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성모병원·을지대병원·선병원 전공의들도 집단사직
광주·전남 각급병원 사직 확산…강원 병원 2곳 42명도 사직
정부 "공공병원 진료시간 연장하고, 비대면진료 대폭 확대"
사직서 제출하고 병원 떠난 전공의들에는 '업무개시명령'
한총리 "의사 집단행동시 비대면진료 전면 허용"
'빅5' 병원의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사직서를 낸 뒤 20일 병원을 떠나기로 함에 따라 전국에서 사직서 제출이 확산할 전망이다.
이에 정부는 국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철저히 대비하고 신속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19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지난 16일 '빅5' 병원 전공의 대표들과 논의한 결과 이날까지 해당 병원 전공의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 오전 6시 이후에는 근무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빅5 병원은 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을 말하며, 이 가운데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등 일부 진료과목 전공의들은 이보다 하루 앞선 19일 사직서 제출과 함께 근무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세브란스 소아청소년과의 한 전공의는 공개적으로 사직의 뜻을 표하며 "19일 소아청소년과 1∼3년차의 사직서를 일괄적으로 전달하고, 오전 7시부터 파업에 들어간다"고 알렸다.
세브란스병원은 이미 19일 전공의의 총파업을 가정한 채 내부에서 수술 스케줄 조정에 착수한 상태다.
이들 병원 외에도 전공의들의 사직은 잇따르고 있다.
대전성모병원과 대전을지대병원, 대전선병원 등 대전지역 대학병원 전공의들도 집단 사직을 선언했다.
대전성모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인턴 21명 전원과 레지던트 23명(전체 48명) 등 전공의 44명이 사직서를 내고 이날 오전부터 출근하지 않고 있다.
대전을지대병원 전공의협의회장도 이날 정오 기준 병원 측에 전공의 42명의 사직서를 모아 제출했다.
인턴과 레지던트 등 이 병원 전공의(95명)의 44.2%에 달하는 수치다.
대전선병원 전공의 21명 중 16명도 이날 오전 사직서를 냈으나, 모두 정상 출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 전남 주요 병원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전공의 320명이 근무 중인 전남대병원에서는 이날 오전 전공의 10여명이 과별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전남대병원에서는 전공의 중 60%에 달하는 190여명가량이 이날 오후까지 사직서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대병원에서는 142명 전공의 중 이날 현재 100여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사직서 제출자들은 20일 오전 7시부터 근무를 중단하겠다고 병원 측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공의 39명이 있는 광주 기독병원도 일부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했으나 구체적 현황은 공개되지 않았다.
전남 순천 성가롤로병원 전공의 13명도 모두 사직서를 냈다.
전남대와 조선대 의대생들도 90% 이상 찬성률로 집단 휴학을 결의해 내일까지 휴학 신청 절차를 마칠 예정이다.
전공의 사직과 근무 이탈이 가시화됨에 따라 각 병원에서는 진료·수술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강원에서도 전공의들이 사직서 제출 움직임을 보인다.
원주시 일산동에 있는 연세대 원주세브란스 기독병원 전공의 152명(인턴 42명·레지던트 110명) 중 40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강릉시 사천면에 있는 강릉아산병원 소속 전공의 2명도 사직서를 제출했다.
강원대학교병원에서는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는 아직 없지만 가능성이 엿보이는 만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부산에 있는 대학병원 전공의도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날 오전 부산대병원 소속 전공의 100여 명이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한편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의사 집단행동 대응 관계장관회의' 모두발언에서 "집단행동이 본격화하면 의료공백으로 인한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집단행동 시 공공의료 기관의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하고, 집단행동 기간 비대면진료를 전면 허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전국 409개 응급의료기관의 응급실을 24시간 운영하여 비상진료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며 "응급·중증 수술을 최우선으로 대응하고, 필수의료 과목 중심으로 진료가 이루어지도록 체계를 갖추며, 상황 악화 시 공보의와 군의관을 투입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사 단체가 지금이라도 집단행동 계획을 철회하고, 국민과 의사 모두를 위한 정부의 의료 개혁에 동참해 준다면 더 빠르고 더 확실하게 의료 개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매일신문] 백인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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