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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의 나물이야기] 사람 목숨 구한 귀한 나물 – 산마늘(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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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의 나물이야기] 사람 목숨 구한 귀한 나물 – 산마늘(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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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1.25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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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식품명인 남양주시 하늘농가 대표 고화순

산에서 나는 나물 가운데 유일하게 마늘 냄새가 난다고 하여 ‘산마늘’이라 부르지만 명이(茗荑)나물이란 별명이 더 유명하다. ‘명이’라는 별명은 조선시대에 울릉도로 이주한 사람들이 겨울이 되면서 육지에서 가져간 식량이 떨어졌는데 이때 눈을 뚫고 돋아난 산마늘 싹을 발견하고, 이것으로 겨울을 넘길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때부터 목숨을 구한 식물이라 하여 ‘명(命)이’라고 불리게 됐다.

산마늘은 백합과에 속하는 다년생 식물이다.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북부, 시베리아 동부, 캄차카반도 등지의 고산지대에서 자생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리산·오대산·설악산의 높은 지대와 울릉도의 해발 800m 이상 지역에서 자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섭취하는 소비자가 크게 늘면서 경북 영양, 강원 평창·인제·홍천·강릉·정선·태백, 경남 하동 등지에서 주산단지를 형성하며 농촌소득 작목으로 재배하고 있다.

산마늘은 파와 비슷한 비늘잎이 있는데 길이는 4~7cm이며 약간 굽은 피침형(披針形)이다. 잎은 2~3개로 길이가 20~30cm로서 긴 타원형이며 약간 흰 빛을 띤 녹색이고 잎 아래 부위는 꽃대를 엽초로 싸고 있다. 꽃의 하부에는 계란 꼴의 총포엽(總苞葉)이 있으며 꽃잎은 6개로 긴 타원형이고 수술은 6개로 암술과 수술이 꽃잎보다 길며 꽃밥은 황록색이다. 꽃이 진후 작은 삭과(蒴果)가 생겨 열매를 맺는데 종자는 검고 둥글다.

산마늘의 잎은 1년에 새순이 1개씩만 자라기 때문에 제대로 된 상품으로 수확하기 위해서는 4~5년은 기다려야 하는 귀한 나물이다. 잎이 두 장 나오고, 이 중 한 장을 따 먹는다. 두 장을 다 따면 죽는다. 또한 꽃이 피면 미량의 독성이 생기기 때문에 이른 봄, 꽃이 피기 전에 수확해야 한다. 산마늘은 대개 울릉도산과 강원도산으로 구분하는데 울릉도산은 잎이 넓고 둥근 반면, 강원도산은 잎이 길고 좁은 것이 특징이다.

산마늘은 녹색 잎채소로 비타민의 보고(寶庫)이다. 베타카로틴, 비타민(A·B1·B2·B6·E·C·K), 나이안신, 판토텐산 등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무기질과 양질의 식유섬유를 함유하고 있어 만성피로해소,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작용으로 암 예방, 자양강장, 혈당조절 등 효과가 있다. 입맛이 없을 때 식욕을 돋는 효능도 있고, 콜레스테롤을 낮춰준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는 소산(小蒜:작은마늘)이라 하여 매운맛이 있고, 비장과 신장을 돕고, 몸을 따뜻하게 하고, 소화를 촉진 시켜주며, 배 안에 기생충을 없애고, 뱀에 물린데 효과가 있다고 했다.

산마늘은 제철이 짧고, 보관하면 금방 시들기 때문에 주로 장아찌로 많이 먹는다. 명이 장아찌로 구운 고기와 함께 싸 먹는 방식으로 많이 퍼졌기 때문이다. 근래에는 중국산 산마늘의 수입이 많아 식당에서 장아찌로 많이 나온다. 이외에 쌈, 무침, 튀김, 전, 김치, 초무침, 샐러드 등 다양한 요리에 이용된다. 생채를 고를 때에는 잎이 수분감이 있고, 짙은 녹색으로 된 것을 고른다. 또한 누렇게 변한 잎은 물러지고 맛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제거한다.

산마늘 장아찌를 담그려면 줄기의 끝부분은 제거하고, 잎을 손바닥 위에 놓고 한 장씩 앞뒤로 문질러서 세척 한 다음에 흐르는 물에 3차례 헹궈 채반에 담아 물기를 빼준다. 우선 찬물로 다시마 육수를 우려낸다. 냄비에 육수, 국간장, 매실청 등을 넣고 끓이고, 식힌 후 식초를 타고 마른 홍고추를 넣고 장물을 만든다. 물기를 뺀 잎은 밀폐용기에 지그재그 포개어 쌓고 장물을 넣고 누름돌로 누르고 뚜껑을 닫는다. 3일 정도 실온 보관 후 다시 있던 장물을 끓여 준다. 끓인 장물은 식혀 다시 부어주고 냉장고에 넣어 숙성했다가 먹으면 맛과 향이 넘쳐나는 산마늘 장아찌가 된다.

산마늘의 잎은 상온에서 하루 정도만 지나면 상품성이 떨어지므로 랩에 싸서 냉장고에 보관하도록 하고, 최대한 빨리 섭취하는 것이 좋다. 오래 두고 먹으려면 장아찌를 담가 두는 것이 가장 좋다. 최근 산마늘은 식중독균에 대한 항균 효과와 인체 내 비타민B 흡수 촉진 및 항혈전 작용, 혈당 강하 효과가 밝혀짐에 따라 기능성 건강식품 및 의약 원료로도 주목받고 있다. 높은 명산에서 신선들이 즐겨 먹고 장수를 누렸다는 신선초. 담가 두었던 장아찌로 오늘 저녁 삼겹살 구이와 한 상 차려 내야겠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고화순 대한민국전통식품명인 남양주시 하늘농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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