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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농업도 소비자의 취향 변화를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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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농업도 소비자의 취향 변화를 읽어야 한다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2.04.0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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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코로나19가 사회전반에 변화를 주고 있는 가운데 국민 식생활도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큰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간편식 경쟁은 더 심해지고 ‘비싼 혼밥’이 크게 늘었다. 집에서 건강을 위해 잡곡밥을 먹는 경우가 많아졌고 분식 중에선 주로 밖에서 먹는 김밥 소비가 줄었는데 집에서도 해먹기 쉬운 라면 소비는 재택근무 등이 증가하면서 늘었다. 

무엇보다 조리하기 쉬운 초 간단 메뉴의 취식이 증가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한국인의 대표 반찬 나물무침보다 상대적으로 조리법이 간단한 오징어채볶음의 취식률이 큰 폭으로 늘었다. 미혼 싱글족, 기혼 무자녀 커플 등 소비층이 재택근무로 내식이 늘면서 상대적으로 조리법이 간단한 메뉴들이 선호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반영하듯 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은 올해 3대 외식 트렌드로 ‘퍼플오션다이닝(Purple Ocean Dining)’, ‘취향공유’, ‘속자생존 24시’ 등을 꼽았다. 퍼플오션은 레드오션과 블루오션이 혼합된 것으로 새로운 시장을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코로나19로 ‘집밥’수요가 늘면서 가정 간편식(HMR), 레스토랑 간편식(RMR), 밀키트(meal kit;반조리식품) 시장이 급성장했고 꾸준히 증가할 것이다. 

아울러 나만의 취향을 토대로 소비하고 경험을 공유하는 ‘취향공유’, 음식 배달시간이 더욱 단축되고 24시간 영업이 확산하는 ‘속자생존 24시’ 트렌드가 지속 부상하고 있다. 따라서 외식업체들은 유통업체와 협업하거나 유명 맛 집 음식을 그대로 옮겨 놓은 간편식 제품 출시를 늘리고 있다. 실제로 많은 밀키트 업체들이 전문 조리장의 레시피를 사용하거나 고급 메뉴의 다양화를 꾀하며, 24시간 영업 매장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24시 밀키트 전문점 ‘더잇24’는 30년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양념육 완제품, 불고기, 갈비찜 등 체계적인 카테고리로 나눠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또 오모가리 보리김치, 딱새우, 통게장 등 제주산 반찬과 후식용 청귤차 등 신메뉴도 나왔다. 밀키트 편의점 ‘집밥뚝딱’은 특급호텔 셰프와 식품전문연구원들이 레시피 개발에 함께 참여해 총 200여 가지의 한식, 일식, 양식 등 다양한 밀키트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는 글로벌 푸드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는 ‘대체가공식품’에 대해 축산품종으로 고려함과 동시에 축산매장에서 대체육을 판매하기로 했다. 축산업계는 대체육이 고기가 아닌 가공식품이라고 반발하고 있지만 소비자 편의에 더 방점을 찍은 의사결정이다. 

푸드테크 스타트업 ‘지구인컴퍼니’는 국내 최초로 구워먹는 100% 식물성 고기 ‘언리미트’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K-푸드의 비건화를 꿈꾸며 홍콩, 중국, 호주, 미국, 등지에 수출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기존 소고기 대신 식물성 고기 생산 시 물, 전기 사용량뿐 아니라 탄소 배출량이 적다. 식물성 고기는 지구 환경 보호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우리 농업도 이 모든 사례가 철저하게 소비자 취향과 편의가 최우선임을 감지하고 곧바로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최근 샤인 머스켓을 재배하고 있는 농부는 샤인머스켓 와인을 만들어 저장해 시음 테스트를 하며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처럼 식품소비 패턴은 간편하고 편리하면서도 가치・윤리적 소비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고객의 욕구를 넘어 공감과 소통, 참여를 통해 영혼마저 감동시켜야한다. 

신선편이식품과 밀키트용 과일・채소 공급 기반 정비, 소포장 농산물 공급 확대와 온라인을 통한 농식품 직거래 활성화가 필요하다. 간편식과 로컬푸드, 친환경 농식품시장 활성화를 뒷받침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과 공급체계의 재정비가 요구된다. 

성공적인 농업경영을 위해서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장과 소비자에 대한 과학적이고 통합적인 분석을 기반으로 한 농식품 마케팅 전략을 마련해야한다. 고령화에 대응한 고령자 친화형 농식품 개발․생산이 농업계의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농업도 소비자의 마음을 얻는 일, 소비자의 마음을 사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점’하나만 바꾸면 ‘남’이 ‘님’이 될 수 있다. 소비자의 마음을 읽어야 성공할 수 있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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