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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기후변화에 대한 심각한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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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기후변화에 대한 심각한 경고
  • 최승필 지방부국장
  • 승인 2023.04.02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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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 지방부국장

‘관측 이래 가장 빠른 벚꽃 개화’, ‘관측망이 갖춰진 이래 최악의 가뭄’, ‘온난화에 따른 가장 더운 3월’,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월동 꿀벌의 소멸’.

지구촌을 위협하고 있는 ‘기상이변(氣象異變)’의 산물이다. 이 같은 위협적인 이상 기온으로 인한 현상은 해가 갈수록 가속화 하고 있다.

요즘 대표적인 현상은 봄철 개화 시기다. 부산에서 벚꽃 개화일 관측 이후 가장 빠른 시기에 벚꽃이 개화한 것이다.

부산의 표준목인 중구 대청동 1가 기상관측소의 벚나무가 관측을 시작한 1921년 이후 102년 만에 가장 이른 시기인 지난달 19일 개화했다. 평년보다 9일이나 빠른 것으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6일, 2011년 이후 10년 사이의 평균 대비로는 2일 앞당겨진 것이다.

3월 부산의 평균 기온은 11.3도로, 평년보다 약 3도 높고, 일조 시간은 144.7시간으로 평년보다 22시간 더 길었던 탓이다.

서울의 벚꽃도 1992년 벚꽃 개화일 관측을 시작한 이래 두 번째로 빠른 3월 25일 공식 개화했다고 기상청이 발표했다. 역대 가장 빠른 개화일은 지난 2021년 3월 24일이다. 올해와 불과 하루 차이다.

지난해보다는 무려 10일이나 빠르고, 평년(4월 8일)보다 14일이나 빠른 기록이라고 한다.

서울의 벚꽃 개화는 종로구 송월길 52 소재 서울기상관측소에 지정된 왕벚나무에서 한 가지에 세 송이 이상 꽃이 활짝 피었을 때를 기준으로 한다.

벚꽃 개화가 빨라진 이유는 부산과 마찬가지로 3월 기온이 지난해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서울의 3월 평균 기온은 9.4도로 전년(7.7도)에 비해 1.7도 높았으며, 3월 평균최고기온도 15.6도를 기록, 전년(12.7도)에 비해 2.9도 높았다. 일조 시간은 198.2시간으로, 평년보다 28.9시간 많았다.

기상청 계절 관측 자료에 따르면 3월 16일 포항을 시작으로, 부산 19일, 울릉도 20일, 대구·창원 21일, 제주·전주·울산·대전 22일, 청주·여수·광주·안동 23일, 서귀포 24일 등 전국 곳곳에서 벚꽃이 평년보다 일찍 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기후 위기의 징조는 영농기인 봄철, 심각한 가뭄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남부지방은 본격적인 농사철을 맞아 심각한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호남지역 댐 저수율이 지난해의 절반으로 떨어졌다.

최근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호남지역 생활용수와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다목적댐 섬진강댐의 저수율은 19.3%다. 지난해에 비해 45%로, 가뭄 ‘심각’ 단계라고 한다.

주암댐도 지난해 대비 49%의 저수율을 보이며, 역시 가뭄 ‘심각’ 단계에 진입해 있다. 이 대로라면 농업용수 부족은 물론, 생활·공업용수 부족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기후변화는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월동 꿀벌의 소멸을 더욱 심화하고 있다.

올 피해 규모는 지난해보다도 더 커 월동 이전인 지난해 가을 동안 이미 50만 봉군(약 100억마리) 이상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꿀벌을 죽인 주범)응애 피해 규모의 증가는 기후변화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며, 작년 남부 지방은 역대 최장의 가뭄을 기록했고, 연평균 기온은 12.9도로 평년보다 0.4도 높아 기후변화로 응애가 활동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고 지적했다. 이 또한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다.

유엔 산하 기구로, 지구의 기후 운명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최근 지구 온난화의 현재와 미래를 총망라한 제6차 평가보고서(AR6)를 통해 ‘미래 재앙을 막기 위해 남은 시간은 10년 뿐’이라고 경고했다.

IPCC는 보고서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전 지구 온도는 1850~1900년에 비해 2011~2020년 현재 1.1도가 상승했고, 그동안 유엔 기후변화협약, 교토의정서, 파리협정 등 국제적 노력으로, 기후위기를 막는 의욕을 증가시키고 위험을 줄이고자 했지만 여전히 한계가 많다고 했다.

또,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가 지속돼 2021~2040년에 1.5도 상승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고, 지구 지표의 온도 상승을 제한하더라도 해수면 상승, 빙상 붕괴, 생물 다양성 피해 등의 변화는 불가피하거나 돌이킬 수 없고, 기온 상승이 심화할수록 급격한 변화의 가능성이 커진다고도 했다.

보고서는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고, 화석연료 대신 재생에너지를 보급하며, 탄소 포집과 저장(CCS) 기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정부 및 시민사회, 민간의 역할이 중요하고, 국제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온실가스 배출 등 인간의 활동이 기후변화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른 봄 꽃, 가뭄, 벌꿀의 소멸은 인간들에게 전하는 기후변화에 대한 심각한 경고다.

[전국매일신문] 최승필 지방부국장
choi_sp@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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