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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의 나물이야기] 놀라운 생명력을 보여주는 땅두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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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의 나물이야기] 놀라운 생명력을 보여주는 땅두릅 이야기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3.11.0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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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 대한민국전통식품명인 남양주시 하늘농가 대표

두릅은 참두릅, 개두릅, 땅두릅 등 세 가지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가장 고급에 속하는 것이 땅두릅으로 산나물의 황제로 일컫는다. 참두릅과 비교하여 순이 연하고 향기가 뛰어나고 씹히는 맛이 싸각거리고 상쾌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이라 봄철에 인기가 가장 많은 나물이다.

땅두릅은 두릅나무과에 속하는 산나물이나 나무가 아닌 다년생 초본식물이다. 사계절 땅속에서 잘 견디고 바람이 불어도 부동(不動)을 취한다고 해서 땅두릅이라 부른다. 생명력이 강하고 독립성이 강해서 그런지 한약명으로 독활(獨活)이라고 한다.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의 온대지역에 광범위하게 분포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해발 1,500m까지의 산야, 계곡, 산기슭에 군락을 이루어 자생한다. 특히 울릉도 전역에 집단적으로 야생하고 있다. 4월경에 땅에서 솟은 15cm 내외의 어린 순을 채취한다. 최근에는 강원 춘천·홍천·횡성·양구·태백, 경남 남해·산청·거창, 충북 등지에서 새로운 소득작목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비닐하우스를 이용한 촉성재배로 자연산보다 일찍 출하한다.

땅두릅의 키는 1.5m 정도 자라며 꽃을 제외한 전체 부분에 짤막한 털이 약간 나 있고 세 가래로 두 번 갈라진 잎이 서로 어긋나 있다. 잎의 길이 50∼100cm로 2∼3회 깃꼴로 갈라진 큰 겹잎을 갖고 있다. 어린잎은 달걀모양 또는 긴 타원형으로 끝이 뾰족하고 길이는 5∼30cm, 폭은 3∼20cm 정도로 양면에 털이 약간 나 있다. 잎 표면은 녹색이고 뒷면은 흰빛이 돌며 잎자루 밑부분 양쪽에 작은 떡잎이 있다. 잎 가장자리에는 작은 톱니가 규칙적으로 나 있다. 7∼8월에 가지 끝에 꽃이 피는데 꽃은 다섯 장의 꽃잎과 다섯 개의 수술을 갖고 있다. 9∼10월에 검은 자색의 장과(漿果)인 열매를 맺으며 열매 속에 평평한 타원형의 종자가 있다.

땅두릅에는 단백질과 미네랄, 지방, 당질, 섬유질, 인, 칼슘, 철분, 비타민(B1·B2·C) 등이 다량 함유돼 있어 부종을 예방하고 눈의 시력과 피로를 개선해 준다. 신경통, 편두통, 근육통 등 통증을 완화 해주고 신경을 안정시켜주어 불면증에도 효능이 있다. 식이섬유가 풍부해 변비를 예방해 주고 다이어트에도 좋다. 사포닌 성분이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해 당뇨병과 동맥경화를 예방해 준다. 활성산소를 제거해 면역력을 높여주며 암세포의 성장과 증식을 억제하여 주므로 항암에 도움을 준다. 동의보감에서는‘온갖 적풍(賊風)과 모든 뼈마디가 아픈 풍증(風證)이 금방 생겼거나 오래되었거나 할 것 없이 다 치료한다'라고 돼 있다.

뿌리는 예전부터 발한과 진통에 효능이 있어 중풍·통증 등의 치료제로 널리 쓰여 온 약제다. 꽃은 꿀이 많아 밀원식물로도 이용되며 꽃과 열매는 꽃꽂이 소재로도 많이 이용되고 있다. 어린순은 나물로 다양하게 이용된다.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거나 튀김, 장아찌, 두릅전 등으로 이용한다. 보편적으로 초고추장 무침 요리도 많이 한다. 삶아서 말렸다가 묵나물로도 이용한다.

땅두릅을 고를 때는 줄기가 탄력이 있고 색깔이 선명하고 물기를 머금고 있는 싱싱한 어린 새순이어야 한다. 순 끝부분이 오므라든 것이 신선하고 부드럽다. 크기가 작으면서도 굵고, 크기가 일정한 것을 고른다. 너무 큰 것은 쓴맛이 강하고 식감도 질기다. 줄기나 잎 부분이 시들거나 얼룩덜룩한 반점이 있는 것은 좋지 않다.

초고추장 무침 요리 시는 땅두릅의 밑둥을 감싸고 있는 나무껍질 같은 것을 벗겨내고, 단단한 밑둥을 조금 잘라내고 흐르는 물로 깨끗이 세척 해준다.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데쳐준다. 건진 후 찬물에 헹궈 수분을 지그시 눌러 짜주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준다. 다음에 고추장, 고춧가루, 다진마늘, 다진생강, 매실청, 사과식초, 참기름 등을 넣어 초고추장을 만든다. 그리고 볼에 나물과 초고추장을 넣고 잘 배이도록 조물조물 무쳐주면 향기로운 초고추장 땅두릅 무침이 완성된다.

땅두릅의 보관은 씻지 않은 채로 물을 살짝 뿌려 신문지나 키친타월 등에 싸서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한다. 향을 즐기는 산채이므로 단기간에 먹는 것이 좋다. 오래 두고 먹으려면 데쳐서 물기와 함께 비닐봉지에 담아 냉동 보관하면 된다.

홀로 굳건한 생명력을 갖춘 땅두릅을 독활(獨活)이라 누가 이름을 붙였는지 궁금하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삶을 이어간 땅두릅의 기운이 필요한 요즘이다. 모두들 기운내시라 응원하고 싶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고화순 대한민국전통식품명인 남양주시 하늘농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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