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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중장기 전략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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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중장기 전략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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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7.17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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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강현실(AR) 기반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Go)'가 인기를 끌면서 맛집과 차량공유 등 국내 O2O(온·오프라인 연계) 업계도 들썩이고 있다. 해당 업체들은 관련 상품을 앞다퉈 내놓으면서 소비자 관심 끌기에 나섰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맛집 정보 애플리케이션 식신은 속초 추천 베스트 맛집 20선을 발표했고, O2O 상거래 플랫폼 얍은 국내 맛집 평가서 '블루리본 서베이'를 바탕으로 속초 맛집 10곳을 선정했다. 얍 관계자는 "추천 맛집 6곳은 포켓몬이 자주 출몰하는 지역 부근에 있다"며 "주말을 맞아 '포켓몬 고'를 즐기러 속초를 찾는 시민에게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승차 공유 업체 풀러스는 판교에서 속초시청까지 무료로 왕복 카풀을 이용할 체험단을 모집했다.
이와 관련해 O2O 업계 관계자는 "'포켓몬 고'가 우리와 같은 모바일 기반인 데다 국내 이용자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어 마케팅 소재로 활용하기 좋다"고 설명했다. 국내 앱 마켓에도 관련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구글 안드로이드용 앱 마켓 구글 플레이에 '포켓몬 고'를 검색하면 포켓몬 고 사용법을 담은 가이드부터 공략법, 최신 소식까지 앱 수십 종이 뜬다. 인기가 많은 가이드 앱은 다운로드 수가 100만 건을 넘었다. 해당 앱에서는 '게임인 줄 알고 다운받았는데 사용법만 있다'는 댓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지난 6일 미국과 호주를 시작으로 뉴질랜드, 독일, 영국 등 한정된 몇몇 국가에서만 정식 출시됐지만,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는 다운로드 1위에 올라섰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제치고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하루 평균 이용 시간이 가장 긴 애플리케이션이 됐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포켓몬 고가 정식으로 도입되지 않았지만, 속초 일대에서 게임이 가능한 것이 알려지면서 속초와 인근 지역은 몰려드는 게이머들로 인해 때아닌 관광특수를 누리고 있다.
포켓몬 고는 1990년대 후반부터 어린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포켓몬 비디오게임과 애니메이션에 증강현실 기술을 접목해 개발한 게임이다. 포켓몬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자란 20대와 30대를 중심으로 포케몬 고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포켓몬 시리즈의 지적 재산권과 포켓몬 고 개발업체 나이앤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 닌텐도사(社)의 주가는 7일 만에 93.3%나 급등했다. 나이앤틱은 포켓몬 고의 게임 아이템이나 캐릭터 상품 판매는 물론 수많은 사람을 특정 장소로 불러들이는 힘을 활용해 다양한 수익 모델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때 세계 최강의 콘솔 게임기 업체였던 닌텐도는 모든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스마트폰으로 수렴하는 시대의 흐름에 적응하지 못해 쇠락의 길을 걸었고 닌텐도의 게임과 캐릭터들도 잊혀가는 듯했다. 이런 닌텐도가 화려한 부활에 성공한 요인으로는 최첨단 기술인 가상현실과 결합하는 길을 찾았다는 점을 우선 꼽을 수 있다. 이런 도전과 변신은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사후에는 쉬워 보이지만 결단력뿐만 아니라 시대의 흐름을 놓치지 않는 통찰력을 지녀야 가능한 일이다. 물론 20년 이상 사랑받아온 캐릭터와 그 캐릭터가 펼쳐온 스토리의 힘 또한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이용자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콘텐츠야말로 모든 문화산업의 성공 원천이다.
'게임 강국'을 자처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은 초라하다. 관련 업체들은 PC 온라인과 모바일 게임에 급급할 뿐 증강현실, 가상현실(VR)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차원의 게임 개발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창조경제'를 표방하는 박근혜 정부는 게임을 비롯한 문화산업의 진흥에 역점을 두고 몇 차례 관계기관 회의를 열어 대책도 내놓았지만, '대박'을 터뜨리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단기간의 성과에 집착해 '보여주기'식 정책을 내놓기보다는 미래의 문화역량을 강화하는 중장기 전략마련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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