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혁의 데스크席] 트롯광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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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의 데스크席] 트롯광풍
  • 최재혁 지방부국장
  • 승인 2021.04.08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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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 지방부국장

몇 해 전부터 방송에서 ‘미스트롯’으로 시작한 트롯의 열풍이 ‘미스터트롯’으로 이어지더니 지금은 광풍이라 표현해도 과하지 않을 정도다. 한 방송사에서 큰 관심을 받으니까 다른 방송사들도 이에 뒤질세라 너도나도 뛰어들어 트롯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일본의 대중음악 엔카의 영향을 받았다는 트롯은 기존에는 선술집에서 젓가락 장단과 함께 나이 먹은 사람들이 즐기는 음악이었는데 지금은 연령을 초월하여 많은 젊은이들도 즐기는 음악이 되어 트롯 광풍을 이어가고 있다.

요즘은 트롯이 대세다. 모든 장르의 음악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등학생의 트롯을 신동이라며 열광하고 그들이 대중의 스타로 등장한다. 코로나와 TV매체가 가져온 신드롬이다. 동요와 가곡을 들어본 추억이 아련하다.

지난해 년 초부터 몰아친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아직도 언제 끝날 줄 모른 채 점차 전염 속도가 증가되는 추세속에 거리두기 격상에 따라 야외활동이 줄어들면서 집콕생활과 사상유래 없는 등교가 중지되고 원격교육을 시행하는 등 이러한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 K팝 못지않게 부활을 맞은 트롯 신드롬이 안방을 열풍에 몰아넣을 정도로 문화현상의 흐름을 역전시켰다.

대중 속에 깊숙이 자리잡은 트로트 장르는 음악교과서에 실린 정도로 발전했다. 민요풍의 옛 가사는 농요를 중심으로 찌들며 살았던 사람들의 일탈적 욕구를 표현한 것이 대다수였다. 그런데 트로트는 변화된 새로운 시대적 상황을 엿볼 수 있는 역동적 삶의 흔적이 젖어 있어 더욱 위안과 감흥을 일으킨다.

요즈음 시청자가 참여하는 가요 오디션을 보면 어린 아이까지 출전을 함은 물론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어 시스템적 제어가 필요할 듯하다. 너무 이른 나이 심지어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아동에게 성인가요를 부르게 하는 것은 정서상 좋지 않은 면도 있고, 외부와 단절된 채 상품화에 이끌려가는 듯해 씁쓸하다.

어릴적부터 기교를 가르치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이들도 많다. 순수하고 아름다운, 서정적이고 건전한 동요와 우리가곡이 묻히는 것을 걱정하며 정상적인 교육과정의 파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어른들과 무한경쟁을 벌이는 설정이 매몰차다는 지적도 있다.

사람들은 음악과 유행에 민감하다. 이처럼 대중 음악은 일상생활에도 심오한 영향을 미친다. 음악은 실제로 유대감을 만들고 일부 가수의 극성 팬들은 행사장 마다 수십대의 관광버스를 동원해 응원단으로 활약한다고 한다. 특히 사람들이 그리움과 기쁨의 감정을 느끼게 해주며 정서적 불안정 환자에게는 질병치유 능력도 있다.

그러나 특히 방송에서 한 장르에 고정된 특정 가수들만 지속적으로 출연시키는 것은 점차 지양해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고 생각한다. 빅히트송 없이 지나치게 특정 장르만 추구하면 발전 가능성이 줄어드는 것이다. 모두가 즐길 수 있고 배려하는 하는 마음에서 다양한 장르에 기회를 주는 변화가 있기를 바란다.

특히 어린이에게는 그들의 연령에 맞는 감성을 길러주고 깊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금방 지나가는 아동기를 ‘단장의 미아리 고개’나 ‘목포행 완행열차’를 부르며 성인의 감성으로 미리부터 채울 필요가 있을까? 그 자리를 동요와 우리 가곡으로 채운다면 순화된 정서를 키우는데 좋지 않을까? 설령 본인들이 원한다 해도 가능하면 성인의 감성은 자제시킬 필요가 있다.

애어른이 되면 이미 아이의 감성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이유식을 먹는 아이에게 어른의 입맛에 맛있다고 간이 센 음식을 먹여서는 안 되는 이치하고 같다.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판단력을 기르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어린이들을 교육하고 본인이 판단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이 어른들이 해야 할 의무이다.

어린이트롯이 대중들에게 인기가 많다 해도 후대의 교육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면 그 방송은 재고되어야 한다. 돈이 많이 모이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분야는 구태여 그것을 장려할 필요가 없다. 필경 그것은 배우지 않아도 그쪽으로 추가 기우는 우리들의 본능과 연관이 있을 테니까. 오히려 그것이 갖는 해악은 없는지, 있다면 무엇인지 살펴보고 추의 균형을 맞려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이런 교육은 어릴 때부터 이뤄져야 한다.

미국인이 널리 부르는 민요 ‘매기의 추억’에도 아름다운 사랑이 담겨있다. 호수가 많은 미국 북부, 물레방아 도는 금잔디동산에서의 추억을 멀리한 채 사별한 사제지간의 애틋한 사랑이야기이다. 담쟁이 넝쿨에 백합이 있고 금잔디와 물레방아, 장미꽃이 있는 노랫말과 감미로운 선율이 심금을 파고드는 명곡들이다. 학창시절에는 이런 노래를 부르는 것이 제격이다. 배신, 이별, 회한, 애증보다는 우정, 희망, 꿈이 담긴 노래를 찾아주는 봄을 기대해 본다.

[전국매일신문] 최재혁 지방부국장
jhchoi@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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