고 임시일용근로자 비중은 높았다. 주변에 의외로 조기연금을 수령하는 분들이 많다. 조기노령연금은 정상 수급 연령의 5년 전부터 수령이 가능하며 1년마다 6%, 최대 5년 일찍 수급 시 최대 30% 감액된 지급률을 적용해 지급받게 된다. 국민연금 조기수령자(조기 노령연금)들도 연금을 늦게 타면 탈수록 유리하다는 걸 알지만 그걸 결행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우선 당장 생활비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한 언제 죽을지 아무도 모른다는 이유 때문이다. 연금 조기수령자의 결정에는 이 같은 현실적인 문제와 함께 깊은 철학적 인생관이 관여하고 있다. 그들에게는 무엇보다 현재가 중요하고 ‘오늘을 살아야 한다’는 신념이 있다. 만 60살이 되어 이제 막 은퇴한 사람은 사실 젊다. 이들 중 건강 관리를 잘 한 사람은 청춘 못지 않은 외관과 체력을 자랑한다. 100세 시대라지만 노년층을 찬찬히 관찰해 보면 건강 나이는 은퇴 후 20년이 채 되지 않는다.

그들은 말한다.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을 때 맛난 거 먹고 여행하고 즐겨야 한다고. 반면, 연금 수령시기를 늦추는 사람(연기연금)도 더러 있다. 더 많은 연금을 타기 위해서이다. 이들은 보다 풍요로운 내일을 위해 오늘을 저당잡히는 일에 익숙한 사람들이다. 국민연금 이자율이 사적연금과 비교되지 않을 만큼 효용이 있다는 사실도 강조한다. 실제 이 제도는 연기연금신청을 통해 수령시기를 늦춰 연금액은 늘리는 것으로, 1년 미루면 7.5%. 최대 5년까지 연기할 수 있으므로 36%를 더 받을 수 있다.

이들은 나이 들어서도 일을 갖지 않으면 더 빨리 늙고 고독해진다고. 두 관점 가운데 누가 옳은지 알 수 없다. 각자의 형편과 가치관에 따라 조기 연금을 받든 연기 연금을 받을 것이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 나이에 국민연금을 받을 것이다. 다만 이 모든 이야기의 핵심은 불안한 노후를 어떻게 대비할지이다. 풍요롭고 슬기로운 노년생활을 보내고자 하는 노년의 소망은 똑같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일 놓지 못하는 고령층’… ‘연금 고작 월 평균 69만원’… 어느 신문이 지난 7월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를 분석한 기사의 제목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55세부터 79세 사이의 고령층이 월 평균 69만원의 연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 90만원, 여성 46만원이다. 선진국 문턱에 들어섰다고 하지만 우리나라 노인의 생활은 아직 어렵다. 조사에 따르면 55~79세의 58.1% 취업 상태이며, 10명 중 7명 “계속 일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정부가 현재 30만원인 기초연금을 내년 초에 물가 등과 연동해 32만2000원으로 올리고 임기 내 40만원까지 순차적으로 올린다고 공약했다. 야당에서도 비슷한 공약을 내걸었고 최근 민주당 한 의원은 내년까지 40만원으로 인상하는 안을 내놨다. 속도에 차이는 있겠으나 대세는 이렇게 갈 것 같다. 모든 노인의 바람은 한 가지다. 늙어서까지 힘들게 일해야 할 정도로 가난하지 않고, 병들어 고독하게 죽고 싶지 않다.

재정부담이 있더라도 이런 걸 현명하게 해결하는 나라가 선진국 아닐까. 변화를 꾀하지 않으면 명목소득대체율만 계속 줄어 노후자금이라는 제 기능조차 하지 못하고 미래 세대에게 엄청난 빚만을 안겨줄 것이다. 국민연금이 변하든 변하지 않던 그 국민을 위한 연금이라는 이름은 변하지 않을 것이며 국민이 노후대비를 하는데 더욱 중요한 정책이 될 것은 확실하다. 지금의 청년층이 국민연금을 받을 나이가 될 때 국민연금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현재 30~50대의 한국 사람들이 가장 의존하는 노후 대비 수단이 무엇인 줄 아는가? 바로 국민연금이다.

[전국매일신문] 최재혁 지방부국장
jhchoi@jeonmae.co.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