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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의 나물이야기] 봄나물의 제왕 두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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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의 나물이야기] 봄나물의 제왕 두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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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0.0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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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식품명인 남양주시 하늘농가 대표 고화순

두릅은 나무 두릅의 끝에 초록색으로 맺히는 새순을 말한다. 독특한 맛과 향이 뛰어난 고급 산채다. 두릅나무의 머리 부분에 달린 나물이라 ‘목두채(木頭菜)’, ‘목말채(木末菜)’ 또는 ‘모두채’라고 한다. 한편, 조기 등의 물고기를 짚으로 한 줄에 10마리씩 두 줄로 엮은 것을 두름이라고 하는데, 지리산 지역에서는 현재도 산나물 중 두릅나물만 유일하게 조기나 굴비를 엮듯이 엮어서 판매하고 있다. 

두릅에는 참두릅과 나무가 아닌 땅에서 나는 땅두릅, 엄나무 순에서 달리는 개두릅 등 세 가지가 있다. 두릅나무에서 나는 것이 참두릅이다. 겨우내 뿌리에 저장된 영양분이 가지 끝에 새순으로 모여 영양덩어리다. 두릅은 효능이나 맛이 월등히 뛰어나 봄나물 가운데 가장 비싸다. 봄철 미식가들의 입맛을 만족시켜 주는 최고의 나물이다.

두릅나무는 산형화목 두릅나무과의 낙엽활엽관목이다. 원산지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중국, 러시아 극동 지방이다. 우리나라는 전국 각지의 산기슭 양지 바른 곳이나 계곡에서 자란다. 숲 가에 주로 서식하며 군락성을 띤다. 경기도 용문산, 강원도, 전라도 지리산 등지에 많이 산재돼 있다. 요즘은 자연산 나무두릅의 채취량이 적어 가지를 잘라다가 하우스 또는 노지에 꽂아 재배한다. 남부지방은 3~4월, 중부지방은 4~5월 즈음에 순이 나오는데, 이 시기에만 채취한다. 

두릅나무의 높이는 3∼4m이며 원줄기는 곧게 자라고 가지가 약간 나오며 줄기와 잎에는 가시가 있다. 잎은 어긋나고 길이 40∼100cm로 우상복엽(羽狀複葉)을 이룬다. 작은 잎은 넓은 난형 또는 타원상 난형으로 끝이 뾰족하고 밑은 둥글다. 꽃은 양성이나 수꽃이 섞여 있고 8∼9월에 연록색을 띤 흰색으로 지름 3mm 정도의 꽃이 핀다. 열매는 작은 공 모양으로 10월에 흑색으로 익는다. 검은 장과 속에 5∼6개의 종자가 들어 있다. 종자는 뒷면에 좁쌀 같은 돌기가 약간 있다.

두릅은 단백질이 많고 지방, 당질, 섬유질, 인, 칼슘, 철분, 비타민(A·B1, B2, C), 사포닌 등 몸에 좋은 성분이 다양하게 함유되어 있다. 무기력증, 위장병, 신경쇠약, 저혈압, 위장병, 신장병, 고혈압, 간 질환, 신경통에 효능이 있는 건강 자연식품이다. 쓴맛을 나게 하는 사포닌은 혈액순환을 돕고 혈당을 낮춰 당뇨병과 피로 해소에도 도움 된다. 한방과 민간요법으로 새순(목두채, 木頭菜)은 초봄에 채취하여 말리고 달여서 위장병에 사용했다. 뿌리껍질(근피, 根皮)과 줄기껍질(총목피, 憁木皮)은 봄~초여름, 가을에 채취해 역시 말리고 달여서 신경쇠약, 저혈압, 위장병, 신장병, 혈압 높은 데, 간 질환, 신경통, 당뇨, 부종, 위암 등에 사용했다.

특히 두릅의 어린순은 독이 없어 데쳐서 초고추장에 무치거나 찍어 먹는다. 생으로는 봄에만 잠깐 먹을 수 있는 나물이지만, 절임으로 장아찌를 담아 오래 먹을 수도 있다. 밀가루와 함께 전을 부치기도 하며, 소고기와 함께 꿰어 두릅적을 만들기도 한다. 김치나 튀김, 샐러드로도 만들어 먹는다. 옛날 튀긴 참두릅은 임금님의 밥상에도 올랐다고 한다. 일본은 주로 덴뿌라로 요리해 먹는다. 중국에서는 두릅을 생나물로도 먹고, 볶음요리를 만든다. 간장에 절이거나 수프, 만두소 등을 만들기도 한다. 

조리용 두릅을 고를 때는 자연산 두릅은 5~10㎝, 재배용은 10~15㎝ 정도 되는 것이 좋다. 싱싱하고 초록색이 짙은 순으로 부드럽고 두툼한 것을 고른다. 우리가 가장 많이 먹는 두릅무침요리를 할 때는 먼저 두릅의 밑동을 깨끗하게 정리한다. 줄기와 잎에 있는 가시는 칼로 긁어내고 깨끗한 물로 흔들어 씻어 준다.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두릅이 부드럽고 짙은 초록색이 될 때까지 데쳐 낸다. 

데친 두릅은 찬물에 한참 헹군 뒤 물기를 꽉 짜준다. 그리고 고추장, 식초, 매실액, 참기름, 다진파, 다진마늘, 후추 등을 넣고 양념장을 만들어 둔다. 볼에 데친 두릅과 양념장을 넣고 골고루 버무려 준 뒤 통깨를 적당히 뿌려 섞어 주면 새콤달콤한 고추장 양념에 쌉싸름한 두릅이 만나는 두릅무침이 완성된다. 두릅은 채취해서 바로 먹는 것이 좋은데 오래 두고 먹기 위해서는 냉동 보관해야 한다. 먼저 두릅을 데쳐 물기를 완전히 빼고 비닐봉지나 용기에 담아 냉동실에 넣어 둔다. 

두릅을 유독 좋아했던 백범 김구 선생은 두릅을 ‘봄나물의 제왕’이라 표현했다. 이국의 산천을 헤매야 했던 우리 독립군들에게 잠시나마 위안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며 두릅에게 고마운 마음이 든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고화순 대한민국전통식품명인 남양주시 하늘농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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