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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화의 e글e글] 유대인 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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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화의 e글e글] 유대인 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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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8.16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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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화 미래정책포럼 상임대표

중세 이후부터 오늘날까지 세계금융시장을 쥐락펴락하는 가문은 유대인중 은행재벌가문으로 소문난 로스차일드(Rothschild) 가문이다. 로스차일드 가문을 일으킨 마이어 암셀 로스차일드(Mayer Amschel Rothschild)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게토(Ghetto: 유대인 수용지역)에서 고리대금업을 시작으로 은행을 만들고 유럽 5개국에 지점을 세운 후 다섯 아들을 지점장으로 보내 더욱 번성하였다. 그런 성공을 바탕으로 나폴레옹 전쟁과 제1,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로스차일드 가문은 어마어마한 부를 축적했다. 

이렇게 세계금융시장을 제패하고 있는 로스차일드 가문은 약 2백 년 전 아버지가 아들들에게 들려준 “다섯 개의 화살”이라는 교훈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자녀 교육은 백 마디 말보다 부모가 먼저 몸소 실천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특히 어떤 상징을 통해 교육할 때 훨씬 더 효과가 크다고 한다.

 1812년 9월 19일, 마이어 로스차일드가 죽음을 앞두고 있었을 때 그에게는 다섯 명의 아들이 있었다. 막상 죽음이 다가오자 마이어는 걱정이 태산이었다. 혹시라도 다섯 형제가 재산을 놓고 다투거나 분열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다.

고난의 세월을 살아온 유대인이었던 그가 피땀으로 모은 재산을 아들들이 소중히 지켜주기를 소망하는 것은 당연했을 것이다. 마이어는 다섯 아들을 앞에 두고 유언 대신 평소 즐겨 들려주었던 “다섯 개의 화살”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들려주었다. 기원전 6세기 무렵 카스피해 동부 일대에서 강대한 국가를 건설했던 유목 민족 스키타이의 왕은 자기가 죽고 난 후에 다섯 왕자가 권력 투쟁을 벌여 나라가 혼란에 빠질 것을 우려했다. 

그래서 임종을 맞은 스키타이의 왕은 다섯 아들을 불러 모아 5개를 묶은 화살 다발을 내밀며 한 사람씩 그것을 꺾어보라고 했다. 아무도 그것을 꺾지 못하자 왕은 화살 다발을 풀어 하나씩 나누어 주고 다시 꺾어보라고 했다. 이번에는 누구나 쉽게 부러뜨렸다. 그때 왕은 이렇게 말했다. “너희들이 똘똘 뭉쳐있는 한 스키타이는 뭉쳐진 5개의 화살처럼 누구도 꺾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뿔뿔이 흩어지면 스키타이는 너희들 모두가 꺾은 낱개 화살처럼 부러지고 말 것이다. 그러니 꼭 형제간에 화합하여라.” 그날 이후 이 다섯 개의 화살이야기는 로스차일드 집안을 2백 년 동안 세계의 금융 황제가 되도록 한 가장 중요한 가르침이었다고 한다.

마이어(Mayer)는 스키타이 왕자들의 이야기를 원용해 다섯 형제가 우애 있게 결속하면 대대로 가문이 번성할 것이지만 돈에 눈이 멀어 서로 다투면 돈도, 가문도 구름처럼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유언으로 남겼던 것이다. 다섯 아들은 그런 아버지의 유언대로 뭉쳐진 다섯 개의 화살이 되었고, 그 뭉쳐진 다섯 개의 화살은 다시 굵고 강한 하나의 화살이 되어 프랑크푸르트, 런던, 파리, 빈, 나폴리 등에서 막대한 부를 쌓았다. 

그런 막대한 힘을 가지고 다섯 아들은 독일을 벗어나 5개국에서 은행업에 종사한 결과 국경을 초월한 세계적인 금융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었다. 로스차일드 가문은 그렇게 형제간의 화합을 통해 유대인 최고의 명문가를 현재까지 유지해오고 있다. “돈은 피보다 진하다”는 슬픈 말도 있지만 로스차일드 가문은 “피가 돈보다 진하다”는 사실을 실천해 보인 대표적인 가문이다. 

인류역사를 보면 국적에 대한 반감이 가장 적은 분야가 바로 종교와 금융이다. 로마 카톨릭에서 국적은 하위개념일 뿐이다. 종교는 국가를 불문하고 끊임없이 개종의 대상을 찾는다. 금융회사도 세계 어느 국가든 돈을 투자하거나 빌려주고 더 큰돈을 거두어들이는 대상을 찾는다. 그렇게 돈은 종교나 인종 그리고 이데올로기를 따지지 않고 찾아간다. 하지만 금융산업을 이끌어가는 사람은 그렇지 않다. 인간은 혼자 있으면 다 똑같다. 하지만 그들만의 시스템이 만들어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백인, 흑인, 동양인 세 명이 같이 살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각각 10명씩 살면 문제가 생긴다고 한다. 인간은 그렇게 집단이익을 추구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실제로 인간 세상의 모든 문제는 집단 간에 벌어지는 문제이다. 우리가 해외여행을 하면서 서로 다른 인종을 1:1로 만났을 때는 정말 순수한 인간성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민족 단위, 국가 단위로 만나면 문제는 완전히 달라진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과 러시아와 우크라아나 간의 전쟁도 바로 국가라는 집단체를 전제로 하는 살육 전쟁이다. 

노벨상의 받았던 펄벅여사의 대지(The earth)라는 소설에 나오는 중국 메뚜기떼의 위력도 바로 집단으로 뭉친 힘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태풍도 열대성 저기압이 뭉쳐져 생기는 것이다. 이렇게 무엇이든 뭉치면 힘이 강해진다. 이는 영원히 변치 않을 우주적 진리이다. 우리도 힘을 키우려면 뭉쳐야 한다. 유대인은 인구가 많아서 강한 민족이 아니라 뭉치는 힘이 강해서 강한 민족이다. 오늘도 쪼개는데 열을 올리고 있는 정치인들이여, 이 만고의 진리를 제발 외면하지 말라.

[전국매일신문 칼럼] 윤병화 미래정책포럼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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