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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화의 e글e글] 인삼과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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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화의 e글e글] 인삼과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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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7.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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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화 미래정책포럼 상임대표

인삼(人蔘)은 수천 년 동안 최고의 명약으로 손꼽혀 온 두릅나무(Araliaceae) 과의 뿌리이다. 모두가 잘 알고 있듯 인삼은 그늘진 음지에서 느리게 자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최고의 보양식으로 손꼽히는 장어(長魚)도 마찬가지이다. 뱀장어는 말 그대로 몸이 뱀처럼 긴 물고기이다. 분류학적으로는 경골어류 뱀장어목에 속하는 모든 종류가 포함되지만 무악류인 먹장어도 길이가 길다 하여 장어에 속한다. 서구에서는 이런 장어를 식용보다는 껍질(Eel skin)을 가공하여 만든 지갑이나 손가방, 벨트 등이 고급제품으로 더 인기가 있다. 특히 먹장어의 껍질은 질기고 부드러울 뿐만 아니라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설화가 있어 더욱 인기가 있다. 

뱀장어는 성장한 후 자신이 태어난 강으로 돌아오는 연어와는 반대로 어릴 때 심해에서 강으로 올라와 5~12년 정도 자란 후 산란기가 되면 자신이 태어난 수심 2,000~3,000m의 심해로 돌아가서 알을 낳고 수정을 마친 후 생을 마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뱀장어는 장어류 가운데서도 유일하게 바다와 강을 오가는 회유성(回游性) 어류로서 힘이 아주 세기 때문에 음식점에서 그런 뱀장어를 손질하기 전에 보통 전기 충격기로 기절을 시킨다고 한다. 그러지 않으면 강한 힘으로 퍼덕이는 바람에 손질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장어는 풍천장어이다. 흔히들 “풍천장어”라 하면 풍천(風川)이라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장어를 두고 하는 말인 줄 아는데 이때의 풍천은 지역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고 한다. 뱀장어가 바닷물을 따라 강으로 올라올 때면 일반적으로 육지 쪽으로 바람이 불기 때문에 바람을 타고 강으로 올라오는 장어라는 의미에서 바람 풍(風)에 내 천(川)자를 붙여 “풍천장어(風川長魚)”라고 이름 지었다고 한다. 

풍천장어의 유래가 된 곳이자 특산지로 유명한 전라북도 고창군 선운사 앞 인천강(仁川江)은 서해안의 강한 조류와 넓은 갯벌에 형성된 풍부한 영양분으로 인해 장어가 살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양식 장어는 물론이고 다른 지역에서 잡은 뱀장어보다 이곳에서 잡은 뱀장어를 최고급으로 친다는 것이다. 

최고 보약과 보양식인 인삼과 뱀장어는 위에서 보듯 둘 다 어둡고 깊은 음지에서 느리게 자란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면 왜 이렇게 음지에서 자라고 느리게 자라는 것이 최고의 명약이 되고 최고의 보양식이 되는 것일까? 그만큼 어려운 환경을 이기고 억세게 조금씩 자라기 때문일 것이다.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인삼과 뱀장어처럼 어려운 성장환경을 이기고 강하게 자란 젊은이야말로 큰 인물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예부터 대기만성이라고 했다. 들쥐를 잡아먹으면서 살아남았던 테무진과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냈던 미국의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우리 모두 오늘의 삶이 비록 힘들지라도 자연이 주는 교훈, 역사가 주는 이런 교훈을 잊지말고 열심히 살아가자.

[전국매일신문 칼럼] 윤병화 미래정책포럼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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