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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요소수 확보 대책 마련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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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요소수 확보 대책 마련 시급하다
  • 최승필 지방부국장
  • 승인 2021.11.07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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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 지방부국장

“건설현장에서 요소수 품귀현상으로 요소수 디젤 중장비가 멈춰서면서 덤프트럭 운행 등 현장과 관련된 모든 건설 활동이 줄줄이 멈춰지면서 일감이 사라지는 등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중국발 요소수 품귀 사태가 해소될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개인 디젤승용차 운행 정지는 물론, 요소수 디젤 건설장비가 멈춰서면서 건설현장과 관련된 모든 장비 운행이 연쇄적으로 멈춰 있다는 덤프트럭 운전기사 김 모(53)씨의 말이다.

디젤 화물차 등의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에 들어가는 요소수의 생산 원료인 요소 재고량이 이달 말이면 바닥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 같은 상황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여진다.

‘질소산화물 저감장치’는 암모니아 촉매로 엔진의 오염 물질인 질소산화물(NOx)을 분해해 최대 99%까지 저감하는 친환경 장치다.

이 장치는 현대중공업이 지난 2012년부터 중·대형 엔진에 탑재되는 질소산화물 저감장치들을 잇달아 개발하면서 시장 선점에 나선 가운데 지난 2018년 11월 23일 열린 ‘2018 세계일류상품 인증서 수여식’에서 질소산화물 저감장치에 대한 신규 인증을 받게 된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 운행 중인 디젤 차량은 질소산화물 저감장치를 의무적으로 부착하게 돼 있다.

특히, 이 장치는 발암물질인 질소산화물을 인체에 무해한 질소 가스와 이산화탄소로 바꾸는 역할을 하는데 여기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 ‘요소수’다.

이에 따라 서울과 인천, 경기도 등에서 정부 보조금 지원을 통해 배출가스 5등급 경유 사용 노후 대형 화물차 및 대형 버스를 대상으로, 미세먼지(PM) 및 질소산화물(NOx) 저감장치 부착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대전광역시에서도 2000년 이후 등록된 2.5t 이상 5등급 경유 차량을 대상으로 PM·NOx 저감장치 부착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현재 국내 디젤 화물차 중 SCR을 장착한 차량의 비중은 60% 정도라고 한다. 전국에서 운행 중인 디젤 화물차가 330만대 정도로, 약 200만대의 화물차가 SCR을 장착한 셈이다.

또, 최근 출시되는 대형 SUV 디젤자동차 등에도 SCR을 장착하고 있다.

대형 디젤 화물차의 경우 300~400km당 요소수 10ℓ를 주입해야 정상적인 운행을 할 수 있어 차량 운행을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요소수가 필요하다. 요소수가 부족하면 차량 시스템이 고장나거나 시동이 걸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최근 출시되는 디젤자동차에는 연료주입구 옆에 요소수를 보충하는 또 하나의 주입구가 있다.

디젤자동차에 탑제된 요소수 장치를 ‘선택적 환원 촉매 장치’라는 의미의 ‘SCR(Selective Catalytic Reduction)’이라고 부른다. 이 장치가 필요한 이유는 디젤엔진의 태생적 한계 때문이라고 한다.

디젤엔진은 고온의 압축된 공기에 미세한 연료를 분사해 자연발화시키는 방식으로, 가솔린 엔진에 비해 열효율과 힘이 뛰어나지만 실린더에 연료를 직접 분사하기 때문에 환경오염 문제를 유발한다.

이 같은 디젤엔진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매연(미세먼지)’과 ‘질소산화물’로, 분사되는 연료가 완전히 연소되지 않으면 이것이 탄소 입자로 배출되면서 매연이 발생한다.

또, 디젤엔진에서는 질소와 산소가 고온에서 서로 반응하면서 대량의 질소산화물이 발생한다.

특히, 이 같은 두 가지 문제가 서로 ‘트레이드 오프’ 관계라고 한다. 매연을 줄이면 질소산화물이 증가하고, 질소산화물을 줄이면 매연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오염물질을 모두 줄이기 위해 개발된 것이 SCR로, 이를 적용한 디젤차량은 연소온도를 높여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이때 증가하는 질소산화물 배기가스에 요소수를 뿌려 질소산화물을 질소(N2)와 수증기(H2O)로 환원시키게 된다.

즉, 매연이 발생하지 않도록 엔진을 세팅하고, 그로 인해 증가하는 질소산화물 처리에 집중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요즘 나타나고 있는 요소수 품귀현상이 디젤자동차의 운행 정지로 이어지면서 물류대란은 물론, 건설현장에서의 연쇄적 ‘멈춤’ 현상이 장기화 할 것으로 우려됨에 따라 위드 코로나를 통한 경제 활성화에 새로운 악재로 작용하게 됐다.

요소수 공급난의 발원지는 중국으로, 우리가 소비하는 요소의 대부분이 중국으로부터 공급받고 있지만 중국이 지난달부터 갑자기 수출을 중단하면서 요소수 부족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이 같은 현상을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유업계와 정부 등에 따르면 요소수 생산에 필요한 요소 물량은 현재 이달 말 분까지만 확보된 상태라고 한다.

정부는 각급의 외교채널을 가동, 러시아와 중동 등 중국 이외의 다른 국가에서 요소를 긴급 공수해 오는 방안을 타진하는 등 요소수 확보 총력전에 돌입했으나 녹록치 않은 상황에 고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리도 요소를 자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요소수를 시급히 확보하지 못하면 물류대란은 물론, 농업과 건설 등 요소 및 요소수를 사용하는 다른 분야도 연쇄적으로 큰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국매일신문] 최승필 지방부국장
choi_sp@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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