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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의 나물이야기] 백가지 독을 풀어주는 귀한 나물, 잔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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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의 나물이야기] 백가지 독을 풀어주는 귀한 나물, 잔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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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9.25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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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 대한민국전통식품명인 남양주시 하늘농가 대표

잔대는 가장 오래 사는 식물 가운데 하나다. 산삼과 마찬가지로 간혹 수백 년 묵은 것도 발견된다. 잔대는 꽃받침잎이 달린 채 익은 열매 모습이 술잔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딱주’, ‘딱지’, ‘잔디구’, ‘조선제니’등으로도 불린다. 생약명으로는 사삼(沙蔘)이라 부른다. 사삼으로 부르는 유래는 뿌리가 약초로 쓰이는 인삼과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졌다. 모래땅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사삼이라고 불렀다고도 전해진다.

잔대는 초롱꽃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식물이다. 전 세계에 약 50종이 있다. 중국이 원산지이며, 한국·일본·대만·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우리나라는 전국 산야에서 자생하나 물 빠짐이 좋고 양지바른 산기슭에서 잘 자란다. 최근 농촌 소득작목으로 강원, 경기, 충남, 경북 등지에서 인공 재배한다. 새순은 맛이 달고 씹히는 맛이 부드러워 젊은 층을 상대로 생식(쌈)용으로 개발할 경우 유망한 산채다. ​

뿌리는 도라지처럼 굵고 희고 줄기는 곧게 서며 키는 40∼120㎝ 정도다. 꺾으면 흰색의 액이 나오고 식물체 전체에 잔털이 있다. 잎은 긴 타원형 혹은 둥근 타원형에 길이는 4∼8㎝, 폭은 0.5∼4㎝ 정도로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꽃은 7∼9월에 원줄기 끝에 연한 보라색을 띤 종 모양으로 피며, 꽃받침은 5개고 직경 5∼6㎜, 길이는 1.3∼1.5㎝ 정도로 작다. 열매는 삭과(蒴果;많은 씨가 들었으며 다 익으면 벌어져 씨가 나옴)로 꽃받침이 달린 채 익으며 10월에 성숙한다. 종자는 직경이 0.3mm 정도로 둥글고 매우 작다.

잔대는 베타카로틴, 사포닌, 비타민 A와 C, 칼슘, 칼륨, 단백질, 섬유소 등을 함유하고 있는 우수한 식품이다. 도라지와 같이 기침을 멎게 하고 가래를 삭이며, 천식의 증상을 개선시킨다. 뿌리에는 칼륨 성분이 풍부해 체내의 나트륨 배출을 원활하게 도와주며, 부종을 막고 혈액이 몸속에 잘 돌게 해 고혈압·동맥경화 등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흡연에 의한 니코친의 독을 풀어주고 술독, 인스턴트 음식에 첨가된 화학조미료의 독성도 해독해 준다. 생리불순에도 효능이 있다.

뿌리는 만성질병·허약한 체질·소화작용·백혈병·폐결핵 등에 약재로 사용하는 민간 보약으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산후풍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으며 미용제품인 손 세정제, 샴푸 등으로도 제품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뱀이나 벌레한테 물린 것과 독화살(毒화살;촉에 독을 묻힌 화살)에 상한 것을 치료한다’고 되어 있다.

뿌리는 이른 봄 또는 가을에 채취해 생으로 먹거나 더덕처럼 두들겨 고추장을 발라 구워 먹는다. 또 생것을 고추장에 넣어 두었다가 장아찌로 먹는다. 뿌리껍질을 벗겨 나물로 무쳐 먹기도 하며, 술에 담가 먹거나 말린 것은 차로 먹기도 한다. 도라지나 인삼과는 달리 그냥 생으로 씹어 먹어도 아리지 않고 단맛이 나기 때문에 생으로 먹어도 좋다. 예전에는 구황식물(救荒植物)의 역할을 했다. 더덕보다는 크기가 작고 덜 단단하다. 봄에 나오는 잔대의 어린줄기와 새순은 삶아서 나물무침을 하거나 튀김을 만든다. 삶은 것은 말려두었다가 묵나물로도 이용한다. 맛이 달고 향이 담백하여 모두가 선호하는 나물이다.

뿌리를 고를 때는 굵고 무거운 것으로 3, 6, 8년 등 연차가 길수록 좋으며, 하우스재배보다 노지재배(露地栽培)한 것이 좋다. 나물용을 고를 때는 줄기가 부드럽고 연한 새순으로 초장이 10∼15㎝ 정도가 좋다. 나물 무침을 조리할 때는 먼저 줄기의 질긴 부분을 끊어내고 잘 다듬어 흐르는 물에 깨끗이 세척 해준다. 끓는 물에 약간의 소금과 나물을 넣고 2분 정도 데쳐준다. 건진 후 찬물에 헹궈주고 수분을 지그시 눌러 짜주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준다.

볼에 나물과 된장(또는 고추장), 다진대파, 다진마늘, 참치액젓, 깨소금, 참기름, 통깨 등을 넣고 조물조물 무쳐주면 부드럽고 맛있는 잔대나물 무침이 완성된다. 남은 새순은 씻지 말고 있는 채로 신문지에 싸서 냉장고에 보관하면 일주일 정도 두고 먹을 수 있다. 뿌리는 서늘한 땅속에 묻어 두면 오래 보관할 수 있다.

잔대는 예로부터 인삼, 현삼, 단삼, 고삼과 함께 다섯 가지 삼의 하나로 꼽혀왔다. 민간에서 매우 귀하게 쓰는 소중한 약초이자 맛있는 산나물이다. 백 가지 독을 풀어주는 약초라니 신비롭다. 산삼만큼 오래 산다고 하니 왠지 모르게 귀한 마음이 드는 나물이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고화순 대한민국전통식품명인 남양주시 하늘농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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