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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투-세가지 질문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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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투-세가지 질문 앞에서
  • 피기춘 (시인. 경찰)
  • 승인 2014.06.25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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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저마다 가끔씩 자신에게 자신의 존재가치를 물어볼 때가 있다. 또한 그동안 살아온 삶의 흔적을 돌아보고 또 앞으로 살아갈 내일을 계획하고 상상한다. 몇 해 전, 교육계에 43년간 몸담았던 어느 교장선생님의 퇴임사가 생각난다. 그 분은 50세가 넘은 어느 한 순간부터 아침마다 자신에게 “나 같은 사람도 교사냐?”라는 질문을 하며 하루하루를 시작했다고 고백하는 것을 목격했다. 그 후 나 또한 자신에게 이 같은 질문을 자주 해 보곤 한다. 예를 들면 나 같은 사람도 경찰이냐? 시인이냐? 강사냐? 라는 질문을 하면서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더욱 노력하게 된다. 나에게 주어진 현재의 위치에서 얼마나 성실하고 올바르게 생활하고 있느냐는 자문자답의 시간이 자주 갖는다.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1828~1910)가 쓴 작품 중에 『세 가지 질문』이 있다. 내용인즉,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언제입니까? 라는 질문의 답은 지금 이 순간이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때라고 전해준다. 두 번째 물음은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필요하고 가장 소중한 사람은 누구냐? 고 묻고 있다. 이에 대한 답변 역시 내 인생에서 가장 필요하고 소중한 사람은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마지막 세 번째는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이냐? 고 묻는다. 이 질문의 응답도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렇다. 우리는 현재 나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들이 무엇인지를 때로는 망각하고 살아갈 때가 많다. 그래서 채워지지 않는 욕심과 욕망으로 늘 허기진 정신공황의 한파를 맞기도 한다. 더 높은 권력과 직위를 탐내고 더 많은 재물과 명예를 탐하고 더 많은 세상 쾌락을 즐기면서 살아 보려고 발버둥치고 있는 모습이 때로는 참으로 안타깝다. 오늘 이 순간이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고 빛나는 시간이고 지금 나와 함께 살아가는 내 가족, 직장동료와 내 이웃이 가장 내게 필요하고 소중한 사람들이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나의 일이 신이 허락한 최고의 일이요. 최고의 직업이다. 구름처럼 흘러가고 바람처럼 스쳐가는 세상의 권력과 명예, 부귀영화를 위하여 지나친 욕심의 마음을 비우는 습관으로 살자. 하늘이 허락한 모든 축복을 다 받지 말고 살아가는 여유로는 자가 되자. 인간의 마음은 결코 만족으로 채워지지 않는 미완성의 작품이기에 오늘의 시간에 감사하고 가족과 이웃과 동료에게 감사하며 지금 내게 주어진 이 직업과 하는 일에 대하여 늘 기뻐하고 즐거워하자. 조금 부족하면 어떻고 조금 모르면 어떠하랴. 이미 기원전 노철인(老哲人) 소크라테스는 아테네 법정에서 독배를 마시면서 “사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바로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잠언적 어록을 남겼다.결국 사람답게 사는 것이란 부단한 노력으로 배우는 것이고 따뜻한 사랑을 나누는 것이며 주어진 오늘의 시간 속에서 양심을 속이지 않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진정한 자유란 남의 자유를 방해하지 않는 것이다. 남의 자유를 방해하지 말고 오늘의 시간을 사랑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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