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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대비·재외국민 보호대책 점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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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대비·재외국민 보호대책 점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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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7.0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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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명의 사망자를 낸 방글라데시 다카의 식당 인질 테러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전략변화를 시사한다고 미국 언론들이 (현지시간) 보도했다. IS가 거점인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점령지 상당 부분을 잃고 세력이 약화되자, 남아시아로 눈을 돌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IS는 앞서 연계 매체인 아마크 통신을 통해 다카 인질극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서방 정보 당국자들은 다카의 유혈극이 이라크·시리아에서의 IS 거점 약화와 때를 같이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당국자들은 이를 토대로 IS가 이제는 세계 도처에서 테러 행위를 모의하고 지시하는 쪽으로 방향을 돌렸을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최근 대대적인 검거작전을 통해 1만여 명을 체포하고 이 중 194명에 대해 국내 반군과의 연계 혐의를 잡았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도 국제 테러조직의 국내 침투 가능성을 부인했으나 이번 인질 테러로 시각이 달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의 알리 리아즈 교수는 NYT 인터뷰에서 "국내 반군조직과 국제 테러조직의 결탁을 자꾸 부인만 하는 것은 도움이 안된다"면서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것은 아주 잘 짜인 공격"이라고 말했다.
전날 인질극 진압작전을 주도한 방글라데시 군사령관마저도 기존의 폭력사태와 이번 테러가 확연히 다르다고 기자회견에서 시인했다. 나임 아슈파크 초우드리 방글라데시군 준장은 "배후가 어떤 집단인지 바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범인들이 잘 훈련된 테러리스트들인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서방 정보 당국에도 이번 인질 테러는 'IS의 변신'에 대응해야 하는 새로운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 격퇴 작전을 지속하면서, 다른 한 편으로는 IS가 해외에서 자행하는 민간인 대상 테러에 훨씬 더 강도 높게 대비해야 하는 것이다.
IS가 민간인 밀집 지역을 대상으로 한 이른바 '소프트 타깃' 테러를 자행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IS는 주로 주말이나 금요일 밤을 노려 음식점, 공연장, 관광지 등의 무고한 민간인들을 살상함으로써 반대세력에 공포감을 불러일으키고 지지층을 결집하는 수법을 즐겨 사용해 왔다. 이 같은 테러는 IS의 본거지라 할 수 있는 중동과 북아프리카는 물론 프랑스, 벨기에, 터키 등 이슬람 신도의 인구 비중이 큰 유럽과 근동지역에서도 빈발했으나 지난 1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이어 방글라데시에서도 유사한 양상의 사건이 발생한 것은 아시아도 IS의 '소프트 타깃' 테러의 안전지대가 아님을 말해 준다. 때마침 IS의 '건국 선언 2주년'(6월 29일)을 전후해 IS가 전 세계 곳곳에서 연쇄 테러를 저지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된 터였다.
IS는 우리나라에 대해서도 '십자군 국가'의 일원으로 지목하고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 테러를 자행할 수 있음을 숨기지 않고 있다. 지난달에는 IS가 국내 미국 공군 시설의 위치 정보와 우리나라 특정 민간인의 신상 정보를 메신저로 공개하면서 테러를 선동한 사실이 국가정보원을 통해 밝혀지기도 했다. 무방비의 민간인을 무차별 살상하는 테러는 절대로 용납될 수 없는 반인도적 범죄행위다. 그러나 테러를 국가이념으로 내세운 광신도 집단 IS는 원래 근거지인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눈에 띄게 세력을 잃은 대신 세계 곳곳으로 활동 무대를 넓혀가고 있다. 방글라데시 테러는 민간인 테러에 대한 대응에 국제사회의 공조가 필수임을 일깨워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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